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혁과 통일을 향한 두갈래의 연대운동은 만나야

민 경 우(전 통일연대 사무처장)


80년대 중반 우리 운동의 기본 노선은 자주 민주 통일이었다.
  자주민주통일은 반미자주화를 주선으로 민주화운동과 조국통일운동을 상호 결합하여 남에서의 변혁과 통일을 하나의 흐름 속에서 진행하는 전략이었다. 따라서 남의 민족자주역량은 한편에서는 남에서 민족민주운동을 추진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민족대단결의 관점에서 조국통일운동을 진행하게 되는 과제가 주어졌다.
  
  민족민주운동이 조국통일운동을 추동하고 조국통일운동의 성장이 역으로 민족민주운동 성장에 도움을 주는 관계였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변혁과 통일을 완수하는 기본 경로는 대체로 남에서 자주적 민주정부가 서면 북측 정권과 협상하여 연방제 통일을 실현하는 구도였다.
  
  6.15 공동선언을 통해 본 ‘변혁과 통일’의 관계
  
   6.15 공동선언 합의 이후 자주민주통일 운동은 보다 밀접하고 종합적인 성격을 갖게 되었다. 6.15 공동선언 합의는 첫째, 조국통일운동을 비약적으로 성장시켜 남에서 민족민주운동을 극적으로 발전시켰고, 둘째, ‘낮은 단계의 연방제’라는 중간 단계를 설정함으로써 변혁과 통일을 보다 빨리 실현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6.15 공동선언 합의와 그 이후 벌어진 남북간 교류와 협력의 진전은 남에서 민족민주운동을 결정적으로 촉진시켰다.
  
   2002년 여중생 사망을 규탄하는 대규모 반미 시위가 벌어질 수 있었던 것은 남북 사이의 교류와 협력이 확대되면서 북으로부터의 군사적 위협이 사라졌다는 대중적 인식의 확산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군사적 대치 위협이 사라졌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금기시되어 왔던 주한미군에 대한 대중적 공분이 분출되었던 것이다.
  
  더구나 2002년 하반기 광화문을 뒤덮은 촛불시위는 대통령 선거, 2차 ‘북핵 위기’ 등 특대형 정치 현안이 즐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위축되거나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 부산 아시안 게임에서 북의 선수단과 응원단이 함께 참여하여 국민적 지지와 관심을 얻는 가운데 진행되었다는 점 등에서 특징이 있다. 이전과 같았으면 남북의 대결 국면이 남측의 보수적 분위기와 미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방향에서 작동했다면 최근에는 반미 운동이 남북의 화해와 단합의 물결과 같은 방향에서 상호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6.15 공동선언은 남에서 친미 세력의 영향력을 축소하고 진보적이고 자주적인 정치세력이 출현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 주었다.
2002년 대선에서 친미보수우익 세력을 대표하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낙선한 것은 6.15 공동선언 이후 확대된 민족화해의식의 성장과 연관되어 있다. 이제 남북이 서로를 적대하는 것으로부터 기득권을 지켜 왔던 수구보수 세력은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민주노동당이 2002년 대선에서 100만 표에 가까운 득표를 하고 2004년 4.15 총선에서 10석을 획득할 수 있었던 것도 국민 대중이 낡은 냉전 의식에서 빠져 나오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6.15 선언은 변혁과 통일의 길을 보다 긴밀하고 종합적인 운동으로 발전시켰고 그 실현 가능성을 높여 주었다.
6.l5 공동선언은 남북 사이의 권한을 그대로 두고 그 위에 남북해외 등 민족 모두를 대표하는 민족통일기구를 두어 이 민족통일기구의 조절 통제 하에 조국통일을 점진적으로 발전시키는 새로운 길을 열어 놓았다.
6.15 공동선언에서는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 밑에 ‘연합제와 낮은 단계의 연방제의 공통점’에 기초하여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따라서 6.15 공동선언이 발전되는 수준에 따라 즉 2차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고 현재 진행되는 남북 장관급회담, 경제협력추진위원회 등이 제도화, 상설화되면 남북 사이에는 안정적인 협의기구가 출현하게 됨을 의미한다.
이 기구는 중앙정부로서의 성격을 갖지는 못하지만 민족통일을 추동하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민족통일기구’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6.15 공동선언의 진전에 따라 출현할 민족통일기구는 변혁과 통일을 보다 유기적으로 결합시키고 양자를 보다 빨리 발전시킬 수 있는 거점이 될 것이다. 민족통일기구는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더욱 높인 단계에서 실현하는 데서 결정적인 전기가 될 것이고 이렇게 해서 고양될 남북 사이의 화해와 단합은 남에서 민족민주운동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변혁과 통일은 6.15 공동선언을 계기로 보다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상호 긴밀하게 결합되었다. 따라서 변혁과 통일의 관계를 고찰함에 있어 어느 한쪽 측면을 일면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옳지 않다.
  
