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노동자연대는 필리핀, 태국, 일본, 호주, 한국 등지의 노동자 대표들이 모여 각 국의 상황과 포럼 주제에 대한 진지한 생각들을 교환하는 자리였다. 또한 단순한 교환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닌 쟁점이 되는 것들에 대한 논쟁들을 거치면서 서로의 투쟁 결의들을 다지는 자리이기도 했다.


아시아인의 소통과 연대, 국제주의와 혁명

한국에 방문한 많은 노동자들은 한국에서 노동자들이 탄압받고 있는 상황이 자국에서의 상황과 그리 다르지 않음을 역설했다. 태국에서 참여한 노동자는 태국 역시도 노동자들의 고용형태가 비정규직화되어 노동자들의 고통이 심하고, 정치적으로도 군부 독재가 심해 5명만 모여도 불법화하여 노조 조직이 쉽지 않음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겹게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싸우는 많은 노동자들의 용기와 진취성들을 오늘 한국에서 여는 APWSL 대회에서 나누고 싶고, APWSL 스스로 적극적으로 노동자들을 조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노총이 있는데 산별노조의 흐름 속에서 중소 영세 사업장에 있는 노동자들이 시급히 조직되고 있지 못하는 문제들을 지적하였다. 또한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차별 없이 똑같은 권리를 누려야 하고, 이러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일본에서도 적극적으로 조직하고 싸울 것을 결의하기도 했다. 정치적 암살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필리핀의 노동자는 노동조합은 단지 경제적인 이득만이 아니라 정치적 권리를 얻기 위해서도 싸워야 하며활동가 테러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꿋꿋하게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있는 상황들을 전달하여 대회에 모인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아시아노동넷 미디어워크숍

이어 탄압받는 노동자와 많은 민중들을 조직하고, 올바른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볼 수 있게하는 미디어의 역할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아시아 노동넷, 일본 노동넷, 한국의 진보넷, 이주노동자방송국, MWTV 등에서 어떻게 주류 언론에서 전하지 않는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들을 소통하는 자리였다. 각각의 매체들은 그것이 갖고 있는 지향점과 전술, 전략들을 밝히고 이후의 계획들을 공유하였다. 공통적인 내용으로 각 방송국들이 현재까지 있어왔던 투쟁들에 대한 생생한 소식들을 어떻게 즉각적으로 보도했는지, 어떻게 노동자 민중들에게 미디어의 정치적 지향점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내용까지 다양하게 전달되었다. 무엇보다 각각의 매체에서는 국적을 뛰어넘는 소통과 연대를 보이자는 과제를 던지면서 미디어 워크숍을 마무리 지었다.

이주노동자들의 발제와 공연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발제와 공연도 엿볼 수 있었다. 필리핀 정권에 반대하는 필리핀 노동자들의 단체 카사마코의 연대의 노래, 인도네시아 노동자 해리의 인도네시아 공동체 소식, 네팔 이주노동자의 자국 소식들을 짤막하게 전하기도 했다. 오랫동안 학교측의 탄압에 맞서 싸우고 있는 한신대 학생들과 즐거운 뒷풀이를 가진 뒤 APWSL대회는 해산하였고 다음 일정을 기약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