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불법체류자 단속' 안산 다문화특구가 흔들린다

 
【안산=뉴시스】임덕철 기자 = 경기 안산시가 국내 최대의 외국인 밀집지역 원곡동 '국경없는 마을'에 다문화특구를 조성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들은 불법체류자 단속을 피해 오히려 관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8일 시에 따르면 원곡동 '국경없는 마을'은 1990년대 반월‧시화공단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몰려오면서 원룸 거주촌을 이루기 시작해 현재 60개국 3만4000여명(등록외국인 기준)이 거주하고 있다.

안산시는 전국에서 가장 거주 외국인이 많은 원곡본동을 외국인 특화거리로 조성키 위해 지식경제부로부터 지난해 외국인특구로 지정받아 2013년까지 총 사업비 150억 여원을 들여 특구조성 사업을 벌이고 있다.

원곡본동 국경없는 마을 일대는 이에따라 외국인주민센터, 다문화거리 광장, 다문화박물관, 간판없는거리, 로데오거리를 비롯 외국인들의 다양한 문화와 예술을 보여주는 문화 예술공연 행사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다문화특구 지정과 함께 외국인 전문 식당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구내에 1086곳의 식당이 운영중이며 이중 외국인 업소가 201곳으로 중국계 142곳, 인도네시아 13곳, 베트남 8곳, 네팔 파키스탄 등 각각 7곳, 태국 6곳, 몽골 4곳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러시아 우즈벡 인도 캄보디아 나이지리아 등 전문 식당이 있다.

업종별로는 음식점이 221곳으로 가장 많고 식료‧잡화 103곳, 노래연습장 64곳, 주점 59곳, 이‧미용원 48곳, 고시원 44곳, 휴대폰 41곳, 종교시설 28곳, 여행사 22곳 등으로 이어지고 이 좁은 지역에 인력시장이 88곳이어서 외국인 근로자들의 사정을 짐작케 한다.

노래방들도 평균 5∼7개 나라 언어의 노래를 갖추고 각국 언어로 요란하게 선전 문구를 내 건 휴대폰 판매점이 한 집 건너 한 집씩 문을 열고 있는 모습도 안산 다문화특구에서만 볼 수 있다.

다문화특구는 좁은 지역에 5개 은행이 들어와 외국인의 송금, 예금 업무 유치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외환은행, 기업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과 중국은행이 각각 지점, 또는 출장소 급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말부터 법부무가 외국인 단속을 강화하면서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원곡본동에 출입국단속반의 불법체류자를 검거를 위해 '묻지마 단속' 빈도가 늘어 나면서 이곳에 거주하던 외국인들이 점차 다른 곳으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주민 김모씨(60)는 "지난해말 부터 출입국단속반원들이 복장이 단정치 않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무조건 연행해 차에 태운뒤 신분을 확인하고 불법체류자일 경우 연행하는 묻지마 단속이 심해지면서 거리에 다니는 외국인 숫자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H부동산 관계자도 "지난해말부터 원룸촌 빈방이 많이 늘어난 추세이며 이는 단속강화에 따른 영향이 많다"며 "이사를 가는 외국인들은 주로 인근 선부동 뗏골이나 기사촌, 멀게는 상록구 본오등 등지의 싼 원룸을 찾아 이곳을 떠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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