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따뜻한 사회주의자 김광수, 최고위원 선거에 나섭니다.








민주노동당 당사에서 노동자의 미래를 말하고 싶습니다.



80년대 초반 나홀로 공장활동을 한답시고 구로공단 스포츠 용품 공장에서 만났던 강진 4형제가 생각납니다. 병든 어머니와 6살 먹은 막내는 고향에 남아 있고, 17살, 15살, 13살, 10살 먹은 4형제가 서울로 상경해 한 공장에 다녔습니다. 하기야 아동노동이 일반적인 시대였고, 바로 앞에 있던 여성사업장에서는 점심시간에 어린 여성 노동자들이 고무줄놀이를 하곤 했습니다.



어느 날 15살 먹은 둘째를 놀렸다가 녀석이 갑자기 울고 나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점심시간에 첫째를 필두로 4형제가 저를 에워쌌습니다. 객지생활에서 뼈저리게 배운 노하우가 “형제끼리 뭉치면 산다”였을테니 시비가 붙으면 이를 악물고 달려들게 뻔했습니다. 상황판단이 빠른 저라 재빨리 사과를 해서 상황은 수습이 되었습니다. 나중에는 둘째와 정이 들어, 공장을 그만 둘 때쯤에는 집에 데리고 와서 같이 자곤 했습니다. 솜털 가시지 않았던 대학생이 중년이 되어 감히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선거에 나오게 되니 지금쯤 같이 중년 자락에 접어들었을 그 형제들이 참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번듯한 민주노동당 당사에서 형제들과 만나 살아온 날도 말하고 노동자의 미래를 말하고 싶습니다.








노동자의 미래 1.



민주노동당이 사회주의기치를 분명히 세우는 정당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루치아노 최”라는 명품의류를 만드는 사업장 노동자들이 몇 개월째 투쟁하고 있습니다. 연대집회에 참가했다가 롯데 백화점 매장까지 들어가 집회투쟁을 하다보니, 노동자들이 보여주는 진열대 모피 옷에 달린 가격표가 1,950만원이었습니다.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이것이 말로 시장이 만드는 자원배분의 왜곡이고 사람들을 소유의 욕망으로 마비시키는 마약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불과 몇주전에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회사의 압박에 못 이겨 동료들에게 노조탈퇴를 권하다가 나중에는 정신병원을 들락거리고 결국 자살을 하고만 사건이 있었습니다. 대대분의 사람이 세상에 나와 선택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의 길이 왜 이리 모질고 잔인해야 합니까?



동지들! 이걸 양극화라 말해야 합니까? 아니면 민생고 심화라고 주장해야 합니까? 이것은 인간에 대한 모욕입니다. 인간을 인간으로 존재하게 하는 이성과 절제, 배려는 철저히 무시되고, 욕망, 이기심, 경쟁만을 부추기는 야만의 체제가 시장주의니 자본주의니 하는 이름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바꾸어 내기 위해서는 민주노동당은 자본주의에 대해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을 넘어서 사회주의 이상과 원칙을 공공연히 주장해야 합니다. 사회주의는 자본주의가 보물단지 모시듯 하는 가치를 가차없이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성장하는 것입니다. 당이 현실에 대해 무능해 보이고, 무기력해 보이는 이유는 바로 그러한 단호함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 모순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을 통해 민중의 삶이 개선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노동자의 미래 2.



위선적 비정규직 투쟁은 그만하고, 진정 비정규직 투쟁에 전당적으로 매진해야 합니다.



양극화, 민생고 심화니 말들은 많습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양극화의 주범인 비정규직 노동자의 양산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대응을 못해왔습니다.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투쟁의 경우 당은 적극 결합하지도 않았으며, 류기혁 열사의 죽음에 적극 대처하지도 않았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양산을 허용하고 비정규직을 쿠션으로 삼겠다고 발언했던 정갑득씨는 버젓이 당의 국회의원후보로 출마하였습니다. 12월에는 어렵고 힘든 조건에서도 개악을 막아 비정규직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는 당장 비정규직 법안에 수정안을 내고 타협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양극화니 민생이니 하는 말에 장단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양극화의 주범인 비정규직 철폐를 내걸고 끈질기게 투쟁하고, 비정규직이 철폐되고 노동권이 전면적으로 보장되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 민주노동당이 전조직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사회주의를 전면에 내걸고 임하는 선거에 당원들과 함께 하고자 합니다.



민주노동당은 의인들의 집단이고, 당원들은 지역과 현장의 현인들이어야 합니다. 시류를 거스르고 쓴소리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는 본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황우석 신드롬 속에서도 줏대를 지킨 민주노동당의 정책연구원의 자세에서 당은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민주노동당의 사회주의는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대안을 대중에게 솔직히 말해야 합니다. 자본주의에서는 도무지 해결되지 않는 일을 당이 할 수 있다고 거짓말해서는 안됩니다. 자본주의가 폐지되고 새로운 사회운영원리가 도입되어야 해결될 수 있다고 대중에게 진실을 말해야 합니다. 그것이 당이 살고 노동자가 살고 농민이 사는 길입니다.



이제 저는 사회주의를 전면에 내걸고 선거에 임하려고 합니다. 불행한 세상에 정직하게 반응하고, 역사상 가장 진지했던 인간의 이상인 사회주의가 이 땅에 도래해야 한다고 믿는 당원들, 그래서 세상을 바꾸는 것이 인생을 걸만한 일이라고 믿는 당원들과 함께 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