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 체류 외국인 노동자가 많으면 외국인 범죄가 증가할 것이라는 가정이 잘못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최영신 선임연구원은 22일 동포와 이주민을 위한 격월간 종합저널지 '미드리'에 기고한 글을 통해 미등록체류 외국인 노동자와 외국인 범죄 증가와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햇다.

지난 2002년 미등록 외국인 수는 30만 8천여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용허가제가 실시된 2004년 이후에는 20만명 전후였지만,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 수는 2001년 이후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 2008년에는 3만4천900여명으로 2001년 6천 800여명의 보다 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등록 체류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난다고 해서 외국인 범죄가 증가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라는 것이 최 연구원의 주장이다.

최 연구원은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한 불법체류를 검찰에 의해 형사소송절차로 처리되는 범죄행위로서 외국인 범죄와 동일시하거나 불법체류자가 형사범죄도 저지를 개연성이 높다는 선입견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면서 "하지만 실무상 행정조치로 종결되는 출입국사범과 외국인 범죄를 분리해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불법체류 외국인이 외국인 범죄의 증가를 가져온다는 통념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현실을 왜곡해 인식하게 한다"며 "내국인들이 한국 사회에서 생활하면서 여러 복잡한 관계를 형성하는 가운데 범죄를 저지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외국인도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진 기자 besties@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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