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민주적 단일노조를 구성하기 위한 과정으로써
경기도건설노조는 폭력사태에 대해
공개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라!




* 폭행사건의 경위

지난 3월 9일 늦은 2시경, 민주노총 경기본부 건설노조 공간에서 경기도건설노조 위원장과 사무국장에 의해 경기서부지역건설노조 조직가 2명이 폭행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금번 폭행사건은 사무실 공간의 사용과 관련한 정리 과정에서 벌어졌다.
경기도건설노조위원장은 위원장이라는 직책과 물리력으로 경기서부지역건설노조의 남성 조직가에게 욕설을 퍼부었고, 밀치는 등의 행위를 계속했으며, 이에 항의하는 남성 조직가에 대해 경기도건설노조 사무국장은 위원장을 모독했다는 이유를 들어 주먹으로 남성조직가의 얼굴을 가격하고 멱살을 잡았다. 또한, 경기서부지역건설노조 여성조직가가 이를 말리려하자 경기도노조위원장은 여성 조직가를 떠밀어 넘어뜨렸다.
이러한 폭행사태가 있은 다음날, 경기도건설노조는 사무실과 관련해 경기서부지역건설노조에게 사과하라는 요지의 공문을 보내왔다. 물론, 전날 있었던 폭행과 관련해서는 사과 한마디 없었다.
경기서부지역건설노동조합은 사무실 공간 사용과 관련한 경기도건설노조의 태도와는 별개로, 이번 폭행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다시금 운동사회 내에서 이러한 폭행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결의했다.



* 현 사태의 본질은 무엇인가?


첫째, 여성에 대한 사회적/물리적/언어적 폭력을 포함한 모든 폭력이 성폭력이라는 점에서, 권력과 물리력을 이용해 여성조직가의 의견을 묵살하고, 떠밀어 넘어뜨렸기에 경기도건설노조 위원장의 행위는 명확히 성폭력 행위이다.  
둘째, 경기도건설노조 위원장과 사무국장은 경기서부건설노조 조직가들의 몸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반인권적 행동을 했다. 여성에 대한 폭력은 형식적으로나마 잘못을 인정한다하더라도, 남성들끼리는 그럴 수 있지 않냐는 정도의 경기도건설노조의 태도는 운동사회가 얼마나 폭력에 무감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셋째,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라면 폭력도 서슴치 않겠다는 태도는 운동을 후퇴하게 만드는 것이며, 이것이 잘못된 것인지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넷째,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운동 내 뿌리 깊은 권위주의/가부장성이 이번 사태를 통해 다시 한번 물위로 떠올랐다. 상식적으로, 어찌 타조직의 활동가에게 욕설을 퍼붓고 때릴 수 있겠는가? 게다가 여성조직가에게 마지못해 했던 사과의 말이, “미안하다. 근데, 어른한테 그러면 되겠느냐?”라면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이는 위원장이라는 권력을 가진 사람의 의견에 조직가(상근자)나 조합원은 절대적으로 따라야한다는 인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여성운동가와 나이 어린 운동가들에 대한 성차별과 나이차별은 운동사회의 권위주의적/가부장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대표적인 문제 중의 하나임을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한번 확인했다.    


* 경기서부지역건설노조는 이번 사태의 올바른 해결 과정을 통해, 운동사회 내 가부장성/권위주의를 근절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더불어, 민주적 단일노조의 기틀을 잡아가고자 한다.


이 사태가 있은 후, 여기저기서 소문을 들은 사람들은 좋게 좋게 해결하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같은 건설노조 내에서 창피스러운 일이지 않냐는 것과, 단일노조로 가는 과정에서 걸림돌이 되지 않겠냐는 것이 주요내용이었다. 더구나, 경기도건설노조 위원장은 당사자 및 경기서부지역건설노조에 사과하라는 요구는 무시한 채, 오히려 위원장 선에서 무마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까지 하였다.

그렇다면, 경기서부지역건설노조는 이러한 외부의 의견과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왜 한 달 동안 내부토론을 거쳐 오며, 문제제기와 사과요구를 해왔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위에서 밝힌 본질적인 내용의 사태들이 운동사회 내에서 다시금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서부지역건설노동조합은 이번 사태의 해결 과정이 공론화되어, 운동사회 내 가부장성과 권위주의가 근절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폭력으로 인해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일은 그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을 공론화하고자 한다.
더불어, 진정한 단일노조로의 대동단결은 금번과 같은 사건을 덮고 넘어감으로써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또한 명확히 밝히고자 한다. 우리가 진정 민주적인 단일노조를 구성하고자 한다면, 권력에 입각한 비민주적 행태와 (성)폭력의 문제들이 근절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민주적 단일노조로의 대동단결을 위해 경기도건설노조에 공개사과와 더불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경기서부지역건설노조의 지난 한 달 여 간의 토론과정과 사과요구 과정은 피해당사자에게도, 노동조합에게도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동지적 신뢰와 건설산업연맹 내 강고한 연대틀 구축을 위해 다시금 요구한다.

하나. 경기도건설노조 위원장과 사무국장은 금번 폭행사태와 관련하여, 피해당사자와 경기서부지역건설노조에 대한 두 종류의 사과문을 건설연맹 게시판과 토목건축협의회 게시판에 게재해줄 것과 경기본부 게시판에 부착할 것을 요구한다.

둘. 경기도건설노조 내에서 금번 사태와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 위원장과 사무국장을 비롯해 전체 간부들, 그리고 경기도건설노조가 여성주의적/인권적 기풍을 가질 수 있도록 최소한의 교육사업이라도 고민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셋. 이번마저도 사과 요구를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깨뜨리지 말아달라! 덧붙여, ‘시시비비를 떠나 위원장이기에 도의적으로 사과한다’는 표현이나,‘폭행으로 인지될 정도의 상황을 만든 것은 미안하다.’는 표현으로 사태의 본질을 회피하지 말 것을 간곡하게 부탁한다.


* 경기서부지역건설노조는 노동운동의 혁신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할 것임을 다시 한번 약속한다.  

경기서부지역건설노동조합은 건설현장을 바꾸고, 건설노동자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단일노조 건설이 시급히 되어야 한다고 판단한다. 하기에 민주주의를 기본으로 하는 단일노조 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건설산업연맹 모든 산하조직들과의 치열한 토론/실천을 통해 인권/여성권 확보를 위해 힘쓸 것이다.
나아가, 건설운동을 넘어 전체 노동운동의 혁신을 자기과제로 삼고, 이 땅 소외받는 여성/장애인/이주노동자들과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헌신할 것이다.






2006년 4월 14일


경기서부지역건설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