  ‘남에서 자주적 민주정부가 건설되어야 연방제 통일을 할 수 있다’는 기존의 생각은 북미 정세의 급진전과 남북관계 개선이 남에서 변혁운동을 장성시키는 호조건을 형성하고 있는 점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또한 6.15 공동선언의 진전에 의해 건설될 민족통일기구가 변혁과 통일을 비약적으로 성장시킬 중간 거점이 된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조국통일운동의 확장을 일면적으로 강조하는 것도 그릇된 견해이다. 조국통일을 실현하는 주체는 남북해외 우리 민족 모두의 과제로 조국통일은 북미 정세, 남북관계의 개선이라는 변화와 더불어 남의 대중이 민족 자주와 대단결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때 가능하다. 또한 6.15 선언 자체가 7.4 공동성명을 계승하고 있는 민족자주선언이다. 따라서 6.15 선언의 핵심적인 추동력의 하나는 남에서 민족자주세력의 성장이다. 현실적으로 전체 민족 역량에서 남의 역량이 취약하다는 점에서 남에서 민족자주역량의 성장은 우리 민족 전체의 민족자주역량을 강화하는 데 관건적인 의의를 갖고 있다.
  
  6.15 공동선언 이행의 조건
  
  우리 민족끼리 통일문제를 논의하고 협상하기 위해서는 먼저 외세의 개입과 간섭을 저지해야 한다. 현재 외세의 간섭과 개입을 반대, 배격하는 흐름은 두가지 방향에서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6자회담 안에서 진행되는 북미협상이고 다른 하나는 남에서 반미반일 운동이다.
  
  6자회담은 북미 적대관계의 청산이라는 북미간의 과제와 동북아시아에서 다자간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두가지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다.
6자회담에서 ‘북핵 폐기와 북미 관계정상화’가 맞교환 되면 한반도에서 미국이 북의 남침을 근거로 구축된 군사적 패권이 근거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이는 남에서 반미자주화 운동 발전에 유리한 정치적 환경을 조성해 줄 것이다. 다음으로 북미관계정상화와 더불어 북일 관계가 정상화하게 되면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보수우경화, 군국주의화에도 일정한 제동이 걸릴 것이다.
  
  남에서의 반미반일 운동은 한반도, 동북아시아의 변화와 연동하여 한반도 남측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미국과 일본의 개입근거를 제거하는 운동으로 발전해야 한다.
  
  2002년 여중생 사망을 계기로 하여 전개된 촛불시위나 2005년 광주 송정리와 평택에서 진행된 반미 운동은 북미 공방, 남북관계 개선을 배경으로 남에서 미국의 군사적 패권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제거하는 운동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촛불시위 당시의 ‘여중생범대위’, 광주 송정리 싸움과 평택 투쟁을 주도했던 ‘통일연대+민중연대’를 뛰어 넘는 단일한 연대연합체 건설이 필수적이다.
  
  다음으로 우리 민족끼리 통일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남북 사이의 대결과 적대를 끊임없이 고취하고 양산하는 조선일보, 한나라당 등의 친미보수세력을 제거 또는 약화시켜야 한다.
  
  조선일보와 한나라당 등 보수우익세력은 2000년 6.15 선언 직후부터 6.15 선언의 의의를 훼손해 왔을 뿐만 아니라 2001년부터는 2001년 8.15 축전, 임동원 통일부 장관의 탄핵, 대북송금특별법,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건설에 대한 반대, 송두율, 강정구 교수 및 이철우 열린우리당 의원 등에 대한 색깔 공세,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등 끊임없이 남북관계 발전을 가로막아 왔다. 따라서 이들을 그대로 두고서는 6.15 공동선언의 안정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또한 이들은 남북관계가 발전함에 따라 적대, 대결 의식 고취가 대중적으로 설득력을 상실하자 ‘북 인권’ 문제 등 새로운 이슈를 찾아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들이 미 강경파의 대북 적대 정책의 하수인이 되어 국내에서 미 강경파의 입장을 대리하고 있는 점이다.
  
  그 동안 남북의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고 남북해외의 민족대단결을 실현하기 위한 운동은 한편으로는 남에서 친미냉전적인 세력과 법제도를 청산하는 대중운동으로 다른 한편에서는 남북 사이의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는 다양한 통일사업의 형태로 진행되었다. 후자의 경우 통일연대와 남측 민화협, 7대종단이 함께 건설한 ‘민족공동행사 추진본부’를 중심으로 주로 6.15와 8.15를 기해 남북을 오가며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 행사를 진행하고 여기에 노동자, 농민, 청년학생 등의 교류협력 행사가 결합되는 양상이었다.
  
  위의 성과를 바탕으로 2005년 3월 4일에는 금강산에서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공동행사추진위원회’(약칭 6.15 공동위원회)가 건설되어 2005년 6.15와 8.15를 기해 각각 평양과 서울에서 대규모 통일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6.15에는 김정일 위원장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 사이에 면담이 실현되었고 8.15에는 상암경기장에서 6만이 참여하는 통일행사가 진행되어 남북 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6.15, 8.15 행사를 주도했던 6.15 공동위원회는 최근 명칭을 개정하고 새로이 규약을 제정하는 등 전민족의 통일운동기구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가고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꾸준히 발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친미보수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운동은 통일적이고 위력있게 전개되지 못하였다.
이로 인해 여전히 반북대결 의식은 변형된 형태로 재생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은 그동안 산발적이고 분산적으로 진행되어 왔던 친미보수세력 반대 투쟁을 보다 큰 규모로 벌일 수 있는 거점이 될 것이다.
  
