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화] 6월 7일, 이주노조 집중 집회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이주노동자 동지들과 연대 단위 동지들은 명동성당 들머리에 모였습니다. 이주노동자 동지들은 2003년 11월부터 500여일의 시간동안 바로 이곳에서, 고용허가제 분쇄를 위한 농성 투쟁을 전개한 바 있습니다. 차디찬 길바닥 위에서 시작된 이 투쟁, 이주노동자 동지들의 인간 선언이 있었기에 비로소 한국 노동운동 내부에는 이주노동자-한국노동자 간의 계급적 연대 투쟁의 필요성이 각인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주노동자 동지들은 농성 투쟁의 성과를 이어받아 이주노조 건설 흐름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고용허가제 시행 1년, 어떤 일들이 있었는가

올해 8월 17일은 고용허가제가 시작된지 1년이 되는 해입니다. 노무현 정권은 고용허가제를 도입하면서 "불법 체류자 문제를 해소하고 외국인 노동력 수급을 원할히 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들이댔습니다. 그러나 고용허가제 시행 1년의 기간은 이주노동자들에게 있어서 절망의 나날에 다름 아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똑똑히 알고 있습니다. 3년 이상된 다수의 이주노동자들은 강제 출국의 공포 속에서 신음하며 출입국 관리소 직원들의 눈이 무서워 집 밖으로 외출을 하지도 못한 채 감금된 것과 다를 바 없는 시간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3년 미만 이주노동자들이라고 해서 더 나은 삶을 보장받기는 커녕, 사업장 이동의 자유가 박탈된 채 산업 연수생제 하에서와 다를 바 없는 노예 생활을 반복하다가 또다시 불법체류자의 신분으로 내몰리는 악순환이 반복될 따름이었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기는 커녕, 이주노동자들의 불만의 목소리를 억누르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4월 말 5월 초부터 강화되었던 단속 추방의 움직임은 고용허가제의 실책을 은폐하고,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조합으로의 결집을 차단하고자 하는 정부의 추악한 행패에 지나지 않습니다.

정부의 마녀사냥

이러한 와중에 5월 14일, 지난 명동성당 농성 투쟁, 이주노조 건설 투쟁의 선봉에 섰던 안와르 동지에 대한 납치가 자행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6월 2일에는 법무부 장관 면담 요청을 거부하겠다는 방침을 이주노조 측에 전달되었고 바로 다음날인 6월 3일, 이주노조의 최종 설립 거부 통보가 이루어 졌습니다. 불법 체류자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인간적인 권리도 보장해 주지 않겠다는 것이 바로 이 땅의 자본가 정부의 입장인 것입니다. 그러나 동지들, 애초에 이주노동자들을 불법의 처지로 내몬 것은 누구입니까. 그것은 이주노동자들을 저임금-장시간의 노예 생활 속에서 더 나은 노동조건을 위해 "불법"의 처지로 내몰릴 수 밖에 없도록 만든, 산업연수생제-고용허가제로 이어지는 이 땅의 이주노동자 인력 수급 정책과 이에 빌붙어 이주노동자들을 싼값에 노예 부리듯 부리면서 자신들의 배만 채우는 자본가 계급 아니었습니까.  

한국노동자-이주노동자 연대투쟁으로 고용허가제 분쇄하고 이주노조 사수하자!

6월 투쟁을 열어가는 본 집회에는 이주노조 동지들, 노동해방학생연대, 다함께, SAS, 명지대 여성위원회 동지들과 이주 투쟁에 연대하는 활동가 동지들이 모여 투쟁의 결의들을 높여갔습니다. 정권의 탄압 속에서 노조 설립 불인정 방침이 밝혀진 상황 속에서도 이주노동자 동지들은 속속들이 노동조합의 깃발 아래 집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주노동자 동지들의 결의를 이어받아, 한국 노동자 동지들의 계급적 연대를 실천적으로 받아안아 가야 할 때입니다. 엄혹한 독재 정권 하에서 이땅의 노동자 동지들이 민주노조를 건설해 나갈 수 있었던 힘은 탄압에 굴하지 않는 비타협적인 투쟁과, 지역과 단사를 뛰어넘는 연대 투쟁의 물결에 있었던 것입니다. 이미 강제 출국의 공포 속에서도 이주노동자 동지들은 고용허가제 분쇄! 노동허가제 쟁취!를 기치로 온 몸을 던져 투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안와르다!"라는 이주노동자 동지들의 외침에 화답하며, 이주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쟁취하는 그 날까지 투쟁해 나갑시다. 투쟁!

[이주노조에서는 다음주부터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명동성당에서 집중 집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많은 연대 바랍니다.]

우리가 안와르다! 이주노조 사수하자!
고용허가제 박살내고 노동비자 쟁취하자!


2005. 6. 8.
사회주의 정치실현을 위한 노동해방학생연대(http://nohak.jin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