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려 나간 코리안 드림"
산재로 다리를 잃는 스리랑카 이주노동자 찬다나 씨
[ 2008-12-03 17:15:57 ]



국제결혼이나 일자리를 위한 이주가 크게 늘면서 한국은 다민족·다인종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 100만 명 시대라지만, 외국인에 대한 차별은 변함이 없다. 본지는 이들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소극성을 떨쳐버리자는 취지로 ‘여덟 빛깔 무지개’를 신설했다. 낯선 땅에서 일하고 가정을 꾸려나가며 차별·편견과 더불어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는 이들의 모습에서 또다른 색깔의 무지개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주]


"애인에게 돈 많이 벌어 보란 듯 귀향하겠노라 큰 소리치고 왔는데 오른발 절단이라니…. 당시 절망감이란." 스리랑카인 찬다나(Chundana·30) 씨는 10개월 전 사고를 떠올리는 게 괴로운 듯 눈을 지그시 감았다.

1년 전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들어온 찬다나는 대전 대덕구 대화동의 한 주물공장에서 일을 시작한다. 휴일도 보장받지 못하고 하루 16시간이나 되는 노동에 시달렸지만 그 때만해도 힘들어할 겨를조차 없었다.

3년간 3000만~4000만 원을 모아 고향에서 돌아가면 옷가게를 차리고, 여자 친구에게 당당하게 청혼도 할 거란 꿈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찬다나의 꿈은 일을 시작한 지 3개월만에 무너졌다. 타워크레인에서 큰 철근을 내려 받다 양쪽 다리가 깔려 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은 것이다.

산재의료원인 대전중앙병원에서 4시간의 수술을 받고 한 달에 한 번 꼴로 통원치료를 받았지만 차도가 없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며 오른발에서 썩는 냄새가 났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상처가 악화되자 병원에선 절단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롭다고 했다.

다리를 자르는 것만은 막고 싶었던 찬다나는 외국노동자를 돕는 한 민간단체를 통해 인천 모병원으로 옮기면 희망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회사에 도움을 청했다.

그는 “회사에서 인천으로 갈 경우 산재처리 외에 드는 추가 비용을 지원해 줄 수 없다고 거절했다”며 “세 달 만에 다쳐 모아놓은 돈도 없고 선택의 여지 없이 절단수술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며 자신의 잘린 다리를 내어보였다.

찬다나가 억울한 것은 회사가 사고 후 모든 책임을 개인의 업무 부주의로 돌린다는 것이다.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로 위로금은 커녕 산재 지원 외에 치료비를 찬다나에게 부담케 했다.

그는 "회사에 현금카드를 맡겨 놓았는데 야간 간병인비를 내 통장에서 결제, 친구들이 항의해 돌려받을 수 있었다"며 "한국인이 사고를 당했다면 회사에서 이렇게 대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섭섭해 했다.

찬다나는 “공사장에서 안전교육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고 업무도 스리랑카말을 하는 사람이 아닌 다른 외국인노동자에게 몸짓을 통해 눈치로 전수 받았을 뿐”이라며 “정부나 회사 측이 제대로 관리·감독만 해도 상당한 문제는 사전에 막거나 완화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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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찬다나는 움직이려면 의족을 착용하고 두 개의 목발을 사용해야 한다. 절단된 다리와 신경 손상으로 인해 이동조차 불편하다. 하지만 그를 가장 괴롭히는 건 다리가 절단된 후에도 마치 그 부위가 존재하는 것처럼 느끼는 '환상지(幻像肢)'다. 아프기도 하고, 때로는 가려운 듯해 수십 번 두드리게 된다.

끈질기게 재활훈련을 받고 있지만 장애인이 돼 고향에 돌아가면 놀랄 어머니와 형제들을 생각하니 막막하기만 하다.

그는 "우리도 한국인과 같은 사람"이라며 “득실을 따지기 전에 이주노동자도 인간적으로 살 권리가 있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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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제휴사/ 충청투데이 권도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