  6.15 공동선언을 이행할 주체
  
  6.15 선언 2항에서는 연합제와 낮은 단계의 연방제의 공통점을 인정하고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하기로 합의하였다.
  
  연합제와 낮은 단계의 연방제의 공통점이란 남북이 현재 따로 갖고 있는 군사, 외교, 경제 등에서의 국가 주권을 그대로 두고 남북 사이의 상설적인 협의기구를 둔다는 의미일 것이다.
  6.15 공동선언 이후 남북 장관급회담, 경제협력추진위원회, 장성급 회담 등 다양한 방면에서 남북대화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6.15 공동선언에서 밝히고 있는 통일국가(또는 기구)의 지향은 위와 같은 각급 대화를 제도화, 상설화하고, 이 단위가 전 민족을 대표하게 하며, 이 단위의 성격이 남북 사이의 이견을 확인하는 장이 아니라 민족 전체의 입장에서 상호 협의하고 조절하는 성격을 갖게 하는 것이다.
  
  남북이 서로 상이한 제도와 체제를 가지고 오랜 기간 생활해 왔기 때문에 통일국가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이런 수준에서 하루빨리 조국통일의 전기를 마련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6.15 공동선언 이행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6.15 공동선언의 담당 주체는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남북의 정부와 정부가 추진하는 당국자간 대화이고 다른 하나는 민간진영의 참여이다.
  전자의 과제는 남측의 정치 지형과 관련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조선일보나 한나라당과 같이 남북대화 자체를 거부하거나 반북적대를 고취하는 세력이 약화 또는 해체되야 한다. 이는 남북대화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6.15 공동선언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과정이다.
  
  다음으로 노무현 정부나 열린우리당의 경우 남북 사이의 화해와 협력에는 동의하지만 이를 자주와 대단결까지 밀고 가는 데는 주저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나 열린우리당은 대체로 한미동맹이 유지되는 선에서 남북이 적당히 화해하고 협력하는 방식의 통일을 염두에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노무현 정부나 열린우리당의 이러한 태도는 6자회담, 남북관계에서 애매하고 소극적인 자세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6.15 공동선언의 이행을 위해서는 노무현 정부나 열린우리당의 소극적이고 애매한 태도를 밑으로부터 추동하는 민족자주역량의 성장이 필수적이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제도정치권에서의 정치적 영향력을 높여 한편으로는 한나라당을 약화시키고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을 견인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
  
  단일연대연합체는 정치 지형을 보다 진보적이고 자주적인 방향으로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한나라당과 같은 친미보수 정치세력을 약화시키고 노무현정부와 열린우리당을 밑으로부터 추동하며 민주노동당을 강화함으로써 6.15 공동선언을 이행할 정부급 차원의 주체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6.15 공동선언의 이행은 정부와 정부만이 아니라 민간 단위의 참여도 이루어질 것이다. 현재의 6.15 공동위원회가 그 모체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다양한 남북대화가 상설화, 제도화되는 단계에서 6.15 공동위원회는 다음 두가지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남북대화가 상설화, 제도화 단계에서도 여전히 잔존할 냉전수구 세력, 법제도를 대중적으로 청산하는 역할이고
다른 하나는 남북 대화의 상설화, 제도화 단계에 참여하여 민족통일기구와 함께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더욱 높은 단계에서 촉진시키는 역할이다.
6.15 공동선언에 기초하여 남북대화가 제도화, 상설화되는 것이 통일의 시작이자 첫 단계라면 적대와 대결, 외세의존적인 잔재를 청산하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촉진하는 작업은 통일의 과정이자 통일을 보다 공고히 하는 중요한 과제이다.
  
  이를 위해서는 6.15 공동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을 보다 강화하고 여기서 진보적이고 자주적인 정치세력의 지위가 보다 강화되어야 한다. 현재 6.15 공동위원회는 여전히 다수의 개별 인사, 단체들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으며 결속력도 높지 않은 편이다. 또한 6.15 공동위원회에서 통일연대와 같은 진보적이고 자주적인 세력의 지위 또한 미약한 편이다. 따라서 6.15 공동위원회를 보다 강화하고 또 이를 자주적이고 진보적인 방향으로 견인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통일연대 뿐만 아니라 진보적이고 자주적인 세력이 하나로 결속하여 6.15 공동위원회의 단합과 대중적 발전을 지향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통일연대를 뛰어 넘는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이 시급한 과제이다.
  
  민족자주세력이 추진했던 두 갈래의 연대 운동은 만나야
  
  6.15 공동선언의 합의로 조국통일은 구체적인 현실의 과제로 성큼 우리 앞에 다가서 있다. 자주민주통일을 지향하며 흔들림없이 민족과 민중의 앞길을 개척해 온 우리는 6.15 공동선언으로 열려진 정세를 적극 개척하여 가까운 앞날에 조국통일을 완성해야 한다.
  
