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외국인 정책, 근본부터 바꿔야  


경남도민일보 webmaster@idomin.com



경남에서 올해 5월 전국최초로 ‘다문화가정연대’라는 조직이 결성될 예정이다.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가 주축이 되어 앞으로 한국어 및 문화 교육의 제도화 및 내국인과 동등한 의료보장혜택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힌 이 조직에 대해 지역사회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주노동자문제가 사회적인 관심을 끌면서 이들에 대한 비인간적인 처우와 부당한 차별은 조금씩 개선되어 왔다. 하지만 이주노동자문제는 차별대우나 인격적 훼손과 같은 문제만이 아니라, 오히려 한국사회로 동화하려는 외국인노동자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포용력을 가진 제도나 기회의 부족이 핵심이다.

낯선 사회에서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문화를 접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언어와 문화에 대한 기초교육이 개인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지 인정할 것이다. 먼 타국으로 품을 팔러 온 외국인노동자들의 경우 자국에서 그러한 교육기회를 가졌을 가능성이 사실상 전무한 것이 현실이다.

우리의 필요에 의해 손님으로서 외국인들을 노동자로 불러온 주인인 우리는 손님들이 지금 어떤 마음과 심정을 가졌을까 라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고, 이들에 대해 아무런 배려를 하지 않는 부당한 현실에 어쩌면 우리 모두가 두 눈을 질끈 감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10만쌍 이상이 국제결혼을 한 가운데 경남도내에서만도 국제결혼부부가 1200쌍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제결혼을 한 부부가 경험하는 고통과 부담을 개인적인 일로 치부하기는 더 이상 곤란하다.

하인스 워드열풍에 우리사회도 한편으로 환호와 격려의 박수를 보냈긴 하지만, 과연 그가 우리사회에서 정상적으로 성장했더라면 그러한 성공을 일궈낼 수 있었겠는가라는 반문 앞에는 우리 모두가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 모순적인 현실을 이제는 바꾸어야 한다.

세계화로 일컬어지는 개방과 교류의 시대인 현재 우리사회에서도 국제결혼부부의 자녀들이 이미 취학연령에 이르거나 넘어서고 있다. 우리사회는 외국인 출신 아버지나 어머니를 둔 아동들에게 더 이상 ‘튀기’라는 오명을 남겨주지 말아야 한다. 사회적 약자인 이들에 대한 배려는 궁극적으로 우리사회에 풍부한 다양성이라는 결실을 가져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