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춘천 집창촌 충돌사고 책임은 여성단체(자립지지공동체)에게 있다

- 국민혈세만 낭비하는 성매매집결지 자활시범지역사업을 철회하라

민주성노동자연대


지난 25일 밤 춘천시 근화동 소재 집창촌 일명 난초촌에서 벌어진 성노동자들과 자립지지공동체 활동가들간의 충돌사고는 그동안 충분히 예상되어온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사전에 막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시범사업 여성단체인 자립지지공동체(대표 김미령)의 책임이며, 앞으로도 여성단체들이 춘천과 같은 방식으로 성노동자들에게 접근한다면 타 지역에서 얼마든지 제2 제3의 불상사가 계속 일어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민성노련이 파악한 바에 의하면, 자립지지공동체는 춘천 집창촌 방문 당시 몇 가지 측면에서 중대한 실수를 범했다.

첫째, 성노동자들에게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이 불시에 들이닥쳤다. 성노동자들은 가족부양과 자신의 생계를 위해 힘겨운 삶을 사는 여성들이다. 그들을 무조건 방문하여 상담받으라고 강요한 것은 상호간 대화를 존중하지 않는 매우 무례한 행위이다. 남의 집에 갈 때는 기본적으로 전화라도 하고 가는 것이 인간의 도리다.

둘째, 현장 성노동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자립지지공동체 상담활동가들은 성노동자들을 향해 귀걸이(시가 500원 상당)를 흔들며 이걸 줄테니 상담하자고 권유했다고 한다. 그런 행위는 성노동자들의 인격을 모독하는 있을 수 없는 일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셋째, 양측간 충돌이 벌어졌을 때, 자립지지공동체 쪽 인사 모씨가 ‘내남편이 누군지 아느냐?’ ‘우리 남편이 대학교수야’ ‘경찰서장 불러’.. 라는 말을 했다고 성노동자들은 증언하고 있다. 자신의 가족까지 거론하며 위세를 풍기는 것도 우스꽝스러운 일이려니와 게다가 경찰서장을 함부로 부르며 고위층 권력자 흉내를 내는 것은 더더욱 있을 수 없는 오만방자한 일로 지탄받아야 한다.

넷째, 자립지지공동체 인사 중 열받은 누군가가 ‘창녀’란 말을 내뱉었다고 한다. 그러자 성노동자들은 ‘그럼 창녀 맛좀 봐라’면서 충돌이 격해졌다는 것이다. 상담하러 왔다는 사람들 입에서 그들 스스로가 즐겨쓰는 ‘성매매피해여성’도 아니고 ‘창녀’란 말을 썼으니 성노동자들 마음이 오죽했겠는가. 이건 기본적으로 상담자들의 인격에 관한 문제다.

다섯째, 상담활동가 한 명과 성노동자 한 명이 이 일과 관련하여 춘천 인성병원에 입원했다고 한다. 그리고 병원에 찾아온 경찰에 자립지지공동체 측은 이번 일을 조용히 처리하고 싶다고 했고, 성노동자들도 이에 동의해서 무마하기로 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자립지지공동체 등 여성단체는 이후 즉각 성명서를 발표하여 공세에 나섰는데 이런 태도는 매우 불성실한 자세로 규탄받아야 한다.

큰 틀에서 보면, 이번 사고는 여성가족부가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성매매집결지 자활시범지역사업 예산으로 확보한 280여억원을 관련 여성단체를 통해 무리하게 소모시키기 위해 집창촌에 좌충우돌 진입하다가 발생한 일이다. 따라서 여성권력자들의 정치적 성과를 위해 아까운 혈세를 낭비해가며 자발적 성노동자들이 주로 생활하는 집창촌을 제물로 삼으려는 행위는 하등 부질없는 짓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여성가족부와 관련 여성단체들은 이번 춘천 사고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이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오각성하기를 바란다.


<우리의 요구>

하나. 성노동자 죽이는 반인권악법 성매매 특별법을 폐지하라
하나. 국민혈세만 낭비하는 성매매집결지 자활시범지역사업을 철회하라
하나. 춘천지역 성노동자들의 인격 모독한 자립지지공동체는 사과하라


2005. 10. 31

민 주 성 노 동 자 연 대 http://cafe.daum.net/gksdud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