  돌이켜 보면 변혁과 통일을 위한 민족자주 세력의 투쟁은 두갈래의 방향에서 상호 긴밀한 연관 속에서 힘있게 진행되어 왔다.
87년 6월항쟁과 이어지는 노동자, 농민 투쟁을 배경으로 89년 1월에는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이, 90년에는 조국통일범민족연합이 건설되었다. 범민련 건설 과정에서 전민련 조국통일위원회가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한 것은 남의 민족자주역량이 담당해야 할 두갈래의 과제인 민족민주운동과 조국통일과제를 밀접히 결합시킨 사례였다. 전민련과 범민련 사이의 관계는 전국연합과 범민련의 관계로 계승되어 90년대 조국통일운동을 주도해왔다.
  
  6.15 공동선언 이후 범민련 남측본부와 전국연합 등이 중심이 되고 여타 단체들이 힘을 합쳐 6.15 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통일연대를 결성하였고 이와 별도로 남에서 민중생존권 투쟁과 자주평화 운동을 중심으로 하는 민중연대가 건설되었다.
  
  2005년 6.15 공동선언 이행이 점차 안정화 국면에 접어 들면서 90년대 전민련과 범민련, 전국연합과 범민련 등 남의 민족자주세력이 추진했던 두 갈래의 연대 운동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구체적으로는 통일연대와 민중연대를 기본으로 여타 단위를 폭넓게 망라하여 남에서 단일연대연합체를 건설하고 이를 기반으로 6.15 공동위원회를 범민족적인 조국통일전선으로 발전시키는 과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조국통일이 목전의 과제로 우리 앞에 있다.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을 통해 6.15 공동선언 이행의 활로를 열어가자. (05.12.19)



통일운동 강화와 단일연대연합체

-단일연대연합체는 통일운동 발전의 디딤돌-
(박경순 / 한국진보운동연구소 상임연구원)

지난 12월 9-10일 중국 심양에서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해외 공동행사 준비위원회' 2차 회의가 열렸다. 지난 3월에 열린 1차 회의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회의에는 남과 북 해외를 대표해서 80여명의 대표들이 참석하여 올 한 해 동안의 통일운동의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활동의 방향을 진지하게 토론하였다.
1. ‘심양모임’의 정치적 의의
이번 심양에서 열린 제2차 회의에서는 2006년 통일운동의 평가, 조직명칭 변경문제, 규약제정문제 등을 토의하고 공동합의문을 발표하였다.
그 내용은▲ 조직명칭을 <6.15공동선언 실천 민족공동위원회>(약칭 6.15민족공동위원회)로 변경하며 ▲ 6.15공동위 규약을 제정하여 12월 10일부터 채택 발효하며 ▲ 2006년에 자주통일운동에서 새로운 전환을 이룩하기로 한다는 3개항으로 되어 있다.
3개항의 합의에 앞서 벌여진 토의에서는 2005년도 자주통일운동을 전반적으로 평가하는 자리를 가졌다.
여기에서 남북 해외의 대표들은 6.15공동선언 발표 5돌과 광복 60돌이 되는 뜻깊은 올해에 6.15공준위가 평양과 서울에서 민족통일 대축전을 성대히 진행하여 민족적 화해와 단합, 통일 분위기를 한층 높이고 전반적 통일운동에 크게 기여하였다는 데에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이번 회의에서는 올해 통일운동에서 특기할 만한 일로 ▲ 6.15공준위가 3월 5일 공식 출범함으로써 상설적 통일운동기구가 만들어져 통일운동을 폭넓고 힘있게 펼쳐나갈 수 있는 조직적인 주체가 선 점 ▲ 평양과 서울에서 열린 민족통일대축전이 6.15공준위가 주최하는 첫 민족통일 대축전으로 성대히 열렸을 뿐만 아니라 당국과 민간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전 민족적 축전으로 치러졌다는 점 ▲ 민족통일 대축전이 광범한 대중들과 함께 치러졌으며, 참가자에 대한 제한이 거의 없이 모든 대표들이 참여할 수 있었다는 점 ▲ 북측대표단의 국립 현충원 방문으로 정치적 화해의 중요한 돌파구가 열렸다는 점 ▲ 북측아리랑 축전에 남측 주민들이 대규모로 참석할 수 있었다는 점들이 거론되었다.
이번 회의에서 합의된 중요한 내용은 명칭변경과 규약제정이다.
명칭은 조직의 성격을 직접적으로 담고 있는 그릇이다. 기존 명칭인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북, 남, 해외공동행사준비위원회>는 행사를 위한 조직이라는 인상을 줌으로써 일상적 통일운동을 위한 상설적 협의체로서의 성격에 부합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을 이번에 <6.15공동선언 실천 민족 공동위원회>로 변경함으로써 행사조직을 위한 조직이라는 인상을 탈피하고 상설적인 통일운동연대기구의 성격을 명확히 하였다.
이것은 단순히 명칭만을 바꾼 것이 아니다. 6.15공준위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조직의 성격과 사명에 대해 남과 북 해외에서 충분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의견의 차이를 극복함으로써 이번에 명칭을 변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규약은 조직의 일상적 활동을 규제하는 틀이다. 6.15공준위가 지난 3월에 공식 결성되었지만 아직 규약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태였다. 규약이 없다는 것은 일상적 활동을 규제하고 이끌어 나갈 틀과 내용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번에 규약을 갖게 됨으로써 조직의 목표와 방향, 성격과 사명, 일상 활동 체계와 의사결정 방식과 형태를 갖추게 되었고 이로써 상설적 통일운동연대조직으로서의 면모를 갖게 되었다.
규약의 내용을 요약하면 ▲ 조직의 성격-상설적인 통일운동연대기구
▲ 조직의 사명과 역할-민족공동행사들을 비롯한 다양한 민간통일운동의 조직과 집행 ▲ 조직의 원칙과 구조-남북해외 삼자연대조직, 남측 위원회 북측위원회 해외측위원회를 두고 합의에 따라 운영, ▲ 운영원칙-공동회의, 공동위원장 회의, 실무회의를 통해 운영 ▲ 공동사무국설치 등이다.
이번에 민족공동위원회 규약 제정으로 우리나라의 통일운동은 본격적인 전 민족적 삼자연대운동으로서 확고히 성장 발전할 수 있는 조직적 틀을 갖추게 되었으며, 향후 통일운동의 중요한 기초를 확고히 하였다.

