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당 서울시당 성명서]

 

설 연휴 이주노동자 불법단속을 규탄한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5일, 서울시 동대문의 한 네팔 식당에서 경악할 일이 벌어졌다.

경기지방경찰청소속 경찰관과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 소속 직원들이 식당 주인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난입, 설을 맞아 점심을 함께 먹기 위해 모인 네팔 이주민 30여명의 신분증을 일일이 확인하고 이중 10명을 미등록 이주민이라며 경기도 양주 출입국관리사무소로 단속한 것이다.

 

이는 식당 주인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단속을 진행했다는 면에서 불법인데다 경찰 측이 수시로 말을 바꾸었다는 면에서도 납득하기가 어렵다. 애초 경찰 측은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의 협조 요청이 와서 단속을 하게 되었다고 했지만 출입국관리사무소가 이를 부인하자 “설 연휴에 네팔 음식점에서 네팔 이주민들이 밥을 먹으며 도박을 한다는 첩보가 있어 단속하러 나갔다”고 번복했고 “범죄 혐의를 특정하지 않고 압수수색영장을 받았다”고 말했다가 의정부지법이 이를 부인하자 “자국인들끼리 모이면 폭력 등 집단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폭력 및 도박 등의 혐의로 영장을 신청해 받았다”고 말을 바꿨다. 폭력이나 도박 등 근거도 없었고 압수수색과 달리 오히려 미등록 이주민을 단속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식당 주인을 비롯 현장에 있던 네팔 이주민들이 느꼈을 모욕감, 인권유린, 그리고 이주민들이 모이면 폭력, 도박 등의 집단적인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고 생각하는 차별과 편견을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이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고 책임자에 대한 처벌,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

 

2010년 2월 18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