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넘어 저 평화의 땅으로




아! 통곡이여 피눈물이여!!!

가셨더이까

그리도 허망히 가셨더이까


"당신들 목숨이 소중한 것 처럼

제 목숨도 소중합니다. 한국군을 파병하지 마라"


그 처절한 절규

아직 귓가에 쟁쟁한데

그리도 빨리 가셨더이까

그렇게 어이없이 가실 줄 몰라

그렇게도 아둥바둥 사셨더이까

막노동에 아르바이트에

주린 배 움켜쥐고 이 악물며

늦게늦게 대학교 졸업하셨더이까

그리 허망히 가실 걸

그렇게 "살려달라" 절규하셨더이까


누구를 위한 "국익" 인지

누구를 위한 "동맹" 인지...

그 잘난 한국정부는 님을 그렇게도

버리셨더군요


"피랍과 파병은 무관하다" 고요,

"테러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 고요,

그래서 "파병원칙에 변함없다" 고요...

효순이 미선이 흐느낌 가시기도 전에

님의 통곡소리 가슴을 후벼팝니다


깡패 미국과 그 잘난 한국정부 땜에

억울히 가신 님 많아, 너무도 많아

차마 이젠 눈물 아니 흘릴 줄 알았는데,

이렇게 꾸역꾸역 터져 흐르는 것은

억장 무너질 분노입니까

온 민족의 통한입니까


뭐 얻어먹을 게 그리 많다고

그 놈의 "동맹" 이니 "국익" 이니

게거품 물더니


님이 황망히 가시고서도,

이제 님이 마지막이어야 할

이 원통하고 치떨리는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고 누가,

누가 감히 말할 수 있단 말입니까

이게 더 원통하오이다


다시는 님같은 죽음

일어나지 않게

피나게, 피나게 싸우리니

돌아오지 않는 죽창되어 화살되어

저 굴욕적인 한국정부의 파병결정에!

죽음을 강요하는 미국에게!!


고 김선일 씨여!

부디 잘 가시라!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 2004.07.14.

김선일 씨를 떠나 보낸지 벌써 1년

미국의 부당한 이라크 침공을 도와 나서는

굴욕적 파병을 지금이라도 즉각 거두고 한국군을 철군하기를,

미국은 이라크 민중이 반대하는 주둔미군 점령군을 철군하기를,

김선일 씨의 이름으로 준엄히 요구합니다.

6월 26일 늦은 3시 대학로에서 진행될 추모제에서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하나로 모아봤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