2. 제2의 6.15시대 통일운동의 절박한 과제
2005년도는 6.15공동선언 실현을 위한 자주적 통일운동의 일대 도약을 이룩한 빛나는 승리의 한해로 기록될 것이다. 한 해를 돌아보면 통일운동사에서 영원히 기억될 특기할 만한 일들이 많았다.
6.15공준위 건설, 6.15통일대축전, 6.17면담, 8.15통일대축전, 9.19베이징 공동성명, 아리랑축전 참관, 6.15민족공동위 규약제정 등 수많은 감동적인 사태들이 연이어 벌여졌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일들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우리민족의 민족공조투쟁의 빛나는 결실이었다. 그래서 올 한해를 민족공조로 위대한 승리를 기록한 한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빛나는 투쟁으로 우리민족은 지금 제2의 6.15시대를 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6.15공동선언 실현을 위한 우리민족의 앞길에는 결코 순탄대로만 있는 것이 아니다. 6.15공동선언 실현을 위한 투쟁의 앞길에는 수많은 난관과 장애들이 가로놓여 있으며, 이것들이 우리민족의 전진을 더디게 하고 있다. 문제는 단순히 더디게 하고 있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6.15공동선언 자체를 무력화시키고 6.15공동선언 이전시대로 시대와 역사를 되돌려 세우려는 반역사적인 움직임들이 매우 위험한 단계에 와 있다.
6.15공동선언 실현을 가로막고 있는 근본적인 장애물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과 남북화해협력에 대한 내정간섭이며, 보조적인 장애물은 국내 반통일 수구세력들의 반북대결공세이다.
고농축 우라늄 핵 개발설을 내돌리며 대북 압박을 강화하면서 남측정부에 대해서는 속도조절론을 요구하며 남북화해협력 사업에 제동을 걸었던 부시 행정부는 9.19베이징공동성명으로 ‘핵문제’의 약발이 사라지자, ‘북 인권문제’ ‘위조지폐문제’를 내세워 새로운 대북 압박 강도를 높이면서 남측정부에 대해서 또다시 남북경협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협박하고 있다.
미국의 새로운 대북 압박공세로 인해, 9.19베이징공동성명을 발표함으로써 탄력을 받았던 6자회담은 다시금 암초를 만난 배처럼 기우뚱거리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움직임을 방치한다면 6.15공동선언 이행과 남북경협, 남북화해협력에 중대한 난관이 조성될 것이라는 점은 불을 보듯 뻔하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최근 6.15공동선언의 힘에 눌려 기세를 펴지 못하던 반통일 수구세력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그들의 최근 움직임을 보면 섬뜩한 느낌이 엄습해 온다.
강정구 교수 파동, 뉴라이트 전국연합 결성, 북한인권대회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반통일 보수 세력들은 집요하고 치밀하게 남북 화해협력 흐름 개혁진보 흐름을 뒤집고, 반북대결구조를 되살리려고 혈안이 되어 날뛰고 있다. 그들의 반북이데올로기 공세는 무차별적이며, 조직적이며, 치밀하다. 이들의 움직임들을 차단하지 않는 한 6.15공동선언 이행은 물거품으로 될 것이다. 현 정세는 반통일ㆍ보수세력과 개혁ㆍ진보세력의 대결전의 시기가 점차 다가오고 있음을 예고해 주고 있다.
이러한 정세는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가?
미국 및 반통일ㆍ보수세력들과의 정치적 대결전선에서 승리하지 않고서는 6.15공동선언의 실현은 한낱 꿈에 불과할 것이며, 정치적 퇴보와 후퇴를 가져오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 그 어느 때 보다도 이들과의 정치적 대결의 중요성이 커져가고 있다. 양자의 대결은 결정적 대결국면으로 치달아가고 있으며 이 대결의 승자가 한반도 미래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이것이 현 시기 6.15공동선언 이행투쟁, 자주통일투쟁에서 가장 선차적이고 절박한 과제이다.
그렇다면 누가 이 과제를 담당할 것인가?
원칙적으로 6.15민족공동위원회가 이 과제를 담당해야 한다.          6.15민족공동위원회는 6.15공동선언 실현을 위한 통일운동연대조직이며, 전 민족적 통일전선체의 출발적 조직이다. 그러므로 마땅히 6.15공동선언 실천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야 한다. 현 시기에 6.15공동선언 실천운동이란 6.15공동선언 실현을 방해하는 장애물들을 제거하기 위한 대중적 정치투쟁이며,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위한 민족대단결운동이다.
하지만 6.15민족공동위원회는 아직 유아적 조직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 이러한 과제를 담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번 명칭변경에서도 나타났듯이 지금까지는 남북공동행사를 준비하는 조직적 성격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제 막 그러한 상태를 벗어났는데, 벗어나자마자 강도 높은 투쟁을 펼치도록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다.
특히 6.15민족공동위원회의 남측위원회의 조직상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보다 명확하다. 6.15민족공동위원회의 남측위원회는 변혁적이며 진보적인 정치세력과 대중단체도 많이 포함되어 있지만, 반대로 보수적인 성격의 단체들도 많이 포괄되어 있다. 그리고 현 집권 여당의 정치적 영향력이 강하게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조직내부의 정치적 사상적 통일성의 정도도 매우 취약하며, 대중 투쟁력도 미약한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6.15민족공동위원회가 미국과 반통일 수구세력과의 강도 높은 비타협적 대중정치투쟁을 펼칠 수 없는 것은 명백하다.           현 조건에서 무리하게 강도 높은 대중정치투쟁을 강요하는 것은 6.15민족공동위원회의 단결단합과 건강한 발전의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현 단계에서 대다수가 합의할 수 있는 수준의 투쟁과 통일운동을 펼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결국 6.15공동선언 실현을 위한 미국과 반통일 보수 세력과의 치열한 대중정치투쟁은 자연히 변혁적인 진보세력의 몫으로 돌아온다.  바로 여기에서 진보운동진영의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의 시급성과 중요성이 제기된다.

