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외국인 근로자 쿼터 3개월도 안돼 소진
http://migrant.kr/?document_srl=253462009.06.14 18:18:49 (*.142.108.180) 1060언론사 서울경제  
보도날짜 2009.06.14  
기자명 한기석  
원문보기 http://economy.hankooki.com/lpage/society/200906/e2009061417304393810.htm  

정부의 상반기(3~8월) 외국인력 도입 쿼터가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소진되면서 중소기업들이 인력을 구하지 못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경기부진으로 외국인력 소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정부의 판단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정부는 뒤늦게 국내 경기와 인력수요를 다시 검토해 쿼터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14일 노동부 및 중소업계에 따르면 노동부는 지난 3월 내국인 실업자와 국내 체류 외국인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내년 2월까지 신규 도입할 외국인 근로자를 지난해의 3분의1 수준인 3만4,000명으로 제한했다. 노동부는 이 가운데 제조업 분야 일반 외국인 근로자(E-9)의 도입 규모를 1만3,000명으로 설정하고 이 가운데 3분의1인 4,600명을 전반기에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노동부의 예상과 달리 중소기업들의 인력신청이 쇄도하면서 일반 외국인 근로자의 전반기 쿼터가 신청을 받은 지 3개월도 되지 않아 바닥났다.

상반기 쿼터가 조기에 바닥난 데 대해 중소기업들은 정부의 예측 잘못을 지적했다. 정부는 경기가 나쁘니까 인력수요가 줄어들고 그나마 있는 수요는 국내 근로자로 채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는 아니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를 쓰는 이유에 대해 절반이 넘는 52.8%의 중소기업이 내국인 근로자를 구하지 못해서라고 답했으며 임금이 싸기 때문에(18.8%)라는 응답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즉 경기가 나빠진다고 해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채우고 있는 일자리를 내국인 근로자들로 대체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생산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그나마 있는 일감마저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포천의 살충제 업체인 H사의 B사장은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환율 덕분에 받아놓은 수출 오더가 꽤 있는데 일손이 없어 납기일을 맞추지 못할 형편"이라며 "화공약품을 많이 다루는 업종의 특성상 내국인 근로자가 기피하는 만큼 외국인력 쿼터를 하루 빨리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중소기업들의 이 같은 요구가 이어지자 구체적인 인력수요 등을 파악한 뒤 하반기(2009년 9월~2010년 2월) 쿼터를 상반기로 당기거나 쿼터 자체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올해 전체 쿼터를 정할 때 상황을 봐서 쿼터 규모를 바꿀 수 있도록 해놓았기 때문에 인력도입을 확대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