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파견 노동탄압 현대자동차를 규탄하는 울산지역 시민사회노동단체 기자회견문




[기자회견문]

고(故) 류기혁 열사를 죽음으로 내몬

현대자동차 불법파견과 비정규직 노조탄압을 규탄합니다.



오늘 우리는 또다시 참으로 비통한 심정으로 한 젊은 노동자의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최근 연이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행렬은 이곳 울산에서도 작년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박일수 열사의 분신에 이어, 올해 봄 현대자동차 최남선 비정규직 노조원의 분신기도, 그리고 불과 채 몇 달 지나지 않아 또다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원 류기혁 열사가 스스로 자신의 목을 매고 말았습니다.

가난과 질병으로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와 남동생의 생계를 오롯이 책임져야 했던 서른 살의 청년 노동자가,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으로 입사해 맞닥뜨린 현실은 근로기준법에 버젓이 나와 있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당연히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참함이었습니다.
주야 맞교대의 장시간 노동 속에 연,월차 휴가조차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며, 충분한 휴식은커녕 최소한의 휴식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끊임없는 노동의 쳇바퀴 속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월차도 못 쓰게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것이 그의 첫 출발이었습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원으로 가입하면서 그는 더 이상 외롭지 않았고, 힘들고 어려울 때 함께 의논할 수 있는 든든한 동료들은 그에게 희망이자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였습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비정규직 노조원’이 된 그에게 너무나 잔인하고 혹독했습니다.  노동조합 탈퇴를 강제하며 그에게 비굴함을 강요했고, 관리자들의 비아냥거림과 언어폭력, 심지어 동료들 속에서 왕따 만들기 등은 그를 인간적인 모멸감으로 견딜 수 없게 하였습니다.
그 무엇보다 그를 가장 견딜 수 없게 한 것은 그가 사랑하고 의지했던 동료들의 고통이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심각하게 탄압하면서 비롯된 수많은 동료들의 대량 해고와 징계 그리고 손해배상청구, 위원장과 사무국장에 대한 폭력과 납치 그리고 구속, 그는 어느 누구 못지않게 동료들의 아픔을 아파했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맞서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가한 지속적인 폭력과 탄압은 한 젊은 영혼을 파괴하고 삶에 대한 희망을 송두리째 빼앗으며 죽음으로 내몰기에 충분했고, 오늘 우리는 싸늘한 시신이 된 그를 온 몸으로 통곡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대자동차가 1만 명이 넘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불법을 통해 수년 동안 부당한 이익을 취해왔고, 심지어 근로기준법조차 지키지 않으며 이중, 삼중으로 착취해온 사실이 밝혀진지 1년이 지났건만, 이 문제는 아직 해결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이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커녕 '불법파견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조원들을 무자비한 폭력과 탄압으로 일관해 오고 있음에 울산지역 사회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재 해고된 비정규직 노조원만 해도 99명, 정직,감봉,경고를 비롯한 징계에 회부된 비정규직 노조원이 88명, 경고장 발부자까지 포함할 경우 전체 징계자 수가 217명에 달하고, 무차별적인 경고장 발부, 그리고 손해배상청구와 조합비 가압류, 노조간부들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비정규직 노조원에 대한 일상적인 감시,사찰과 인권유린 등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바로 며칠 전에는 2,3차 사내하청 노동자들 100 여명이 자체 간담회를 갖기 위해 모이는 것조차 현대자동차는 800여명의 관리자들을 동원하여 무자비하게 집단 폭력을 행사하며 아주머니들에게 성폭력까지 행사했다는 사실은, 현재 현대자동차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활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얼마나 큰 인간적인 고통을 견뎌내야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기에다 지난 2월 비정규직 노조 위원장을 현대자동차 경비대가 폭력, 납치하여 공장 밖의 경찰에게 인계하고, 이어 지난 8월25일에는 사무국장을 현대자동차 관리자들이 폭력, 납치하여 직접 경찰서로 넘겨주었습니다.

