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노동자들 '코리안드림' 무산될라 불안]  




한국 정부의 외국인 노동자 고용허가서 발급 중단으로 '코리안 드림'을 꿈꿔온 네팔 노동자들이 불안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네팔 중부 랄리트푸르 그와르코에 위치한 취업허가사무소(EPS) 앞에서는 피켓을 든 노동자 수십명이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한국의 외국인력 도입 할당제에 따라 한국에서의 취업을 원하는 근로자들로, 현지에서보다 몇 배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한국어능력시험까지 본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 연말 한국 정부가 2월까지 새로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고용허가서 발급을 중단키로 하고 외국인력 쿼터까지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자 자신들의 '코리안 드림'이 무산될 것을 우려해 거리로 뛰쳐나온 것.

지난 2007년 네팔이 한국의 공식 외국인 인력 수급 처가 된 이후 지금까지 총 6천500여명의 네팔인들이 한국으로 들어가 제조업, 건설, 농업, 수산업 등 업종에서 일했다.

현재 한국 업체와 취업 계약을 맺은 네팔인 수는 2천787명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60%가 조금 넘는 1천776명만 실제 취업이 성사돼 한국으로 갔고 나머지는 아직 대기 상태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의 '고임금' 취업을 위해 비싼 과외까지 해가며 한국어능력시험을 통과한 네팔 청년 수가 5천명에 육박하고 있다는 게 해외 취업알선 업체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위기로 휴·폐업에 나서는 중소기업들이 늘면서 한국 정부는 외국인력 도입 할당제가 시행된 지난 2004년 이후 처음으로 고용허가서 발급을 중단했다.

또 경제위기로 국내 노동시장의 인력수요가 주는 상황을 고려할 때 내년 외국인력 쿼터가 상당 부분 축소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네팔에서 일하는 것보다 몇 배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한국에서의 취업을 준비해온 이들의 꿈이 깨질 수도 있는 상황인 것.

이에 따라 네팔 정부도 최근 고용허가서 발급 중단 조치를 자국 근로자들에게만은 적용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서를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현재 최대 뉴스전문 포털인 칸티푸르 온라인이 전했다.

meolakim@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