두바이 이주노동자 2500명 파업·폭력
저임금·부당대우 등에 항의…주변 산유국도 비슷한 갈등 잠복
한겨레 박민희 기자
오일달러에 의한 건설붐으로 유명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저임금과 부당한 대우에 분노한 이주노동자들이 폭동과 파업을 벌여 세계 최고층 건물로 유명한 건설단지 일부의 공사가 중단됐다.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주변 산유국들에도 미묘한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21일 밤(현지시각) 두바이 중심가에 있는 버즈 두바이 건설현장에서 알나부다 랭 건설회사에 고용된 외국인 노동자 2500여명이 경비원들을 폭행하고 현장사무소를 공격해 닥치는 대로 부수는 폭동을 일으켰다고 <에이피통신>과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노동자들을 숙소로 태워갈 버스가 늦게 도착해 촉발된 폭동의 바탕에는 열악한 처우에 대한 분노가 깔려 있다.

22일 공사장으로 돌아온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 현장감독의 인간적 대우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칼리드 파루크(39)는 <에이피>에 “모든 사람이 분노했고, 아무도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국제공항 새 터미널 건설현장의 노동자 수천명도 이날 동조파업을 벌였다. 아랍에미리트 내무부는 이번 사건으로 100만달러의 피해가 났다고 집계했다.

중동에서 가장 번창한 두바이의 건설현장은 ‘스방파’로 통칭되는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노동자 30여만명이 떠받치고 있다. 한여름에 50~60℃의 무더위 속에서 일하면서도 숙련 노동자가 일당 7.6달러, 일반 노동자는 4달러를 받는다. 체불도 잦아, 지난해 아랍에미리트 노동부에는 5486건이 접수됐다. 휴먼라이츠워치 등 인권단체들은 이들이 “노예와 같은 상태”에서 착취당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이들은 임시 노동허가로 고용된 처지라 언제라도 추방될 수 있기 때문에 파업에 나선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폭동이 발생한 버즈 두바이는 두바이 중심가에 100층 이상의 세계 최고층 건물과 쇼핑몰, 아파트를 짓는 5개 구역으로 이뤄진 거대한 공사현장이다. 이번 폭동과 파업은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일어났다. 이 가운데 세계 최고층 건물 공사인 타워-버즈 두바이를 시공하고 있는 삼성물산 관계자는 자사 건설현장에서는 파업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우디·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카타르·오만 등 걸프 연안의 부유한 산유국에서는 수백만명의 저임금 이주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소수의 부유한 자국 국적자들과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가난한 외국인 노동자들 사이에는 사회적 긴장이 잠복해 있다. 쿠웨이트와 카타르, 오만 등에서도 최근 이주노동자들의 시위가 일어났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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