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민주노총 위원장실 점거농성에 들어가며








  오늘 우리는 제 살을 찢는 고통을 감수하며 민주노총 위원장실 점거농성에 들어간다.








  2004년 하반기 내내 민주노총이 교부금 지급을 중단하여 전해투 사업은 극도로 위축되었고, 생계비 한 푼 지원받지 못하는 전해투 상근 해고자들이 자신과 가족의 지갑을 털어 최소한의 사업만을 운영했었다. 심지어 농성장 전기가 요금체납으로 단전되고, 자동차세 미납으로 전해투 방송차의 번호판이 압류당하기도 하였다. 결국 두 번의 대의원대회를 거치면서 민주노총의 부당성을 대의원들이 나서 폭로하고 비판하자 민주노총은 올해 2월초에 밀린 교부금을 일괄지급하였다.








  2005년 민주노총 집행부는 전년도에 대의원들이 그렇게 지적했던 악행을 다시금 반복하고 있으며, 그 정도는 훨씬 노골적이고 악랄하다. 두 번의 대대 유회와 한번의 대대 무산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전해투에 전가하며, 집단적으로 술에 취해 전해투 상황실에 난입하여 해고자를 기습폭행하고 교부금 지급을 8개월째 중단해 오고 있는 것이다.








  2004년의 교부금 지급중단이 ‘사회적 교섭에 반대하는 전해투 입장’에 대한 은근한 협박이었다면, 2005년 교부금 지급중단은 ‘대대에서 사회적 교섭 반대를 행동으로 실천했던 전해투 동지들 개인’에 대한 노골적이고 감정적인 앙갚음이다. 우리는 그간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도 민주노총 집행부가 스스로 흥분을 가라앉히고 자신들의 잘못된 판단을 수정하기를 기다려왔다.








  그 과정에서 뜻있는 동지들의 후원금과 차입금으로 부족하나마 바쁘게 정규조직이 돌보지 못하는 해고자와 비정규직의 투쟁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최소경비가 조달자금의 상한을 지속적으로 초과함으로써 사업 수행 도중 부과된 벌금을 납부하지 못해 해고자들이 구속될 위기에 처해 있으며, 유류비나 잔고장 수리비가 없어 방송차를 운행할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 전해투의 현실이다.








  우리는 충분한 시간을 인내했고,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민주노총 집행부는 끝까지 전해투 말살책동을 고수하며 우리의 요청을 묵살했다. 이제 더 이상 참지 않겠다. 자본과 정권의 탄압에 맞서 날세웠던 투쟁의 칼날을 어용화ㆍ관료화 되어 가는 민주노총 집행부의 잘못을 깨우치고 바른길로 인도하는데 사용할 때가 되었다. 하루빨리 민주노총 집행부와 전해투가 본연의 사업에 전념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만큼 위원장실 점거농성을 시작으로 우리는 더욱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2005년 9월 5일   전/해/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