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다려라" 뒷짐…기업은 "공장 멈출판" [2005-07-26 11:47]  



중소기업들의 인력난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불법체류자중 지난 2003년말 합법화 조치를 받은 상당수 외국인근로자들의 체류기간이 8월로 최종 만료돼 이들이 일시에 출국할 경우 인력공백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중소기업들이 이같은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고용허가제를 통해 합법적인 외국인 근로자를 신청하고 있지만 이들의 입국이 극히 저조해 인력 대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깊어지는 인력 주름살=경기도 포천에서 금속가공업을 하는 B사는 지난 2003년 합법적인 체류자격을 획득한 필리핀과 태국 외국인 근로자 9명을 고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체류기간이 오는 8월로 끝나 모두 출국해야 하는 상황. 이들의 출국이 이미 예정됐던 일이어서 이회사는 이미 지난 4월 고용안정센터에 대체 근로자를 신청했지만 아직 감감 무소식이다.

이미 비자까지 받아 보냈지만 입국 예정날짜가 2번이나 미뤄지면서 기약이 없다. 회사 관계자는 "새 근로자들이 빨리 들어와서 업무를 배운뒤 교대해줘야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는데 이대로 가다간 공장 가동을 멈출수밖에 없을 것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포천에서 포장업을 하는 I사도 지난 2003년 합법 체류자격을 획득한 태국 근로자 4명이 8월말로 출국 예정이어서 걱정이 태산이다.

지난 2개월전에 대체 근로자를 신청했으나 역시 감감 무소식인 상황. 섬유업체인 K사도 필리핀 근로자들의 8월 출국을 앞두고 고용안정센터에 대체 인력을 요청했지만 `기다려보라`는 말만 듣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대체 인력이 신속하게 입국하지 않으면 또다시 불법체류자를 쓰게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체 근로자 입국은 극히 저조= 지난 2003년 불법 체류자중 정부로부터 합법 체류자격을 획득한 외국인 노동자는 총 18만 4000명. 이들중 체류기간 만료로 8월말까지 출국해야 하는 사람은 현재 2만 3000여명정도다. 법무부는 8월말까지 이중 절반정도가 출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대체할 새로운 근로자들의 입국은 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작년 8월 고용허가제 시행이후 외국인 근로자 입국률은 지난 6월말까지 총 쿼터 4만3000명중 1만1417명만이 입국, 현재 26%에 불과한 실정이다.

대체 근로자들의 입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외국인 근로자들에 의지해 가동되는 영세 중소기업 공장들은 정상적인 가동을 보장할수없는 형편이다. 고용허가제 홈페이지( www.eps.go.kr)등에는 대체 근로자가 입국하지 않아 회사 경영 악화를 하소연하는 중소기업들의 아우성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최현숙 중소기업 전문기자( hschoi@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