3. 통일운동이 변혁운동을 이끌어 주며, 변혁운동이 통일운동을 밀고 나간다
현재 통일운동 정세가 매우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과 반통일 보수 세력들은 사활을 걸고 통일운동의 발전흐름을 차단하고 남북대결구조를 되살려놓으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이러한 정세에서 이러한 반통일적 흐름들을 저지 파탄시키고 6.15공동선언 실현운동을 더 높은 단계로 올리려면, 6.15민족공동위를 강화 발전시켜 나가야 할 뿐 아니라, 더 시급하게는 강력한 대중 정치 투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변혁적인 진보세력들의 단결과 단합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리고 이것은 진보운동진영의 단일연대연합체 건설로 구체화해야 한다. 바로 이점이 자주통일운동에서 진보운동진영의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의 시급성과 중요성이다.
통일운동을 얘기하면서 왜 진보운동진영의 단일연대연합체 건설문제를 제기하는가?
여기에서 통일운동과 변혁운동의 상호관계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통일운동과 변혁운동은 상호 공통성도 많이 있으며, 차이성도 많이 있다. 양자의 공통성과 차이성을 올바로 이해하고 상호 연관관계를 잘 알아야 변혁운동과 통일운동을 상호 보완적으로 잘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원래 통일운동과 변혁운동은 서로 다른 운동이다.                     통일운동은 연방제방식의 자주적 통일국가 건설을 통해 조국의 자주적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운동이며, 변혁운동은 민족 자주적이며 진보적인 민주주의 정권을 세워 반민족적ㆍ반민중적 정치경제구조를 타파하고 민족적ㆍ민중적 정치경제구조를 수립하기 위한 운동이다. 따라서 양자는 운동의 포괄범위나 투쟁대상, 운동의 주체역량의 구성에서 차이가 있다.
통일운동은 포괄범위에서 남북을 아울러 전국적 범위에서 운동이 펼쳐지며, 남북해외의 전 민족적 통일역량이 주체가 되어 벌이는 운동이다. 반면에 변혁운동은 남측사회 내부에서 펼쳐지는 운동이며, 남측 내의 변혁역량이 주체가 되어 벌이는 운동이다. 특히 양자가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부분은 통일운동에서는 집권세력이나 일부 보수세력도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을 연대연합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지만 변혁운동에서는 이러한 세력들을 연대연합의 대상으로 설정할 수 없다.
따라서 연대연합운동을 펼쳐나갈 때 통일운동에서는 조국의 자주적 통일을 지지하는가 아닌가(현 시기에는 6.15공동선언을 지지하는가 아닌가)가 유일한 기준이라면 변혁운동에서는 변혁적 원칙ㆍ계급적 원칙을 확고히 견지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통일운동을 위한 연대연합운동(통일전선운동)과 변혁운동을 위한 연대연합운동(통일전선운동)은 서로 다른 발전단계와 경로를 갖는다. 따라서 연대연합조직(통일전선)도 통일운동을 위한 연대연합조직(통일전선조직)과 변혁운동을 위한 연대연합조직(통일전선조직)을 별도로 형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하지만 변혁과 통일은 공통성이 매우 크며, 깊이 연관되어 있다.
통일운동과 변혁운동은 양자 모두 민족의 자주권 실현을 핵심적 내용으로 하고 있다. 통일운동은 민족의 분단을 극복하고 전국적인 범위에서 민족의 자주권을 완전히 실현하기 위한 운동이며, 변혁운동은 한국사회의 자주화ㆍ민주화를 이룩하여 민족적 자주권을 실현하고 민중의 자주성 실현의 유리한 조건을 마련하는 운동이다. 또한 주된 투쟁 대상에서도 동일성을 갖는다.
