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 심사관,외국인 차별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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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씨(35)는 지난해 12월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매우 기분이 상하는 일을 겪었다.

미국 국적을 가진 아이들 보호를 위해 외국인 전용 출입국 심사대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던 김씨는 동남아에서 온 듯한 외국인 입국자들에게 심사관이 막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는 것이다.

김씨는 “출입국 심사관들이 동남아 출신 외국인 노동자에게 한국말로 ‘거기 서 있어’ ‘기다리라고 했잖아’ ‘내 말 못 알아들어’ 등 반말을 했다”며 “국가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공항 출입국 심사대의 심사관들이 이런 식으로 외국인을 대하는 것은 국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5년 연속 세계 최고공항으로 선정돼 그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출입국 심사 시 불친절하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4일 인천공항 이용 승객 등에 따르면 인천공항에서 가장 많은 불친절을 경험하는 곳은 출입국 심사대로, 외국인뿐 아니라 여행·업무차 외국을 다녀온 내국인에게도 고압적인 표정을 지으며 죄인 다루듯 한다는 것이 불만을 표출하는 이들의 전언이다.

이들은 미국이나 유럽의 외국인들에 대해서는 심사대 직원들이 상당히 친절하지만 동남아 등지에서 일하기 위해 들어오는 외국인에게는 막 대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심사관들이 일하기 위해 들어오는 동남아 출신 외국인에게 상당히 고압적”이라며 “자신들의 개인사무를 보느라 외국인을 30∼40분 세워놓는 경우도 봤다”고 감독기관의 대책을 촉구했다.

지난해 여름 해외로 여름휴가를 다녀왔다는 이모씨는 가끔 공항을 이용할 때마다 출입국 심사관들에게서 친절한 태도를 발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평범한 국민들도 외국에 나가면 ‘민간외교관’이라는 생각으로 행동 하나에도 조심하게 되는데 기껏 애국하고 돌아오면 귀국하는 공항에서 김이 샌다”며 “높은 심사대를 낮춰 여행객과 눈높이를 맞추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불만에 대해 출입국관리 당국은 문제점 개선을 위한 대책을 수립, 시행 초기에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 관계자는 “심사관들의 불친절로 인한 민원이 제기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불친절 직원에 대해 신상필벌하는 체계를 구축해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직원들의 불친절로 인해 불편을 겪었다니 할 말이 없다”며 “불친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강사를 초빙해 친절교육을 1년에 수차례 실시하고 근무투입 전 친절교육도 수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루 2만명 정도의 출입국을 심사하는데 투입되는 심사관은 220명”이라며 “이 가운데 60명은 24시간 동안 일하는 등 업무부담이 과중하다 보니 불친절한 것으로 비치는 경우가 없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rt_dawn@fnnews.com손호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