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대표 후보들은 당을 의회주의로 퇴보시키려 하는가!
- 당 위기의 원인을 당직공직 겸임에 있다고 호도하지 말라 -



1. 지난 8일 한겨레 인터넷 판에는 민주노동당 대표 후보들에 대한 지상청문회가 실렸다. 그런데 당직공직겸임금지와 관련해서 세 후보 모두 원칙을 훼손하는 입장을 밝혔다. 주대환 후보와 문성현 후보는 당직공직겸임금지 자체를 폐지하자고 주장했고, 조승수 후보는 현재의 당직공직겸임금지를 폐지하자고 주장했다.

2. 작년 겨울, 민주노동당은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최고위원단 총사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당을 혁신할 수 있는 지도부가 선출되어야한다. 그런데 당직공직겸임금지를 폐지하자는 주장은 당을 혁신하기는커녕 의회주의로 퇴보시키는 것이기에, 문제가 심각하다. 당직공직 겸직금지 제도는 당이 의회주의에 경도되는 것을 막아주는 최소한의 장치이기 때문이다. 세계 진보정당의 역사에서 당직공직이 겸직되면서 당이 보수정당화 되었다는 교훈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3. 특히 당 위기의 원인이 당직공직 겸임금지에 있다는 발언의 경우, 위기 분석 자체가 틀렸다.
당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자본주의 체제 때문에 노동자 민중은 삶 자체가 고통스러운데, 민주노동당은 고통의 원인과 그 대안이 무엇인지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통을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부르주아 정당과 달리, 민주노동당은 고통의 원인이 자본주의 체제 때문이라고 솔직하게 주장하고, 사회주의가 그 대안이라고 자신감 있게 제시해야 진정 대중 속에 뿌리박을 수 있다.
총사퇴한 지난 최고위원단이 노정한 지도력 한계의 핵심 역시 다름 아닌 이 문제였다.

4. 한편 조승수 후보는 당내 의견그룹인 전진이 조직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그런데 전진은 작년 하반기 “당직공직 분리 현행 유지”를 조직적으로 결정했다. 따라서 전진은 조승수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 책임있게 해명해야할 것이다.



2006년 1월 9일
김광수 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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