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에 돌입하며

이 땅에서 노동조합을 만들고 수많은 이들이 구속, 수배, 해고를 당하고 이도 모자라 죽음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노동자의 최소한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투쟁해왔다.
우리는 선배 열사들의 피를 먹고, 동지들의 피를 먹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9월 4일 어제 우리 노동조합 2공장 조합원이자 해고자인 류기혁 동지가 자본의 부당함에 항거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대자동차는 불법파견 판정 이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사용주임을 단 한 차례도 인정한 바 없으면서, 노조 탈퇴공작, 활동가 감시사찰, 안기호 위원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에 대한 수차례의 폭행과 납치, 연행을 자행해왔다. 또한, 현대자동차는 불과 열흘 전인 8월 25일 새벽, 현대세신 여성노동자들이 대다수였던 2,3차 조합원들에 대한 집단구타와 성폭력, 그리고 감금에 이르는 범죄를 바로 작업장에서 저질렀으며, 그 자리에서 또 다시 서쌍용 사무국장을 납치, 연행해가는 만행을 자행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이에 대한 일말의 반성과 사죄는커녕, 2005년 8월 18일, 25일, 31일 세차례 진행된 노동조합의 파업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합법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 및 노조간부들에게 무더기 부당징계, 부당해고 통보서를 날리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우리는 열사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를 지키기 위해, 불법파견 정규직화 쟁취를 위해, 그리고, 지금까지 자행된 비정규직 노조에 대한 모든 탄압을 끝장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고공농성에 돌입한다. 만일 침탈할 경우에는 죽음을 각오하고 투쟁할 것이다.

우리의 요구

첫째, 류기혁 열사를 살려내라!
둘째, 불법파견 정규직화 즉각 실시하라!
셋째, 부당해고, 부당징계, 고소고발, 손배가압류 즉각 철회하라!
넷째, 집단구타, 성폭력, 납치, 감금 책임자 윤여철을 처벌하라!

2005년 9월 5일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동조합   최병승, 손현상, 김형기, 김태윤


* 연락담당 : 최병승(1공장 해고자) 019-482-3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