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일만 했던' 방글라데시 노동자는 어디로 사라졌나?
함안 한성기업 소속 아민씨, 5월 20일을 마지막으로 행적 묘연...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 호소
10.06.16 11:31 ㅣ최종 업데이트 10.06.16 11:31 윤성효 (cj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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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노동자인 아민씨가 실종된 지 한 달 가까이 되었는데도 나타나지 않아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
이주노동자

독실한 무슬림으로 월급(170여만 원)의 90%가량을 매달 본국에 보내며 성실하고 묵묵히 일만 해왔던 이주노동자가 갑자기 종적을 감추고, 한 달가량 지나도 나타나지 않아 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노동자 아민(N Amin, 49세, 미등록)씨. 그는 경남 함안군 대산면 소재 (주)한성기업에서 일해왔다. 그런데 지난 5월 20일을 마지막으로 본국 가족과도 연락이 끊기는 등 행방이 묘연하다.

 

함안경찰서는 정황을 조사하여 실종 사건으로 판단하고 탐문 조사와 함께 주변 야산 일대를 샅샅이 수색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건 발생 1개월이 되도록 아무런 단서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아민씨는 이역만리에서 가족의 생계를 돌보는 데 청춘을 바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소장 이철승)는 15일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내고 아민씨를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아민씨가 언제 입국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성산업에서는 2006년 9월부터 일해왔다. 아민씨는 지난 5월 20일 근무한 뒤 야간에 퇴근했다. 그 다음 날(5월 21일)이 석가탄신일로, 회사는 휴무일이었다.

 

한성기업 사장은 공휴일이라 아민씨가 잠을 자는 줄 알고 찾지 않았으며, 이날 이후 얼굴을 본 사람이 없다. 아민씨는 회사 기숙사에서 생활해 왔는데, 22일 회사에 나타나지 않았던 것. 기숙사에서 가방은 보이지 않았고 열쇠는 그대로 있었다.

 

방글라데시 친구들이 회사를 찾아와 아민씨의 본국 가족한테도 연락이 두절됐다고 알려왔다.

 

경찰은 아민씨가 실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담소는 "아민씨는 가족과 자주 연락을 취해왔으므로 가족에게마저 연락하지 않을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담소는 "주변에서는 하나같이 아민씨가 독실한 무슬림으로서 성실하고 묵묵히 일만 한 사람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월급 170여만 원 중 90%가량을 매달 본국에 보내고 나머지 돈으로 회사 기숙사에서 지내며 생활했다"고 소개했다.

 

또 아민씨는 회사에서는 성실함을 인정받아 2006년 이후 4년 동안 계속 일해 왔다. 그는 미등록 신분이라 본인 명의의 통장을 만들 수 없어 사장의 통장을 통해 본국 집에 송금을 해왔다. 상담소는 "회사 대표는 회사와 맺은 돈독한 관계로 보아 아민씨가 아무 연락 없이 떠날 사람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상담소는 "아민씨는 월급을 받은 지 닷새 뒤 사라졌으며, 그가 쓰던 방에 가방은 보이지 않고 옷가지와 묵주, 방 열쇠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