불법파견임을 판정한 노동부는 이 모든 사실을 내 몰라라 하고 있고, 검찰은 현대자동차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행하는 무자비한 폭력을 모른 체 하며, 오히려 이들 노조간부들을 즉각적으로 구속하는 것으로써 현대자동차를 돕고 있다는 사실은, 현재 울산지역 사회가 전체가  이들 비정규직 노조원들을 철저히 짓밟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단언합니다.
고(故) 류기혁 열사의 죽음은, 불법파견으로 1만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로부터 부당한 이익을 취해오면서도, 이들의 정당한 요구를 가공할 탄압으로 짓밟아 온 현대자동차 회사측에게 그 원인이 있음을.
고(故) 류기혁 열사의 죽음은, 현대자동차의 불법과 폭력을 침묵함으로써 동조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를 확대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끊임없는 차별과 폭력을 뿌리 깊게 양산하고 있는 현 정부에게 그 원인이 있음을.
그러므로 고(故) 류기혁 열사의 죽음은 명백한 사회적 타살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무자비한 폭력들에 더 이상 무감각할 수 없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인간적인 고통과 죽음의 행렬을 더 이상 안타까워하며 바라볼 수만은 없습니다.
어제 새벽부터 오늘 새벽까지 무려 21시간을 비바람 치고 태풍 몰아치는 악천후 속에서 현대자동차의 4명의 비정규직 해고자들이 송전탑에 올라가 농성했다는 소식에 또다시 아까운 소중한 생명들을 잃게 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에 수많은 울산시민들이 밤을 하얗게 새웠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을 무릅쓴 저항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가 지금까지와 같은 폭력적인 태도를 지속할 경우 또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리게 하지 않을까,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울산지역 사회가 해결하지 않고 묵인할 경우, 그것이 끼칠 사회적 파장과 영향이 어떻게 될 것인지, 우리 모두는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울산지역 제 단체들은 울산지역사회에 절박한 마음으로 촉구합니다.
우리 울산지역 사회의 힘으로 현대자동차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을 중단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더 이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죽음에 내몰리지 않도록 그들의 삶이 더 이상 멍들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울산지역 사회의 힘으로 현대자동차의 불법파견을 중단시키고, 더 이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부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빼앗기고 인권이 유린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역사회가 더 이상 각종 차별과 인권유린으로 분열과 폭력에 얼룩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각종 차별과 모멸감 그리고 동료들의 고통 앞에서 울부짖는 수많은 또 다른 영혼들이 더 이상 절망하지 않도록, 어린아이 속살처럼 여리고 부드러운 수많은 영혼들에게 이 사회가 더 이상 잔혹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의 양심이 더 이상 무뎌지고 더 이상 무기력해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여기에 함께 한 울산지역 제 단체들은 고(故) 류기혁 열사를 죽음으로 내몬 현대자동차를 규탄하며, 이 땅에서 그 어떤 사람도 더 이상 차별받고 억울하지 않도록, 울산지역사회의 사회적 양심과 연대를 촉구하며, 울산지역 제 단체들은 다음의 요구가 관철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밝힙니다.

첫째, 현대자동차는 고(故) 류기혁 열사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합니다.
둘째, 현대자동차는 불법파견 노동자들을 정규직화하고, 비정규직 노조원들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셋째, 현 정부는 이 모든 사태들에 책임지는 자세로 즉각 나서야 하며, 우리 사회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더 이상 양산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2005년 9월 6일

고(故) 류기혁 열사를 죽음으로 내몬 현대자동차를 규탄하며, 사회적 연대를 촉구하는 울산지역 제 단체 일동

동구주민회
동구청상담소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민주주의민족통일 울산연합
            울산여성회
            울산청년회
북구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사회당 울산시위원회
여성문화모임 ‘하늘소리’
울산노동상담소
울산노동자교육센터 ‘페다고지’
울산노동자신문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울산시민단체협의회
            울산경실련
            울산민주시민회
            울산여성의전화
            울산참교육학부모회
            울산참여연대
            울산환경운동연합
            울산흥사단
            울산YMCA
            울산YWCA
울산인권운동연대
울산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전국공무원노동조합울산본부
전국여성노조울산지부
현대중공업노동자노래패 ‘노래마당’
1218이주노동자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