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6일 총화

작열하는 태양보다 뜨거운
이주노동자들의 하루!


이른 아침 10시부터 늦은 밤 11시까지 뜨거운 태양이 쏟아지는 안산지역에서 서울경인 이주노조 (MTU) 동지들과 간담회와 선전전 등을 진행하며 알찬 하루를 보내었습니다. 처음 안산에 도착하였을 때 일본, 중국, 한국이 함께하는 동아시아 평화 워크샾 친구들을 만나서 이 날의 일정을 함께하였습니다. 첫 프로그램으로 간담회를 가졌는데 워크샾 친구들이 한국의 이주노동자 운동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이주노동자의 현실과 투쟁에 대한 질문을 했습니다. 워크샾 친구들은 소수자 운동으로서의 이주노동자 운동을 경험하러 왔다고 했습니다. 저희 노학연은 학생으로서 어떻게, 그리고 왜 연대를 하는지 이야기하고 이주노동자의 문제가 단순히 평화와 인권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노동자들의 문제이며 이 땅을 건설하는 당당한 노동자로써 차별받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노동기본권을 쟁취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이주노동자, 정주노동자, 워크샾 친구들, 노학연이 함께 조를 나누어서 선전전에 쓸 피켓을 제작했습니다. 간담회 내용을 바탕으로 이주노동자의 현실과 요구안을 알려내는 내용을 각국의 언어로 써내려가면서 노동자의 국제적인 연대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제작한 피켓과 유인물을 가지고 공장들이 밀집한 지역으로 갔습니다. 요즘 정부의 무차별적인 단속정책으로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연행되어 공장들이 많이 멈추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주말이라 일이 끝난 곳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MTU의 샤킬 위원장 직무대행 동지는 주말이라도 돌아가는 공장에는 어김없이 이주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며 공단선전전을 게을리 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찾아가는 공장마다 비위생적이고 어두컴컴한 시설에서 안전장치 하나 갖추지 못한 채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를 보고는 버젓이 일하는 이주노동자가 보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없다며 나가라고 쫒아내는 사장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주노동자들은 우리의 선전전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언어적인 한계가 있었지만 우리가 함께 단결하고 나서서 싸워야 현실을 바꾸어낼 수 있다는 내용을 전달하였습니다. 공단선전전을 마치고 3개의 지하철역으로 나누어 대시민선전전을 진행하였습니다. 저희 노학연은 상록수역 앞에서 유인물을 배포하면서 즐겁게 구호를 외치고 발언을 하면서 이주노동자 투쟁과 노조가 얼마나 정당한 것인지, 고용허가제가 얼마나 기만적인지, 자본과 정부의 이윤논리에 의해서 왜 불법체류자가 양산될 수밖에 없는지를 알렸습니다. 선전전 중에 한 시민이 수고한다며 아이스크림을 사주시기도 하고 지나가던 이주노동자가 노조에 가입하고 싶다면서 샤킬 동지와 이야기도 하는 등 의미 있는 선전전을 진행하고 안산역에 돌아와 저녁을 먹었습니다.

선선한 저녁 날씨 속에 호별방문을 가려고 하는데 일정이 끝난 워크샾 친구들이 공장을 함께 가고 싶다면서 다시 돌아와서 함께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공장으로 갔습니다. 3달에 한번 쉬고 24시간 맞교대로 일하는 그 공장은 한국인들이 일주일에 5번도 넘게 바뀌었다고 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은 뜨거운 물이 옆에 흐르고 악취와 플라스틱 파편이 난무하는 곳에서도 우리를 웃음으로 맞이해 주셨습니다. 기계의 열 때문에 보일러가 들어오는 듯한 좁은 기숙사에서 이주노동자 투쟁의 흐름과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주노조와 함께 투쟁을 일궈나가는 동지들이라 그런지 매우 활기차고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함께 파업가를 부르면서 하루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하루 종일 흐르는 땀을 닦으며, 쉬지 않고 이어지는 일정 속에서도 하나도 힘들지 않고 너무 즐거웠다는 한 이주 동지의 말에 동의하면서 정부가 아무리 탄압하고 차별해도 우리 노동자와 학생들은 더욱 서로를 신뢰하고 연대해나갈 것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하루였습니다. 동시에 당당한 투사로서, 노동해방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의 주체로서 이주노동자들을 모아내기 위해 이주노조 동지들과 이에 연대해 나가고 있는 우리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고민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저희 노동해방학생연대는 이러한 고민을 실천으로 옮기고 단속추방 분쇄! 고용허가제 박살! 노동비자 쟁취! 할 때까지 함께 투쟁하겠습니다. 투쟁!

2005. 8. 7.
사회주의 정치 실현을 위한 노동해방 학생연대(http://nohak.jin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