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운동을 지키기 위한 연대에 나서자!


"아직도 준비하지 않으셨다면 당신은 곧 사랑하는 자식의 짐이 될 것입니다 --  **보험"

어제 은행에 갔다가 본 광고입니다. 나이가 더 들기 전에 재테크해서 자식에게 부담주지 말자는 각오와 의욕이 생기십니까? 아니면 부모 자식간의 사랑도 돈 앞에 흔들릴 수 있다는 협박에 두렵지는 않으십니까?
이제 돈으로 미쳐 가는 세상이 급기야 우리 집 안방까지 들어와 가족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돈, 천박한 자본주의의 폭력성에 분노하지 않습니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하더니, 지금의 우리 모습이 정말 그렇습니다.

길을 걷다 보면 조심스레 주변 눈치를 살피며 걸어가는 이주 노동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타향에서 고생이 많을 거라는 측은한 눈길도 잠시 뿐, 이내 외면합니다. 그러나 이 순간 우리는 이주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야근까지 하며 만들어 내는 옷, 신발, 등의 생필품을 우리가 매일매일 싼 값에 누리고 있다는 사실도 같이 외면하고 있습니다.

11월 27일 서울 출입국 관리소는 이주노조 지도부 3인을 표적 단속했으며, 이주노조 자체를 파괴하려 하고 있습니다. 백만 명 이상의 이주노동자가 이 땅에서 일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근무환경과 인간적 대우를 받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지금 정부는 한국인과 이주노동자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이분법적 잣대를 들고, 이주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마치 이솝우화 ‘학과 여우’에서처럼 노동력이 필요해서 손님을 초대하듯 데려 오고 나서, 정작 먹기 힘든 음식을 제공하고 왜 먹지 못하냐고 오히려 큰소리치는 꼴입니다. 한국 정부와 국민이 외면하는 기본적인 인간적 대우와 근무환경을 요구하는 이주노동자들에게 우리가 대하는 태도는 구속과 탄압, 강제 추방입니다.
정부는 지금 당장 이주노조 지도부 3인을 석방하고 이주노조 파괴공작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우리는 생각하는 대로 살아야 합니다.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해야 잘 살수 있다는 현실 논리를 같이 엎어 나가야 할 때입니다. 다른 이의 고통을 더 이상 공감하지 않는 현대인이야말로 바로 식인종입니다. 공감하고 연대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입니다. 이런 본능을 잃은 인간이 어찌 인간일 수 있습니까?

우리와 똑같은 인간에게 가해지는 부당한 폭력과 추방에 대해 분노하고, 함께 하는 것만이 우리 모두가 서로를 잡아먹지 않는 길이라 믿습니다. 지금 연대 투쟁에 동참합시다. 우리의 연대가 이주 노동자와 우리 서로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가장 유망한 '보험상품'을 하나 소개합니다.
"아직도 이주노동자와 연대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곧 이웃의 짐이 될 것입니다!"

2007년 12월 4일
땅과 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