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45% "건강검진 받아본 적 없어"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국내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이 각종 질환에 노출돼 있지만 건강검진은 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송재철 한양대 산업의학과 교수는 한국노총 안전보건연구소와 공동으로 이주노동자 건강 실태조사를 수행한 결과 "설문대상 이주노동자의 46.5%가 근골격계 증상을 호소하고 있었다"고 15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허리 부위 증상을 호소하는 이주노동자들이 23.5%로 가장 많았다. 또 이주노동자들 가운데 55%는 업무 수행 과정에서 육체적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아가 이주노동자들은 건강검진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관형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안전경영정책연구실 팀장은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45.2%가 건강검진을 받아 본 적이 없었다"면서 "응답자의 40.2%는 산업안전보건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산업재해 희생자가 되는 이주노동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노동부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를 당한 이주노동자는 5231명으로 2007년 보다 31.8% 늘었다. 또 최근 3년간 전체 이주노동자 산업재해자는 1만4419명으로 이 가운데 305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체들이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산업재해를 은폐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실제 재해 사례는 더 많을 것이라는 게 한국노총의 설명이다.

한국노총은 "이주노동자의 경우 주로 50인 미만 영세사업장에서 열악한 작업환경과 장시간 노동에 노출돼있다"며 "이로 인해 산업재해 발생 위험이 높음에도 이주노동자의 건강권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은 미흡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관형 팀장은 "이주노동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취업 전에 반드시 전문기관이 실시하는 안전보건교육을 이수한 후 취업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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