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조 탄압하는 노무현 정권 규탄한다!
- 이주노조 위원장 안와르 동지의 연행에 부쳐

1.
5월 14일 새벽, 이주노조 위원장 안와르 동지가 연행되었다. 출입국 관리소 직원들의 야만적인 폭력 속에서 안와르 동지는 양 손에 수갑이 채워진 채로 청주외국인 보호소 독방으로 이송되었다. 노무현 정부는 무엇 때문에, 수일에 걸친 미행 끝에 안와르 동지를 구금하는 작태마저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인가. 최근 이주노동자들이 노동조합 건설을 공개적으로 천명하면서, 노무현 정권의 고용허가제가 기만적임을 여실히 폭로하고 있다는 점을 눈가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2.
지난해, 고용허가제 시행된 지 아홉달의 시간이 흘렀다. 아홉달의 시간은 고용허가제건 산업연수생제이건 이름만 다를 뿐 이주노동자들을 노예화 하는 정책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냈다.  4년 이상된 이주노동자들은 고용허가제 시행을 이유로 강화된 정부의 단속추방 아래 신음하며 마음대로 거리를 나다니지 못하고 사업주에게 임금이 떼이는 일들조차 허다했다. E-9 비자를 발급받고 합법적인 신분을 보장받게 된 노동자들이라고 해서 나아진 점이 있기라도 했는가. 일을 하다가 손가락이 잘려도, 고용주에게 욕설과 인격적 모욕을 당해도 사업장 이동의 자유가 없다는 이유로 꾹 참고 일하거나 불법 체류자의 신분으로 내몰리는 악순환이 반복될 따름이었다.

3.
더이상 숨을 죽이고, 짓밟히는 것이 아니라 인간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권리를 요구하기 위해 이주노동자들은 4월 말 경인지역 이주노조로 집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고용허가제가 불법체류자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이 명백해진 이 상황에서조차 노무현 정권과 출입국 관리소는 이주노동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오히려 저들은 이주노조에 대한 탄압을 강화함으로써 자신들의 정책적 허점을 은폐하려 들고 있다. 5월 초 정부는 이주노조에 불법체류자들이 모여있다는 빌미로 또다시 불법의 족쇄를 씌워 인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며, 노조 활동가들에 대한 감시와 사찰까지도 불사하고 있다.

4.
정권과 출입국 관리소가 안와르 동지의 연행을 통해, 이주노동자들의 투쟁 흐름을 끊어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착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자. 곪을대로 곪아터진 이땅의 이주노동자 정책을 박살내기 위한 이주노동자들의 노조 결성은 너무나 정당하다. 저들이 계속해서 탄압으로 일관한다면, 우리는 강력한 연대 투쟁으로 떨쳐 일어설 것이다. 한국노동자-이주노동자 총 단결로 이주노조를 와해하려는 정부의 책동을 막아내자.  

2005. 5. 14.
사회주의 정치 실현을 위한 노동해방학생연대(http://nohak.jin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