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커스] 불법 이민 싸고 美 - 멕시코 갈등 증폭

[부산일보 2005-05-21 12:03]  



△미국 불법 이민 새 대책=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은 최근 820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비용 법에 서명했다.
문제 의 불법 이민 방지 대책은 이 법에 포함돼있다.

대책의 요지는 멕시코 불법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넘어오는 캘리 포니아주의 미국-멕시코 국경 지역에 불법 이민 방지 담장을 증설 하겠다는 것. 상원을 통과한 이 법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담장 설 치를 위해 필요하다면 환경법 규정까지 무시할 수 있다.

또 이 법은 불법 이민자가 운전면허증을 취득할 수 없게 했다.

지 금까지 멕시코 정부는 미국내 멕시코 불법 이민자가 운전면허증 을 취득하고 은행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신분증명서를 발급해주 고 있다.

미국의 새 불법 이민 방지법은 멕시코 정부의 이같은 조 치를 원천 차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은 새 대책을 마련한 이유로 멕시코 국경을 통해 테러리스트 들이 넘어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내세웠다.

△자원봉사 자경단=애리조나주에서는 지난 4월 '미니트맨'이라는 국경 감시 자경단이 출범했다.

약 900여명의 민간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이 자경단은 애리조나-멕시코 국경지역을 순찰하면서 불법 이민자를 적발,경찰에 통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도 미니트맨 자경단을 운영하기로 하고 자원봉사 자 500명을 모집했다.

아놀드 슈워츠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에 대해 "불법 이민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고 격찬하기도 했다.

유타주에서는 애리조나주 미니트맨에 참가했던 일부 사람들이 자 경단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

자경단을 홍보하는 인터넷 홈페이지 까지 생겼다.

△멕시코의 반발=멕시코는 폭스 대통령 외에 여야 정치인들이 앞 다퉈 성명을 내며 미국 정부의 조치를 비난하고 나섰다.

폭스 대 통령은 "미국에서 우리 멕시코 이민자들은 흑인들조차 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 국민의 권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 멕시코 정부는 지난 17일 미국 정부에 대해 항의 외교 공한을 보냈다.

또 유엔 등 국제기구에 이 문제를 제소할 방침이다.

내년 대선 출마 예정자인 산티아고 크릴 내무장관은 "국경 지역에 담장을 쌓는 것은 이웃 국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담을 쌓는다면 이는 상호 협력에 대한 장벽이 될 것"이라고 힐난했다.

멕시코시티의 안드레스 로페스 오브라도 시장은 "불법 이민 근절은 담장을 높이는 것으로 해결할 수 없다 "면서 "멕시코 등 중남미의 경제 발전만이 유일한 대책"이라고 주 장했다.

미국내 멕시코 이민 단체 등은 미국 정부와 노동자들에게 경고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위협했다.

이 단체의 한 간부는 "멕시코 노동자 없이 미국 경제가 지속될 수 있을 지 두 고보자"고 말했다.

△자경단 해체 주장=미국 일부 정치인들과 멕시코에서는 자경단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19일 멕시코계로서는 처음 로스 앤젤레스 시장에 당선된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52) 시의원은 " 국경지역 자경단 운영에 반대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또 자경단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 멕시코 불법 이민자들과 마 찰을 빚어 상호간에 인명 피해가 날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멕시코는 왜 반발하나=미국에 있는 멕시코 불법 이민자는 1천만 ~1천200만명으로 추정된다.

멕시코는 국가 경제의 상당 부분을 이 들이 보내주는 송금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이 해마다 보내는 돈은 150억달러로 멕시코로서는 석유 수출에 이어 제2의 외화 획득 수 단이다.

멕시코에서는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이후 150만명 이상이 실업자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담장을 높일 경우 불법 이민자들이 국경을 넘다 숨질 가능 성이 훨씬 높아진다는 점도 멕시코측의 불만 사항이다.

멕시코 외 무부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불법 이민을 시도하다 숨진 멕시코 인은 267명에 이른다.

최근 5년간 사망자는 1천646명이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