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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하루가 무척이나 길었다는 느낌입니다!
아침 9시 전후부터 시작해
(이 때 서울시청 정문 바로 앞 노숙농성중인 장애인 동지들은 컵라면으로 아침을 먹으려던 찰나)
굳게 닫힌 시청 정문을 열고 나온 시청 직원들이 현수막과 '장애인차별철폐연대'깃발, 노숙용 스치로폼 등 각종 농성물품을 기습적으로 훔쳐 다시 안으로 도망가고 문을 잠그자,
이에 항의하는 과정이 시청 뒷문에서 두어시간 정도 벌어졌고,
경찰은 상황을 올바로 판단하려 하기보단 물리력으로, 장애인 투쟁에 연대하며
활동보조 역할도 하는 비장애인 동지 한 사람과 그리고 장애인 동지 한 사람을
닭장차로 강제납치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이 때가 오전 11시 경이고 저는 소식 듣고 12시경에야 도착했는데, 이 때는 연행된 두 동지가
힘들게 다행스럽게 풀려날 수 있던 직후였습니다.
중증 장애인 동지들이 전동차에서 스스로 내려 닭장차(버스) 밑으로 들어가 버스의 이동을 막으며
필사적으로 항거한 투쟁의 성과로 비장애인 동지와 장애인 동지가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이 상황 속에 어느 장애인 동지의 전동 휠체어가 경찰의 폭력에 의해 박살이 나 버렸습니다.
아주 사용할 수 없는 고물이 돼 버린 것을 사후 목격했습니다.


이후, 오후 시간에 다시 시청 뒷문으로 몇 차례 오늘 아침 훔쳐간 물품을 되돌려줄 것을 요구했지만,
시청 직원들은 출입을 아예 봉쇄하며 뻔뻔스럽게 물품 보관 (장물 취득이 아니고?)은 사실이나
되돌려주는 건 알바 아니니 조용히 돌아가라는 말도 안 되는 헛소리와 반말로 장애인 동지들을 무시했습니다.
예산이 없어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인 제도는 곤란하다던 바로 그 공무원들!
어쩌면 이명박이도 그런 예산이 없어서 남산 모처로 공짜 테니스를 주말마다 치러 다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산 없는 게 챙피해서 일반 시민들은 전혀 사용 못하게 지 혼자만 국가대표 선수들 불러 황제 테니스를 쳤겠지요.

이어, 등장한 관할서 간부급 경찰은 시종일관 반말과 이러면 당장 연행한다는 협박으로
장애인 동지들에게 몰상식한 짓거리를 해댔습니다. 장애인들이 사복인 (어쩌면 경찰이 아닐 수도 있기에) 그 사람에게 신분을 중명하라!, 소속을 대라! 라는 요구를 하자, 긴급연행하겠다는 얼토당토 않는 막말로 대응해올 뿐이었습니다.

낮 시간 동안 경찰 고위간부들이 지속적으로 농성장 주변에서 침탈을 위한 모의를 하는 듯
시청 노숙농성을 해산시키고 원천봉쇄하려는 작전을 짜는 듯이 판단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저녁시간 공무원 퇴근 무렵 이번엔 아까 자리하지 않았던 많은 장애인 동지들까지 모여
다시금 시청 후문으로 가자 곧 바로 경찰병력이 뛰어와 폭력적으로 장애인들에게 폭언, 폭행을 가하기 시작했고, 문제가 될 것 같자, 나중에야 방패로만 막는 척하며, 몇몇 장애인들은 4-5명이
따로 띠어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 때 또 한 장애인의 휠체어가 박살이 났습니다. 경찰이 무리하게 한 사람씩 들어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고 시간이 많이 흐르자, 결국 경찰이 고개 숙이고 시청에 얘기해 훔쳐간 농성물품을 되돌려주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어둠이 깔리고 정문이 빼꼼히 다시 열리며 시청 측이 훔쳐간 농성물품 (깃발, 현수막, 노숙용 스치로폼 등) 을 되돌려 주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저녁 시간, 너무 긴 하루를 보낸 장애인 동지들이 한숨을 돌리는 순간
현장문화노동자 박준 동지가 나타났습니다. 오늘 하루도 다른 많은 투쟁 현장을 예정된 대로 다녀오고, 그리고 이 곳엔 예정은 없으나 함께 하기 위해 와서 장애인 동지들과 즐거운 한 때를 나눴습니다.
'게릴라 콘서트'라며 너무도 좋아하고 환호하는 장애인 동지들...

다른 노조와 또 다르게 장애인 투쟁 현장은 재정적으로도 어렵다 보니 컵라면과 천원김밥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 중증장애인이 투쟁하지만, 활동보조인 제도화를 위한 투쟁이면서도 연대투쟁과 병행해 활동보조를 할 비장애인 동지들 결합이 많지 않습니다.
몇 해 장애인 동지들 투쟁을 함께 해 오기도 했지만, 너무나 힘겨운 투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동지 여러분들의 주체적이면서도, 각별한 연대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또 한 가지는 가장 전투적인 투쟁을 펼치고 있는 현장이란 점을 덧붙힙니다.

22일 일어난 상황과 그리고 노숙농성돌입 첫날 상황(20일)과 인터뷰, 그리고 동시에
국가인권위 11층 점거농성11일째를 맞는 장애인교육권을 위한 장애인 부모님들의 단식농성 소식들을
(인권위 점거농성 2일째 때 촬영) 두가지 정도의 영상으로 제작해 편집이 완료되는 대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하루이틀 걸리겠습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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