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 살리고 자신은…” 日 ‘아름다운’ 기업주들
디지털뉴스팀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대지진에도 무사히 중국으로 돌아간 근로자

 
동일본 대지진의 참사 속에서 20여명의 중국인 근로자들을 먼저 대피시키고 자신은 지진해일에 희생당한 일본 중소기업 임원의 사연이 중국인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16일 중국 ‘신화망’에 따르면 최근 일본 미야기현 오나가와에 지진해일이 덮쳐 인구 1만명 중 절반이 실종된 가운데, 마을에서 연수 중이던 중국인 근로자 100여명의 사상자는 단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생존자들은 “가까이서 도와준 현지 주민과 동료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오나가와의 ‘사토 수산 주식회사’는 지진이 시작됐을 때 20명의 중국인 연수생들을 기숙사 근처에 있던 작은 언덕으로 피난시켰다. 잠시 뒤 회사의 사토 미츠루 전무는 그들에게 달려와 “해일이 왔다”며 연수생들을 더 높은 지대로 대피시켰다.

하지만 사토 전무는 부인과 아들을 찾아 다시 숙소로 돌아갔고, 그 직후 해일은 숙소를 삼켰다.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에서 온 연수생 이야난과 동료들은 인터뷰에서 “만약 그 사람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여기에 없을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지진 당일 저녁에는 폭설이 내려 기온이 급강하해 연수생들은 어디에도 갈 곳이 없었다. 그러자 사토 전무의 친형이자 회사 대표인 사토 진은 자신의 집이 떠내려간 슬픔에도 불구하고 산에 사는 친구에게 도움을 청해 연수생들의 숙박 장소를 확보했다.

연수생 대표 두화는 “피해 다음날 사토 사장은 우리를 보자마자 ‘두화, 연수생 20명 다 괜찮아?’라고 물어 감동했다”고 전했다.

‘오카아오 주식회사’의 임원들도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5명의 중국인 연수생을 인근의 산으로 먼저 대피시켰다. 다롄시 출신의 차오진은 “그날 저녁 사장은 자신의 아이의 안부도 모르는 가운데 먼저 우리를 산 위의 온천 여관으로 대피시켜 줬다”고 회상했다.

연수생들은 잠시 뒤 인근 대피소에 옮겨졌다. 그곳에는 수십 명의 중국인이 몰려 있었고 매일 2~3끼니가 제공됐다. 이들은 “일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현지 사람들이 내국인·외국인 가리지 않고 동등하게 존중해 준 사실을 연수생들은 살아있는 한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