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역선전전을 마치고

현재 이주노조는 인권위 앞에서 끊이지 않는 1인시위와 동시다발적 지역 선전전 및 시민 단체와 함께 하는 결의대회를 조직하면서 지부 건설 및 체계화 등을 위해 힘쓰고 있다. 액션페이퍼는 저번 인권위 앞 집회에 이어 구로 지역 선전전에 참여했다. 노동자 동지, 다함께 중앙대 동지들, 민중연대, 민주노동당 관악구 지구당, 불안정노동철폐연대 등등 예상외로 많은 동지들을 볼 수 있어 반가웠던 자리기도 했다. 구로 공단을 지나는 시민들과 노동자들에게 눈길을 맞추며 하루 하루 단속추방의 위기에 처해진 이주노동자들의 상황들을 알려내고 17일의 결의대회에 함께할 것을 호소하는 내용들을 알려나갔다.

2. 여전히 이주노동자는 노동자로써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불법체류자는 단속추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배적 여론 앞에 뼈빠지게 일해온 이주노동자들은 할 말을 잃는다. 이주노동을 유입하여 자신이 채울 잇속 다 채우면서도 다시금 내쫓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땅의 지배자들과 그들의 이해를 대변하여 정부가 벌이고 있는 일련의 정책들이기 때문이다. 언제는 배우러온 연수생 취급하면서 최소한의 노동조건을 보장하기는커녕 짐승만도 못하게 대하는가 하면, 언제는 고용을 허가하겠다는 미명 하에 신참내기가 아니면 다 내쫓겠다는 추방 정책을 실시하면서 몇 십만명의 이주노동자들을 하루 아침에 불법체류자로 내몰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이 단속 추방되는 과정마저도 가스총 그물총 전기충격기까지 동원되는 상황이라고 하니 인권위에서도 진정을 낼 만하다. 물론 단속되는 과정 자체를 '보호'라 개념화하는 것이나 말 그대로 합법적으로 추방하라는 전제가 깔려 있는 인권위의 진정 역시 한계는 있지만 말이다. 한 달 몇 십만원씩의 임금 체불이나 공제가 일반적인 상황, 석 달 넉 달째 임금을 받지 못한 상황들 역시 비일비재한 것도 모자라 이주노동자들은 숨막히는 감시와 단속 추방까지 감내해야만 한다. 사회가 이주노동자들에게 가하는 가혹한 탄압들은 그들을 추악한 민족주의 벽까지 뒤집어씌워 여전히 노동자로써 인정하고 있지 않음을 드러내보이는 것이다.

3. 지속적인 연대를 통하여

오늘의 선전전을 통해 만났던 대중들 대다수가 자신도 이주노동자들과 다를 바 없는 노동자들일 것이며, 자본주의 사회의 억압으로부터 한치도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 대다수는 이주 노동자 문제를 자신과는 다른 가난한 나라 사람들의 속사정으로써만 여기고 있었다. 동지들도 아시겠으나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이 이주노동자들만의 과제는 아니다. 이주 투쟁에 연대가 중요한 이유는 그들의 투쟁이 고립되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을 방어하고 상승시키는 것이 곧 끝도 없이 추락하고 있는 남한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들을 방어할 수 있는 투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주 노동자도 남한의 비정규직 노동자처럼 1년마다 근로계약을 갱신해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위협은 이주 동지들에겐 언제 불법체류자가 될지 모르는 위협과도 같다. 이주 동지들에게 이중 삼중 가해지는 억압들만큼 그들 스스로 일어설 수 있기에는 오랜 시간과 조직화 과정이 필요하다. 이주 노동자 문제를 자기 투쟁의 과제로도 받아 안을 수 있도록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국제적인 연대의식이 백번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을 듯 하다. 투쟁하고 있는 많은 노동자들에게 연대를 호소한다.
아울러 이주 동지들은 아직까지는 다른 현장의 동지들처럼 단사의 현안들을 가지고 사업장에서 집중적인 파업투쟁들을 벌일 수 없다. 노조 설립의 이유 하나만으로도 잡혀갈 수 있는 것처럼 한 시 한 시가 두려운 발걸음들을 떼고 있기 때문에 주로 보호소 안에서의 인권 침해 문제나 제기할 수 있을 정도이다. 하기에 위원장 구속을 규탄하는 것과 단속추방의 악랄함 등을 시민 사회 단체와 협력하여 시민들에게 선전하는 투쟁들이, 결국 그들이 전면적으로 합법화되고 이주 노동권의 전반적인 신장을 가져올 수 있는 전사회적인 요구로써 받아 안을 수 있는 압박적인 전술들로써 상승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주 노동자들을 단순히 인종차별과 인권침해를 당하는 개인이 아닌, 인권과 노동권을 탄압당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로서의 정체성들을 회복시켜야 할 것이다. 이주'노동자'들과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있는 주체가 필요하다는 말은 아직도 제기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간단한 성명만 발표하고 발뺌하는 행동들도 적합하지 않다.
오랜 길을 거쳐온 이주 투쟁은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 독자 노조를 설립하고 이주 투쟁을 가장 기초적인 지역 단위에서부터 강화하고 있는 시작점에 놓인 지금, 각 지부에서 도출할 수 있는 체계적인 투쟁 계획들이 필요할 것이다. 노동 실태나 현황들을 조사하고 요구안들을 만들어 조직할 수 있는 것을 기본으로, 당장에 지역 선전전을 체계화한다면 연대단위들이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선전전 계획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자본가 계급은 노동자들을 노예취급 하고 있다. 정규직에 비해 비정규직을, 한국노동자에 비해 이주노동자를, 그리고 자신의 성을 팔 수밖에 없는 숱한 성매매 여성들은 하루빨리 없어져야 할 사회의 악으로 규정하면서도 '대량 양산'시키고 있다. 강제결혼으로써 합법적인 성매매와 온갖 멸시 그리고 노동 착취를 당하고 있는 이주 여성의 권리들의 권리는 말할 것도 없다. 이들은 조직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어디를 가서도 제 목소리를 내기조차 어렵다. 가장 기본적인 노동권을 누리고자 하는 노동자들 사이의 지속적인 연대와 강화만이 신음하고 있는 노예들의 권리를 비로소 노동자들의 권리로써 세워나갈 수 있을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이주 노동자 투쟁의 승리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다.

명지대 액션페이퍼 actionpaper.cy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