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6-20 08:11]  

“요즘 세계 각국에서 정치적 자유를 찾아 한국을 찾는 국제 난민이 늘고 있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난민정책 시행 초기여서 허점이 많다는데요. 이 문제를 이효숙 리포터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 이효숙 리포터

◎ 사회/김어준>
최근 난민 신청자가 늘고 있다는데... 어떤 상황에 처한 분들이죠?

◑이효숙 리포터>
세계적으로 난민이 1200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나 중동지역에서는 내전이 끊이지 않고 있잖아요, 이런 곳에서도 많은 난민이 발생하고 있고, 또 지금 버마의 실정을 알고 계시는 불들 계실 텐데 군사독재 하에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정치적인 상황으로 제 3국을 택해서 망명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은데, 특히 우리나라를 선택해서 오시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 사회/김어준>
특히 버마에서 민주화 운동하시는 분들이 우리나라를 난민지로 선택하는 경우가 참 많다고 하더라고요?

◑이효숙 리포터>
그렇죠. 우리나라는 1994년부터 난민신청을 받았는데 지금까지 500여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난민 인정받은 숫자가 37명에 불과하답니다. 이런 것을 봤을 때 우리나라가 난민인정에 너무 인색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제가 취재를 위해 버마 민주화 운동가들을 만났는데요, 이 분들이 지난 4월에 우리 정부가 난민신청을 받아드리면서 이 중에 간부들을 제외한 9명의 난민인정을 거부 한 일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 사회/김어준>
이분들이 생각하는 한국은 과거 자신들의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지를 김대중 대통령이 만난 기억도 있고, 우리는 조금 앞서가서 굉장히 성공 했고, 아마 여기 오면 도움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많이 하고 왔더라고요.

◑이효숙 리포터>
아직도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었습니다. 사무실에 여러 회원들이 모이셔서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룰 수 있었는데요, 버마민족민주동맹 회원들을 만나 보시죠.

◑버마 난민 신청자들>
한국도 옛날에 군사독재 하에서 민주화 활동 운동가들도 외국으로 망명했었고, 민주화를 이룩한 나라라 버마 민주화에 도움 될 듯해서...한국에서 난민신청하고 한국 내에서 정치활동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버마에 다시 들어가면 체포되고 고문당할 수 있습니다.

◑이효숙 리포터>
이런 기대를 갖고 오셨답니다. 그래서 5년 동안 이분들이 난민 인정을 받기 위해 신청하고 기다렸는데, 그 결과가 지난 4월에 발표가 났어요, 그런데 13명의 운동가들 중에서 9명이 거부된 것이죠. 난민협약에 명시된 박해를 받을 충분한 공포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된 것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이분들은 5일안에 떠나라는 권고를 받고 너무나 당황스러웠다고 말씀을 하시던데요, 지금 행정소송 중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소송기간 때문에 출국 기한을 겨우 3개월 연장해 둔 상태고요, 7월 17일까지 인정받지 못하면 이 분들을 인정해 줄 수 있는 또 다른 나라를 택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모임을 중심으로 해서 버마의 민주화 운동을 위해 노력을 다각도로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아웅산 수지 여사를 추종하는 분들이다 보니까 국제사회에 아웅산 수지 여사의 석방을 요구하고, 또 여러 민주화 운동가의 석방을 요구하고 실정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난민 관련법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출입국 관리법에 속한 일부 조항이 전부라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 문제와 얽혀있는 게 또 하나의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출입국 관리사무소 난민담당관>
종교, 인종, 특정집단 구성원 신분, 국적, 정치적 견해 이렇게 5가지 박해 사유가 있어야 됩니다. 그래서 그것을 인해 나타나는 충분한 공포가 있고, 작년부터 고용 허가제를 도입한 상태에서 불법 체류에 대한 강력한 정책이 펼쳐지고 있는데요. 거기에 대한 단속을 탈피할 목적으로 난민신청을 하는 부분과 맞물려서 올해 급증하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 사회/김어준>
난민담당관이 다 결정하시는 건가요?

