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비정규직 “우린 동지” 단일노조가 늘고 있다
정제혁기자

ㆍ민주노총 금속노조 사업장 80곳 규칙 개정

경제위기 여파로 고용불안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도 가입을 허용하는 노조가 늘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신분 차별이 사회적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고용문제로 노·노 갈등이 표면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시점에 나온 결과여서 주목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최근 한 달 동안 13개 소속 지회가 ‘노조 가입 대상에 직접고용 비정규직과 간접고용 비정규직,  이주노동자를 포함한다’는 내용으로 규칙을 개정했다고 7일 밝혔다.

경남지부의 경우 지난달 2일 퍼스텍을 시작으로 STX엔진, S&T중공업 등 12개 사업장이 지회 규칙을 개정했다. 이미 규칙이 개정된 사업장을 포함하면 경남지부 전체 31개 사업장 중 절반가량인 16개 사업장이 비정규직에게 문을 연 셈이다. 현대모비스 등 5개 사업장도 1월 말까지 규칙을 개정할 계획이다.

대구지부에 속한 대동공업도 지난달 19일 지회 규칙을 개정했다. 경주지부는 20개 사업장 가운데 18곳이 지회 규칙을 개정한 상태다. 이로써 7일 현재까지 금속노조 전체 230여개 사업장 가운데 80곳(35%)이 규칙 개정을 완료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속노조는 지난해 초부터 비정규직이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지회 규칙을 개정하자는 취지의 ‘1사1조직운동’을 벌여왔다.비정규직 노동자가 기존 노조에 가입할 경우 교섭력을 확보할 수 있어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향상을 꾀할 수 있다. 경기 군포에서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케피코 지회의 경우 지난해 식당·청소·경비를 담당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20명이 노조에 가입한 뒤 임·단협을 통해 비정규직 22명을 단계적으로 정규직화하기로 사측과 합의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비정규직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제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