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철탑에서 동지들이 드리는 글

하청 노동자는 두발로 설 수 없는가? 류기혁 동지의 자결은 우릴 부끄럽게 처참하게 만든다. 우리가 제대로 싸웠다면, 우리가 의존하고 눈치 보는 곳에서 우리자신의 두발과 두 주먹을 더 밀었다면 후회 없이 투쟁하고 싶다.
우리는 머슴도 ,모종도 아니다. 우리 가슴엔 심장이 뛰고 있다. 때로는 심장이 원하는 대로 ....
어머니 죄송합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당당한 자식이고 싶습니다. (김태윤)

오늘 우리의 이 투쟁, 이 선택.... 결코 후회하지 않습니다.
돈과 권력 있는 자들의 횡포에 깨지고 짓밟히고 몰릴 대로 몰리면 어떤 결단에도 초연해지는가싶습니다. 자랑스런 우리 조합원 동지들의 눈물겨운 투쟁을 마음속 깊이 담아 죽을 각오로 싸우겠습니다.
우리요구 너무나 정당하지 않습니까? 동지들! (손현상)

저보다 저를 더 사랑한 동지들께 먼저 죄송합니다. 오늘 파업이 있는데 온 몸 다해 현장에서 뛰어다녀야 되는데 이곳에 있어 죄송합니다.
보고 싶은 얼굴들이 눈앞에 선합니다. 그리고 위에서 동지들의 당당한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너무 자랑스럽고, 사랑스럽습니다.
동지들 다들 파업 당당히 승리 합시다.부족한 저를 위해 우리노조를 위해 함께하는 동지에게 죄송하고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부인과 예나에게도 너무너무 미안합니다.
꼭 좋은 아빠 남편이 되겠습니다.(최병승)

하늘도 검게 울고 있습니다. 해고 없는 세상에서 편히 잠드시길....
류기혁 동지여, 우리투쟁은 그렇게 서럽습니다.
아무것도 한 것 없는 다만 함께 모여서 빼앗기고 못 찾은 것 돌려받으려던 현대세신 누님들을 보면서 이렇게 싸우다 해고되고 징계 받은 누님들. 이렇게 또 다른 기혁이가 생기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이곳, 높은 곳에서 비가 내리고, 바람도 불고, 저 아래서 원청 관리자의 폭력에 항거하는 우리 동지들. 서러운 하청 노동자의 싸움 이제 끝내고 싶습니다. 꼭 이기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즐겁고, 웃고, 서로를 자랑스러워 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를 탓하지 않고...
저도 남겨진 자, 살아남은 자 그렇게 투쟁하고 싶습니다. 동지들 사랑합니다.
사랑하는 아내, 어머니 앞으로 얼마나 더 지나야 손이라도 마주잡게 될지 몰라도 지금은 가슴 아프지만, 꼭 앞으로 행복하게 함께 살 겁니다. (김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