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적 관점 이주노동자 연대

  경주지부 영진기업 이주노동자 노조가입 교훈 … 한국노동자 위해서도 조직화해야

 

] 2009년 11월 17일 영진기업 28명의 노동자가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자동차 2~3차 정도의 규모가 작은 사업장으로 저임금과 열악한 현장의 환경조건이 금속노조 가입의 주된 이유였다. 기존에 노동조합이 없다가 새롭게 조직되는 경우 규모가 300인 이하인 경우 대부분이 현장에 이주노동자들이 존재한다.

  이주노동자 고용형태도 워낙 다양하다. 정상적으로 회사와 직접 계약된 경우는 다행이지만 사내하청으로 고용 된 경우가 더 많고 학생비자로 온 6개월~1년 계약직부터 미등록 노동자 그리고 국가도 많게는 한 회사에 7개국까지 있을 정도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새롭게 노동조합을 만들고 이주노동자를 조직화하는 데는 많은 한계가 있다. 언어적인 소통에서부터 미등록노동자일 경우 바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단체협상에서 이주노동자를 채용할 경우 조합과 합의 또는 협의해야 한다는 문구로 정리하기 일쑤다.

  이주노동자 때문에 파업 효과 ‘꽝’

  그런데 영진기업에서도 보았듯이 현장의 조합원 대비 이주노동자의 비율이 50%에 육박 할 경우 노동조합 투쟁의 파괴력이 상당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 만큼 조직화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영진기업지회의 경우도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고 며칠 지나지 않아 간부 한 명이 해고되었다. 지회의 판단은 잔업, 특근 거부 일주일이면 모두 해결된다고 하였지만 이주노동자들의 연장과 철야 근무로 자본은 타격을 받지 못했다.

  지회간부들은 이주노동자를 조직화 해야만 된다는 결의를 세우고 몸짓 발짓으로 이주노동자들을 설득 시켰고, 자본의 저항은 결사적으로 이주노동자들을 협박하였지만 미등록 노동자를 제외한 거의 모든 노동자들이 가입하였다.

  자본이 이주노동자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단 하나다. 저임금이 때문이다.

  국내 노동자 임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임금의 유혹은 자본으로써는 달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앞에서 보았듯이 노동조합으로 조직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현장의 이주노동자 비율이 점점 높아가고 있다.

  이주노동자, 한국노동자의 노예가 아닌 동지

  현장에 공존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에 대해 우리는 목소리 높여 분노하고 폭로한다. 그러나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의 수준을 넘어 일방적인 행태에 대해서는 좀처럼 조용하다.

  이주노동자 권익을 위해 운동을 하는 종교나 사회단체에서 인권적 입장에서 활동을 하지만, 정작 노동자계급의 해방과 실현을 위해 운동한다는 노동운동의 계급적 입장은 전혀 없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국내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거나, 우리보다 지능이 떨어진다거나, 그들의 문화를 이해 하지 못해 더럽다거나 등의 잘못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의 민족성이 강한 특수성이 있다고 하지만 노동자들이 민족의 울타리에 갇혀 계급의 관점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이주노동자들을 조직하는 것이 많은 제약이 따른다. 같은 나라 노동자끼리도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갈라지고 1사 1조직 결의도 잘 안 되는 수준에 이주노동자들을 조직하자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도 있지만 우리와 다르지 않는 같은 계급이라는 점부터 인식해 나가자

  경제위기가 비정규 노동자들의 희생이 많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하지만 더 많은 희생은 멀리 타국에서 모진 고통과 더 많이 착취받는 이주노동자들이 아닐까?

  그들의 상처를 따뜻하게 감싸줄 줄 아는 금속노조가 진정한 노동자들의 희망일 것이다. <주간 변혁산별 8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