양자 모두 외세(미국)와 반통일ㆍ보수세력들을 주된 투쟁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양자는 이처럼 목적과 주된 투쟁대상의 공통성으로 인해 상호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변혁운동의 활성화는 곧 통일운동의 활성화를 촉발하고, 반대로 통일운동의 활성화는 변혁운동의 활성화를 가져온다. 그러므로 상호연관성을 올바로 보지 못하고 양자를 별개로 보면서 어느 하나만을 일면적으로 밀고 나가게 되면 양자의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특히 6.15시대에는 변혁운동과 통일운동이 더욱 밀접히 결합하여 상호 연관성을 갖고 발전해 나가고 있으며, 조국통일정세가 전체 변혁운동의 정세를 이끌어 나가는 특징을 갖고 있다. 6.15공동선언은 남측의 변혁운동이 완성되지 못해 자주적 민주정부가 수립되지 못한 가운데에서도 연합연방제 방식 통일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6.15공동선언 이행을 통한 연합연방제 방식의 통일이 진전되면 될 수록 미국의 대한반도 지배력과 장악력은 약화되고, 민족의 자주권은 확대된다. 그것은 곧 변혁운동의 주된 장애물인 한국사회에 대한 미국의 지배와 예속 체제의 약화와 몰락을 촉진시키며, 민중들의 반미자주화투쟁을 촉진시키고 촉발시키면서 변혁운동에 유리한 환경과 조건을 만들어 준다. 그리고 변혁운동진영은 이 과정을 통해 변혁운동의 주체적 역량을 비약적으로 강화 발전시킬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변혁운동에서 6.15공동선언의 생활력이다. 따라서 6.15공동선언 이행투쟁은 단순한 통일투쟁이 아니라 변혁운동의 한 부분인 것이다.
하지만 앞에서도 밝혔듯이 6.15공동선언 이행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다. 현재 중대한 난관과 장애에 부딪혀 있으며 이를 돌파해 나가야 한다.   그것은 미국과 국내 반통일ㆍ보수세력들의 ‘6.15공동선언 죽이기’이다.  이를 돌파하지 않으면 6.15공동선언 이행과정을 앞으로 전진시켜 나갈 수 없으며 통일운동의 질적인 도약 또한 불가능하다.
6.15공동선언 이행의 장애물들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강화하고 민족적 단결과 단합을 증진시켜 나가는 활동만으로는 부족하다. 미국과 반통일ㆍ보수세력들의 ‘6.15공동선언 죽이기’ 에 대해 강력한 정치적 타격을 가함으로써 그들의 의도를 좌절시키고 그들의 행동을 저지 파탄시켜야 한다. 바로 여기에서 변혁운동의 역할이 요구된다.          변혁운동은 그 속성상 비타협적인 대중정치투쟁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가장 강력한 정치적 타격력을 갖고 있다.
현 시기 6.15공동선언 이행투쟁에서는 변혁운동진영의 이러한 강력한 정치적 타격력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변혁운동진영이 강력한 정치적 타격력으로 미국과 반통일ㆍ보수세력들의 반통일적 책동을 저지 파탄시키고 무력화시켜 낸다면, 6.15공동선언 이행투쟁은 강력한 활력을 받게 되면서 통일운동은 비약적으로 성장발전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변혁운동의 성장발전은 곧 통일운동 방해세력들의 정치적 힘과 영향력을 약화시키면서 통일운동을 활성화시키고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미국과 반통일ㆍ보수세력들의 ‘6.15공동선언 죽이기’ 책동을 저지 파탄시키는 것이 통일운동에서 가장 절박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는 현 정세에서 변혁운동의 정치적 타격력과 투쟁력을 비약적으로 강화 발전시키는 과제야말로 통일운동의 발전에서 절실한 요구로 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제는 진보진영의 대동단결의 실현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고 , 그것은 곧 진보진영의 단일연대연합체 건설로 구체화되어야 한다. 진보진영의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은 통일운동을 밀고나가는 추동력을 갖추는 사업이다.

