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라, 오늘을
- 서울경기 인천 이주노조 지도부 구속에 대한 이주노조 항의농성을 지지하며

잘 있었느냐
물어보면
잘 있으니 걱정말라
대답하는 사람
어디 아픈덴 없냐
물어보면
아픈덴 없는데 함께 싸우지 못해
나만 너무 편하게 있는것 같아
오히려 미안하다
대답하는 사람
뿌연 유리창 너머 걱정되는 눈빛에게
환한 웃음 날려주는 사람
면회시간 내내
그래도 끝까지 싸워야 한다
싸우지 않고 얻을 수 있는건 없다
새로운 투쟁을 부탁하는 사람

그 사람은 누구인가
아무도 가지 않는 공장에서
손가락이 잘리고
임금을 뗴어먹히고
밥먹듯이 욕을 먹고
너희의 가난이 너희를 여기 오게 했으니
너희의 고통또한 너희는 즐겨야 한다는
코리아의 이상한 논리앞에
늘 후줄근한 작업복의 뒷모습으로 기억되던
사람 아닌 노예였는지 모른다
피곤과 근육통과 수면부족이 친구처럼 따라붙던
강제추방과 강제단속에
임금체불과 산업재해와 폭력을 등뒤로 숨겨왔던 그가
이렇게는 못 살겠다고
멍든 몸으로 재갈 물린 입으로
싸움을 선택하는 순간
합법적인 코리아의 불법구금이 그를 잡아갔다

그러나 기억하라
오늘을
코리아가 잡아간 그를
코리아가 쓰다버린 그를
코리아가 죽여버린 그를
살려내라고
반드시 되돌려 보내달라고
겨울의 한 가운데를 가르는
목울음으로 울고 있는 오늘을
부르튼 주먹으로 깡깡 언 하늘로
살아있음을 타전하는 오늘을
그리고 노래하라
마지막에 부를 승리의 노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