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연대의 인사 전합니다.
오늘 오전 청주 외국인 보호소에 수감 중인 안와르 위원장 면회를 다녀왔습니다.
보호소는 청주교도소 안에서도 한참 들어간 후미진 곳에 위치했습니다.

높은 감옥 담장과 총을 든 교도관이 근무 중인 감시 초소를 지나 들어가야 보호소의 면회실이 나옵니다.
감옥 안에 있는 감옥인 셈이지요. 그동안 여러 지역의 출입국관리사무소 산하 외국인 보호소를 가봤지만
이번처럼 정말로 교도소 안에 보호소가 있는 경우는 처음이었습니다.
타국 사람들을 체류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꼭 이런 방식으로 '보호'해야 할까 의구심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안와르 동지는 뒷머리가 약간 자랐고 건강한 편이었습니다.
연행 당시 당한 상처는 거의 다 나은 편인데 아직 어깨가 조금 결리고 손가락 하나는 아직 감각이
없다고 했습니다. 현재 10인실에서 9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고 중국인들이 많다고 했습니다.
전체 300여명 정도 수감 중이라고.
밥은 먹을만하게 나오고 운동 시간은 일주일에 한번 있다고 했습니다.

또 안와르 동지는 몇가지 고민거리에 대해서도 저에게 털어놓았습니다.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현재 연행된지 한달이 지나는 동안 밖에서 1인 시위 이외에 이렇다할 강한 투쟁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강한 투쟁이 조직되어야 변호사나 연대 단위도 따라서 움직일텐데, 지도부가 계획을 못 세우고 있는 것 같다.

그만큼 지도부에 사람이 없어서 힘들다. 단속 상황 때문에 움직이기도 어렵고...또 조직이 투쟁보다는 정치적인 입장때문에 단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여기서 끝까지 버티고 싶지만 특별한 투쟁이 없는 상태에서 이 안에 오래 있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예전부터 안에서 할 수 있는 투쟁에 대해서 알려달라고 해도 아무런 답이 없다. 그냥 염려마라 염려마라 하는 얘기 뿐이다.

밖에 동지들에게 전하고 싶다. 내가 개인 안와르라고 생각한다면 그냥 나라에 돌아갈 것이고 위원장 안와르라고 생각한다면 안에서 할 수 있는 투쟁을 알려줬으면 좋겠다. 현재까지 출입국 측에서는 대우를 잘 해주는 편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에 두 달 안에는 어떻게든 보내려 들 것 같다.

그래도 지역에서는 조직이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지역에 있는 동지들에게 매일 전화해서 얘기나누고 있다.
이 곳에는 중국인들이 많은데 사람들이 투쟁에 대해서는 관심없다. 그런 얘기 해봤자 자기는 이번에 나가서 다음번에 다시 들어오면 된다는 식으로만 대답한다. 질이 나쁜 사람들이 많다.

점심 시간이 걸려 얘기 중간에 아쉬움을 남긴 채 헤어져야 했습니다. 안와르 동지는 인사하고 돌아설 때 언제 심각한 얘기했었냐 싶게 얼굴 전체로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