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코리안 드림'
  


  
  

◀ANC▶

경제가 나빠지면서 코리안 드림을 안고 온 외국인 노동자들도 힘듭니다.

환율로 가만히 앉아서 월급 내려가죠, 대우 나빠지죠, 일자리 줄거나 없어지죠, 이래저래 어렵습니다.

고은상 기자입니다.

◀VCR▶

8년 전 네팔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구릉 씨

오후 3시 한창 일할 시간이지만
집에서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달 취직한 염색공장에서 한 달 만에
해고했기 때문입니다.

◀SYN▶구릉/네팔
"사장님이 일감이 없어 월급주기 힘들어서
어렵다고, 이번에 나가고 다음에 일
있으면 다시 부르겠다고 했어요."

구릉씨가 지난 1년 동안 일한 날짜는
백 여일 남짓.

벌이는 없고 한 달 20만원하는 방 값에다
생활비까지 들다보니 네팔의 가족에겐
1년째 돈을 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INT▶ 구릉
"여기 일자리가 없어서 매일 친구들한테
돈 빌리고 그게 힘들어서 빨리
가고 싶어요."

경기도 시화공단의 한 직물 염색공장.

이 공장은 일감이 급격히 줄어들자
직원 65명 가운데 25명을 지난달
내보냈습니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들은 거의 대부분
나갔습니다.

◀SYN▶중소업체 관계자
"(외국인 노동자가) 몇 명 없어요 다나가고....
자기 발로 나간 사람들이 더 많죠
일이 없어진다고 하니까 스스로 먼져 나갔죠"

그나마 일을 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물가와 환율 때문에 울상입니다.

경기도 포천의 가구공장에서 일하는
세나씨

한 달 벌이 대부분인 백 만원을 달러로 환전해
고향인 스리랑카로 보내지만 환율 때문에
송금액수가 확 줄었습니다.

◀SYN▶세나/스리랑카
"지금 1백만원 보내면 60~70 만원 가요.
환율이 많이 올라가니까 지금 많이 힘들어요."

현재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는 50만명.
이 가운데 불법 체류자는
20만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이들 대부분은 언제 체포될 지 모르는
상황인데다 일자리까지 잃게 되면서
이들이 그동안 꿈꿔온 코리언 드림은
무너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9월까지 일자리를 구하겠다며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은 28만명으로
지난해 13만명보다 두 배가 넘습니다.

MBC 뉴스 고은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