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출입국의 불법단속으로 어려움 처한 네팔 이주노동자                                                                            이주노조,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차별철폐 집회 가져                                                                                                                                                                                                                                           
전민성
                                                                                                               
                                                                                       
목동 출입국관리사무소 옆에 있는 양천공원에서 차별철페 대행진 참가자들이 이주노동자 차별철폐를 외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오늘 4월 28일 오후 5시반, 서울 목동 출입국관리사무소 앞에서는 민주노총 서울지부 주최의 ‘차별철폐 대행진’ 다섯째 날 순회 집회가 있었다. 차별철폐 대행진에 참가한 60여 명의 참가자들은 출입국 사무소 정문에서 약식 집회를 갖고, 출입국사무소 오른편에 있는 양천공원에서 마무리 집회를 가졌다.

본 집회에서 민주노총 서울본부 이재영 수석부본부장은 이주노동자도 우리와 같은 똑같은 피가 흐르는 노동자라며, 지난 25일 밤, 일년간의 보호소 생활을 마치고 나온 아노아르 이주노조 위원장의 얼굴이 수척해 진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마무리 집회에서는 샤킬 이주노조 직무대행은 “오늘 한 병원을 방문했는데, 그곳의 환자 중 25%가 산재로 다친 이주노동자들이었다며, 기계에 손과 발이 잘린 이주노동자들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주노동자들도 다치고 싶지 않고, 시신이 되고 나라에 가고 싶지 않다며, 한번이라도 이주노동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주기를 당부했다.

직무대행의 발언에 이어, 뒤 늦게 도착한 이주노조 까지만 사무국장은 '투쟁의 삶'이란 뜻의 네팔 투쟁가의 가사가 원어와 한국어로 된 유인물과 '파업가'의 가사가 방글라데시어, 인도네시아어, 네팔어, 영어로 차례로 적힌 가사를 참가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네팔 투쟁가를 불렀다.  

                                                                                       
지난 24일 단속된 락빠 테락 구릉 네팔 이주노동자의 부인이 아이와 함께 참석해 단속으로 인해 가족들이 겪는 고통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지난 4월 24일 단속된 네팔 이주노동자의 부인이 16개월된 아이를 업고 참석해 단속추방으로 인해 가족들이 겪는 고통에 대해 진술하기도 했다.

까르퉁 구릉(36)씨는 남편 락빠 테락 구릉(30)씨가 지난 24일 오후 포천의 가산 청바지 공장에서 아무 허락없이 들어온 서울 목동 출입국 직원들에게 잡혀갔으며, 단속반 10여 명은 모든 문을 막은 채, 공장 안으로 들어왔다고 증언했다.

2000년과 2001년 각각 네팔에서 한국에 온 부인과 남편은 3년 전 한국에서 만나 결혼을 했고, 아이가 생긴 후 부인은 2년 동안 일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남편 혼자 돈을 벌어 빠듯하게 생계를 유지해 와서, 모아 둔 돈이 없다며, 네팔에 가고 싶어도 우선 비행기 값이 문제이고, 서류 준비 등으로 최소한 2-3달은 걸린다고 설명했다.

부인은 가능하다면 남편이 풀려나 가족들과 함께 한국에서 더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  

이날 까르퉁 구릉씨의 발언이 있자, 집회 참가자들은 즉석에서 모금을 해 전달했으며, 이랜드 노조의 이남신 전(前)위원장은 갖고 있던 이랜드 상품권을 생필품으로 바꾸어 사용하라며 기꺼이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