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선관위회의는 헤프닝이다.

1. 코오롱노동조합 선거관리위원장은 7월 28일 선관위 간담회 도중 “선거무효”를 선언한 것이 아니라 “투표용지 6표를 무효로 처리한다”고 말한 걸로 밝혀졌다. 코오롱노동조합 선관위회의 소집은 7월 27일 코오롱노동조합 제10대 임원후보로 출마했던 김홍렬 후보측에서 선관위원들을 찾아다니며 개표과정에서 작년 노동조합 쟁의행위 찬반투표 용지가 6장 나왔다며 이에 대한 선거무효를 주장하며 선관위원들의 서명을 받아 7월 28일 회의를 소집하였다. 이에 대해 선관위원장은 위와 같은 결정을 아무런 토론이란 회의시작을 알리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퇴장한 것이다.



2. 그러나 이건 말도 안되는 소리다. 왜냐하면 총투표자 901명인데 투표용지가 907표가 된다는 걸 뜻하기 때문이다. 도대체 유령이 투표를 했단 말인가? 그럼에도 이런 말도 안되는 억지를 선관위원장이 부린 이유는 투표용지 6장을 무효처리할 경우 제10대 임원선거 당선자는 과반수가 안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사실은 너무 명백하다. 코오롱 선관위 명부에 확인된 투표자는 901명이고 투표용지도 901표이다.


3. 하나하나 반박해 보자. 이미 그 이전 개표때 선관위원은 작년 쟁의행위 찬반투표용지가 4장 들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당시 선관위는 투표용지와 쟁의행위 찬반용지는 확연히 구별가능하기 때문에 이것을 선관위의 실수로 인한 이물질 투입으로 분류해 4장의 이물질을 폐기하고 개표를 속개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것을 이유로 선거결과를 조작하려 한다.



4. 보다 명백한 사실은 선관위는 이미 7월 21일 당선자 확정 공고를 했으며, 선관위 규정에 따라 상대후보는 3일 이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는 조항에 따라 7월 25일 김홍렬후보측의 이의신청에 대해 재검표까지 완료했다. 7월 25일 선관위는 재검표 결과를 공고하면서 오늘로써 제10대 임원선거를 종결한다고 명시했다. 선거는, 그리고 선관위 임무와 역할은 그들의 결정에 따라 7월 25일로 종결된 것이다.


5. 그럼에도 노동조합의 규약과 규정 상의 아무런 근거도 없이 김홍렬후보측이 선관위원에게 서명을 받아 또다시 회의소집을 요구한 것에 응했다. 7월 28일 선관위회의는 그 형식과 내용에 있어 전혀 성립될 수 없다.



6. 백 번을 양보한다 하더라도 선관위 규정에는 선관위 회의 소집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있다. 그러나 선관위는 회의 소집를 요구한 선관위원 서명을 확인시켜주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몇 명의 요청이 있었는지도 전혀 밝히지 않았다.

선관위원장조차 “미안하다. 잘못했다. 효력이 없다는 걸 안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7. 또 하나 이번 선관위원장의 헤프닝의 백미는 조작된 투표용지에 있다. 선관위원장은 투표용지가 6장 발견되었다고 했지만 처음 투표용지를 발견한 선관위원들은 4장이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것이 6장으로 둔갑한 이유는 바로 과반수 득표선을 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즉 회사가 노린 것은 선거무효가 아닌 당선무효라는 것이다.

8. 이는 자본의 명백한 쿠데타다.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지배개입을 넘어 노조임원선거를 뒤집어 보겠다는 자본의 황당한 꿈이 빚어낸 쿠데타로 규정한다. 그러나 이 쿠데타가 사실상 겨냥하고 있는 것은 바로 추가 구조조정이다. 조합원의 생존을 전면적으로 위협할 구조조정을 위해 회사는 가당찮은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9. 이러한 명백한 사유에도 불구하고 선관위원장 직인도 찍지 않은 불법 공고를 7월29일 새벽에 노동조합 각 게시판에 게시하는 만행을 저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