◑이효숙 리포터>
이 분이 전적으로 판단한다기보다 일단 난민과 관련된 법의 결정권, 심사권은 법무부에서 관리를 하고 있는데, 그 전적인 관리를 출입국 관리 사무소에서 하고 있는 것이죠.

일본 같은 경우는 난민 심사법이 우리보다 더 까다롭다곤 하지만 버마의 정치 상황을 고려해서 버마인들에 한해서는 대 부분 수용하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보다 경제 사정 이런 부분들이 열악한 알바니아나 이런 나라에서도 아프리카 주변국의 난민을 대거 수용하고 있고, 남아프리카 공화국 같은 경우에도 난민으로 인정받게 되면 항공권이라든가, 기초 생활비까지, 또 학비까지 지원해 주는 그런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설사 난민인정 받은 분들도 두드러진 보호 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들어보시죠.

◑난민신청자>
한국 정부에서 난민 인정받으면 의료보험 카드 만들어 주고 난민등록증 외에 만들어주는 것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이 도와주는 것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1년에 적십자에서 쌀 20kg하고 참치를 보내고 있습니다.

◑민주화운동 사무실 목사>
민주화운동 사무실 목사= 조직적으로 움직여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이 분들이 경황이 없는 거예요, 한국 정부에 폐를 끼치는 게 아닌가, 이런 겸손하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소시민적인 마음을 갖고 이렇게 폐 안 끼치려고 하는 모습들을 보니 안타깝잖아요, 우리 김구 선생도 상해에서 임시 정부 만들어서 해주지 않고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했잖아요, 그렇듯이 그런 일을 하려고 하는 움직임 아니겠어요?

◑난민신청자>
우리는 잠시 있으려는 것뿐입니다. 요구는 단 하나, 자유롭게 민주화 운동 하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 사회/김어준>
지원 체제 자체가 전혀 없군요.

◑이효숙 리포터>
네. 국제 난민을 돕는 자원 활동가 모임이 있는데요, 이 분들이 난민신청 과정에 도움을 주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주 난처한 상황에 처한 그런 케이스도 접하게 된다고 하는데, 피난처에 이호택 대표의 말을 한번 들어보시죠.

◑이호택 대표>
버마 소수민족이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으로 도피하는 과정에서 방법이 없기 때문에 불법으로 한국에 들어오는 경우도 있고요, 한국에 들어와서도 난민제도를 제대로 알지 못했거나 쉽게 마음의 결정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불법 체류하게 되는 경우가 50% 정도이고 그 상태에서 난민신청을 하게 되는데, 취업을 했다는 이유로 출입국 관리소 난민보호소에 버마인 2명이 감금돼 있다는 것이거든요. 난민 신청 받으려면 1~5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버마 사람들에 대한 난민 인정이 잘 안 되는 것도 버마에 진출한 우리기업을 의식해서 그런 것도 있다고 보이는데, 버마인들이 본국으로 돌아갈 경우 박해 받을 위험이 명백하기 때문에 그들을 받아들이고 수용하면서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난민제도 자체가 인도주의 적인 정신에 의해서 서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거기에 법의 잣대를 갖다 대면 사실 이 분들이 설 자리는 없죠.

◎ 사회/김어준>
기본적으로 우리나라가 세계의 일원이고 그렇게 때문에 당연히 발생하는 인도주의적 보편적 의무가 있다는 세계 인식이 부족한 것 같아요. 우리한테는 미·중·일·북 이것이 세계의 전부 아닙니까?

◑이효숙 리포터>
국제 사회에서 우리가 인도적인 파트너가 돼서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생각이 있어야 할 텐데 지금 버마라는 국가와 어떤 경제적, 정치적 상황들을 너무 예민하게 고려하다보니 인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진행:김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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