4.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은 통일운동 강화의 중요한 방책이다
현 정세에서 통일운동의 정치적ㆍ조직적 과제는 명확하다. 그것은 자주적 통일운동의 발전을 가로막은 방해물들을 제거하고 6.15공동선언을 이행하여 연합연방제 통일을 실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통일운동의 주체역량을 비약적으로 강화 발전시켜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전 민족적 통일전선체의 출발적 조직인 6.15민족공동위원회를 비상히 강화 발전시켜야 한다. 이러한 통일운동의 당면과제 수행에서 진보진영의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첫째, 미국과 친미ㆍ보수세력들의 반통일적 행동들에 대한 강력한 정치적 타격력을 갖추게 되어 통일운동 활성화에 기여한다.
현재 통일운동 활성화에 걸림돌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과 내정간섭행동, 반통일ㆍ보수세력들의 반북대결책동, 반통일적 법과 제도의 온존이다.   이러한 걸림돌들이 제거되거나 부분적으로나마 제압되어야 통일운동이 활성화되면서 6.15공동선언 이행투쟁이 앞으로 전진해나갈 수 있다.
현재 6.15민족공동위만으로는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것은 6.15민족공동위 남측위원회의 조직구성이 매우 다양하며, 내부 참가단체 사이의 정치사상적 통일성과 투쟁성도 매우 차이가 있어 통일적인 대중정치투쟁을 일관되게 벌여나가기 어려운 상태이다.       그렇다고 6.15민족공동위가 조직 사상적으로 강화되기만을 기다리기에는 현실은 매우 절박하고 긴박하다. 따라서 6.15민족공동위에만 이러한 과제를 맡겨둘 수 없으며, 변혁운동진영이 이러한 과제들을 책임지고 맡아나서야 한다.
왜 변혁운동진영이 이러한 과제들을 책임지고 맡아나서야 하는가?      그것은 그것들이 변혁운동의 고유한 과제이기도 하거니와, 변혁운동진영만이 그러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변혁적 능력, 정치적 힘을 갖고 있으며, 완강한 비타협적 투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은 변혁운동세력들의 힘과 능력을 하나로 총결집하도록 해줌으로써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을 최대한 배가시켜 준다.
둘째, 6.15민족공동위 강화를 통한 통일운동 주체역량 강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통일운동의 성장발전과정은 통일운동의 주체역량의 성장발전 과정이며, 그것은 범민족 통일전선조직의 성장발전으로 표현된다. 그러므로 범민족 통일전선조직을 건설하고 강화하는 사업이야말로 통일운동의 활성화의 중심적 고리이다. 현재 이것은 6.15민족공동위의 건설과 강화로 나타나고 있다.
6.15민족공동위는 이제 갓 태어난 유아적 조직으로 범민족통일전선조직이라고 부르기에 미흡한 측면이 많다. 6.15민족공동위는 폭넓은 대중조직으로서 광범한 대중들을 망라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내부적 단결력과 투쟁력을 확보하는 문제에서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조직내부도 매우 복잡하며, 조직내부의 정치사상적 통일성의 정도도 매우 낮다. 뿐만 아니라 대중투쟁능력이 매우 취약하다.
이러한 제반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명실상부한 튼튼한 범민족적 통일전선조직으로 강화 발전시켜 나가는 데에 있어서 초점은 6.15공동위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정치 조직적 구심을 튼튼히 확립하는 문제이다. 어떻게 그러한 정치 조직적 구심을 튼튼히 확립할 수 있는가?
이것은 6.15민족 공동위 남측위원회의 정치 조직적 구심을 튼튼히 세우는 문제인데, 그것은 6.15공동위 내에 있는 진보진영, 변혁운동진영의 정치 조직적 단결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변혁운동진영을 제외하고 다른 정치세력들은 정치적으로 불철저하며, 통일운동에 대한 신념도 약하여, 미국과 반통일ㆍ보수세력에 대해 타협적이며, 조그마한 장애물들이 나타나고 쉽게 동요하고, 통일운동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부족하다. 따라서 이들은 자주적 통일운동을 책임지고 이끌어 나가면서 통일단결을 주도할 수 있는 정치적 힘과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오직 변혁운동진영만이 신념과 투쟁력, 정치적 비전과 전망, 헌신성과 열정, 비타협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6.15민족공동위 남측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진보진영, 변혁운동진영이 정치 조직적으로 단결 단합하여 하나의 확고한 정치적 구심으로 우뚝 서야 한다. 그리고 6.15공동위남측위원회를 책임지고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 진보진영의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은 바로 이러한 목적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
진보진영의 단일연대연합체가 건설되어 강력한 정치적 힘과 영향력을 갖는 조직으로 발전하고 이 조직이 6.15민족공동위에 조직적으로 참여하게 되면, 그 정치적 힘과 영향력은 크게 높아진다. 그렇게 되면 6.15민족공동위 남측위원회의 조직적 정치적 구심력이 생겨날 것이며, 제반 다른 단체들에 대한 정치적 지도력과 영향력도 크게 향상됨으로써 6.15민족공동위의 조직 사상적 단결력과 투쟁력을 크게 강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6.15민족공동위 강화를 위해서도 진보진영의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은 매우 절실하고 시급하다.

5.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은 통일운동발전의 중요한 디딤돌이다
이상과 같이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은 변혁운동의 절박한 요구에 대한 해답이자, 통일운동발전에도 중요한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다. 따라서 통일운동에 관심을 갖고 있는 단체와 개인들은 6.15민족공동위 강화 뿐만 아니라 진보진영의 단일연대연합체 건설투쟁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이며 주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2005.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