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세계이주노동자의 날 기념대회' 열려  
  
18일 UN이 정한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을 맞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 기념대회’가 열렸다. ‘이주노동자인권과 노동권 확보를 위한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연대회의)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추운 날씨 속에 이주노동자와 노동사회단체 회원 7백여 명이 자리했다.


이날 기념대회는 길거리 게릴라 콘서트로 유명한 ‘윈디 시티’(Windy City)의 사전 공연으로 문을 열었다. '윈디 시티'에서 드럼과 보컬을 맡고 있는 ‘김반장’ 씨는 “우리들의 요구는 안와르 위원장 석방, 그리고 노무현 정권의 노동자 탄압 중단”이라는 가사를 반복하며 즉흥연주로 공연을 시작했다. 이어 윈디시티는 대표곡인 ‘Livin' It Up’ 등 열광적인 연주로 참가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김반장 씨는 “인간은 국적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며 “한국노동자와 이주노동자들은 노동자로서 똑같은 권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시 30분부터 시작된 본대회에서 샤킬 이주노조 위원장 직무대행은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들이 18년 넘게 피땀흘리며 3D 업종에서 일하고 있지만, 이주노동자들은 일회용 물건 처럼 한번 쓰고 버려지는 취급을 받고 있다”며 “다쳐도 보상받지 못하고 폭력적 단속, 강제추방에 시달리고 있다”고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또 청주보호소에 수감 중인 아느와르 위원장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내린 ‘일시보호해제 요청 기각, 소송완료 때 까지 강제퇴거 중지’ 조치에 대해 “인권위 마저도 이주노동자들을 탄압하는 정부의 손을 들어주었다”며 “인권위의 결정대로라면 소송이 2년이 걸리든, 3년이 걸리든 청주보호소 안에 있어야 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샤킬 직무대행은 끝으로 “아느와르 위원장 석방과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탄압 중지, 그리고 노동허가제가 쟁취될 때 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다시 한번 결의를 밝힌 뒤 “한국 사회 내 진보진영이 연대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지난 2002년 입국해 발안지역에서 일하다 사고로 한쪽 팔을 잃은 네팔 노동자 홈 씨가 무대에 올랐다. 홈 씨는 작업 도중 한쪽 팔을 잃었지만, 정부는 산업재해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들은 피땀흘려 일했지만, 돌아온 것은 노동자로서의 권리보장이 아니라 수갑채우고, 보호소에 가두는 것이었다”며 “한국 정부가 산업재해를 당한 이주노동자 문제를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네팔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 노동자들을 언급하며, “만약 네팔 정부가 한국인 노동자들을 범죄자로 몰고, 한국 정부와 같이 그들을 탄압한다면 한국 정부는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한국정부의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노무현 정부, 노동자계급 분할 위해 인종주의적 거짓말을 하고 있어”


이정원 다함께 활동가는 “노무현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해 질병과 범죄의 이미지를 동원해 인종주의적 거짓말을 하고 있고, 이것은 차별과 편견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와 자본은 노동자 계급을 분할하고, 끊임없이 서로를 적대하도록 만들고 있다”며 “이주노동자 권리에 대한 공격이 공공연하게 벌어진다면 그 다음 타겟은 한국 노동자와 소수자들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참가자들은 기념대회에서 성명서를 채택하고 △이주노동자 인권보장 위한 UN협약 즉각 비준 △산업연수생제도 철폐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사면과 노동허가제 실시 △이주노조 합법화와 아느와르 위원장 즉각 석방 △여성 이주노동자와 아동 권리 보장 위한 특별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