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일 오후 1시경, 2명의 출입국 직원과 6명의 용역직원들이 군포시에 있는 YT 몰드테크 공장에 단속반으로 투입되었다. 공장에서는 여성노동자 2명(네팔 1명, 베트남 1명)과 남성노동자 3명(방글라데시 3명, 필리핀 1명)등이 단속되었다. 방글라데시 노동자 2명은 이주노조의 조합원이기도 하다. 현장 직원들의 말에 따르면 출입국 직원들은 점심 식사 중에 들이 닥쳐와 이 잡듯이 수색하였다고 한다. 이주노동자들을 지원하는 단체들과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이 도착하였을 때에는 이미 떠난 뒤였다. 한 때의 아수라장이 지나간 뒤로는 쓸쓸하게 돌아가는 사출 기계의 소리만 가득하였다. 공장에서의 한 목격자는 “왜 이렇게 늦게 왔느냐? 이주노동자들은 이미 다 단속되었다”며 “우리도 최선을 다 해 억울하게 단속되지 않게 하려 했지만 소용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가만있어 이 XX야!"

수원출입국관리소는 공장에 무단으로 침입해 이주노동자들을 포로 학대하듯이 수갑으로 한 줄로 이어 찼다고 한다. 단속 과정에서 “가만있어 이 XX야!” 등의 폭언과 폭행이 이어졌다.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을 생각한다며 마련한 출입국 관리법 개정안에서는 단속 시 영장을 제시하도록 되어 있으나 아직 많은 출입국 관리소에서는 단속 시 영장을 제시하지 않는다. 게다가 무단침입은 법적으로도 불법임에도 식사 시간, 쉬는 시간 등의 틈을 노리며 아무도 모르게 들어와 이주노동자들을 잡아가고 있다. 이 날의 단속 역시 불법으로 공장 침입한 것도 모자라 수원출입국관리소는 공무집행방해라면서 경찰들을 불러 세웠다. 단속 버스가 아닌 일반 봉고차로 단속을 실시한 출입국관리소에 맞서 공장 직원들과 사장까지 나서 필사적으로 막았지만 소용없었다. 사실상 경찰들과 합동 단속한 것이나 다를 바가 없는 이 날의 단속 역시 신체적, 언어적 폭력이 난무한 ‘불법’ 연행이었다.

용역직은 곧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힘으로 제압하기 위해 끌고 온 것

이주노조 및 기타 단체들은 공장에서 떠나 즉시 수원출입국관리소로 향했다. 출입국관리소 앞에서 연행된 죄라고는 체류기간을 어긴 죄밖에 없으며, 그 기간 동안 가장 열악한 공장에서 열심히 일해 준 죄밖에 없는 이주노동자들을 또 수갑을 채우고 한 줄로 이어 차에 태우고 있었다. 공장 직원들과 단속 소식을 듣고 달려간 민주노총 군포지구협에서는 신분증을 제시 하라며 항의했고 2명만 출입국 직원인 것을 확인, 나머지 6명에게도 보여 달라 했으나 끝까지 숨기고 보여주지 않았다. 이주노조는 출입국 직원들에게 왜 죄인도 아닌데 수갑을 채우냐며 항의했고 출입국 직원들은 사진을 찍지 말라며 카메라를 손으로 저지하였다. 출입국 직원이 아닌 용역직을 파견한 것에 대해서는 ‘노동부에서 파견한 직원들’이라 하면서 절대 용역직을 쓰지 않는다고 발뺌하였다. 사실상 출입국에서 일하지 않는 직원들을 출입국 업무로 시킨 것은 불법 파견의 문제뿐만 아니라 단속 당하는 이주노동자들을 힘으로 제압하기 위해 투입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출입국관리소, "원론적인 이야기는 할 필요가 없다!"

사회 최하층에 속하는 이주노동자들은 평균 10시간 이상을 노동하며 최저임금을 받고 살아가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은 원료 제조업체의 대부분의 공장에서 일하기 때문에 숙련된 이주노동자들의 존재는 이 사회에서 필수적이다. 힘든 공정으로 돌아가는 영세한 공장은 이주노동자들을 필요로 함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자꾸 이주노동자들을 몰아내기에 바쁘다. 이에 출입국은 “그건 원론적인 이야기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도 단속이 귀찮다. 헌데 불법체류 신고가 들어오면 우리도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한다. 출입국관리소는 불법체류로 신고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권리는 옹호하되, 최저임금 공장 노동자들이 피부색 하나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추방되는 것에 대해서는 아낌없이 지지하고 있다. 이는 출입국관리소가 인간이라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원론과 원칙, 가장 낮은 곳에서 피땀 흘려 일하는 이들의 입장조차 부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들이 갖고 있는 원칙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양산하면서도 단 한 치의 권리도 보장하지 않는 사회의 지배세력이 용인하는 원칙이다.

항의 면담 진행

이주노동자노동조합은 당시 단속을 실시한 직원들에 대한 인적사항 및 피단속자들에 대한 철저한 인권보호를 요청하였다. 또한 정체 불분명의 용역직을 동원한 불법 연행을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청했으며 현장 직원으로부터 확인한 신체, 언어적 폭행 사실을 낱낱이 폭로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에 출입국관리소는 단속반원들의 인적사항은 공식적인 요청을 하면 공개하겠고, 신체 언어적 폭행 사실에 대해서는 철저히 부인하였다. 단속반원들은 입만 열면 “상부에서 내리는 지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답변만 늘어놓으며 회피하기 일쑤였다. 관리소 간부 직원들은 특유의 고압적인 자세로 오히려 항의 면담을 진행하는 노조 측에게 거만하다며 으름장을 피우기까지 했다.

수원출입국관리소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일한다'는 민원(!)이 수차례 들어와서 어쩔 수 없이 몇 명 잡아 왔다고 말했으나 오늘만 단속되었던 인원은 20여명 정도였다. 영장제시도 없이 무단 침입한 것도 모자라 수준 이하의 언어 폭력, 포로 학대 하듯이 수갑을 채우는 관행을 버젓이 저지르고 있는 수원출입국관리소는 이주노동자들이 최소한 가져야 할 기본적 권리조차 잔인하게 묵살하고 있다.

(펌/이주노동자방송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