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3,514
그리스 이주노동자 287명 집단 단식농성
입력: 2011-01-26 03:38 / 수정: 2011-01-26 03:38
그리스에서 불법 이주노동자 280여 명이 25일(현지시각) 당국에 거주허가를 요구하며 집단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현지 뉴스통신 ana-mpa에 따르면 주로 아프리카 출신인 불법 이주노동자 287명이 이날부터 거주허가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이 중 237명은 수도 아테네의 아테네법대 건물에서, 나머지 50명은 제2의 도시 테살로니키 노동센터에서 각각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이들이 대학 구내를 농성장소로 삼은 건 현행법상 경찰은 특별 허가 없이는 대학 구내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와 아테네 대학 본부는 좌익 학생그룹과 인권단체가 이들의 구내 농성을 도왔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번 단식 농성이 유럽 역사에서 이주자들에 의한 최대 단식 투쟁이라며 "역사적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들을 대변하는 이민자는 자신들의 요구가 충족되기 이전에 대학 구내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동등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죽을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만일 정부가 거주허가를 발급하지 않을 때 취할 향후 대응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리스에는 현재 유효한 증명이나 재발급된 거주허가 없이 일을 하는 이주 이노동자들이 4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통신은 전했다. 인권단체들은 이들 이주노동자가 현재 "입법의 사각지대"에 살고 있다면서 사회보장 기여분을 낼 수 없어서 국공립 병원에서 치료조차 받을 수 없을뿐더러 "인간다운 죽음을 맞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리스 의회는 최근 불법이민의 유입을 억제하는 방향의 난민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그리스 정부는 인권단체 등의 거센 비판에도 유럽연합(EU) 진입 관문이 되고 있는 자국으로의 불법이민을 억제하려면 불가피한 조치라며 법안 개정을 강행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