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외국인 노동자 고용,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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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임금 외국인 근로자 고용은 일부 우려와 달리 국내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뉴욕타임스(NYT)지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UC 데이비스)의 지오바니 페리 교수는 이탈리아 보코니대 지안마르코 오타비아노 교수, UC 데이비스 박사과정 그레그 라이트와 공동 논문 ‘이민, 해외이전과 미국 일자리’에서 일자리를 없애는 공장 해외이전을 막는 방법은 이민유입이라고 주장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공장들이 해외로 이전하게 되면 값싼 저임금 일자리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고급 관리자, 설비보수 기술자 등 관련된 일자리가 한꺼번에 없어지게 된다. 그러나 값싼 이민을 고용함으로써 공장 해외이전이 불필요해지면 저임금 직종을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종류의 일자리가 살아남게 된다.

외국인 노동자 고용이 증가하면 해외 이전은 감소하고, 반대로 외국인 고용이 줄면 해외 이전은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결국 이민 노동자들은 국내 노동자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 노동자들과 경쟁하는 셈이 되는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논문은 또 외국인 노동자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기업들보다 고용성장면에서도 더 높은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했다.

NYT는 정확한 정량적 분석은 당장 어렵지만 최소한 이번 논문이 시사하는 바는 이민과 세계화에 대한 일반대중의 반대는 근거가 없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페리 교수는 통념과 달리 외국인 근로자들이 국내 경제에 도움이 되는 이유로 우선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빼앗거나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국내 노동자들이 메우지 못하는 구멍을 메워주는 ‘보완 근로자’ 역할을 한다는 점을 들었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일용직 건설근로자, 택시 기사 등의 일자리를 메우는 대신 국내 근로자들은 이들을 관리하는 관리자로 올라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외국인 근로자들이 국내에서 기반을 잡으면 해외 경제, 사회적 네트워크가 구축되면서 인도, 브라질 등 각국과 교역활동이 원활해짐으로써 국내 일자리를 추가로 만들어내게 되는 장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외국인 근로자들이 국내에서 제품을 사들임으로써 일자리가 더 만들어지고, 이들이 내는 세금이 사회안전망 재원으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집값 역시 끌어올릴 수 있으며, 기업환경이 개선된다는 점 역시 이민이 갖고 있는 경제적 효과로 지적됐다.

NYT는 모두가 실업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실업 원인은 이민이나 해외이전이 아닌 거시경제여건에 그 뿌리가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번 경기침체 기간 중인 2007∼2009년 카리브해, 중남미 출신 불법이민자들의 미국내 숫자는 22% 감소했지만 이들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내 고용여건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NYT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은 해외이전(offshoring)이 아닌 국내이전(in-shoring)으로 부를 수도 있을 것이라며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곱지 못한 시선을 이제는 거둘 때라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송경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