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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대의원 동지들에게 보내는 호소문>

정부의 악랄한 탄압을 저지하고 함께 단결해 투쟁하기 위해 동지들에게 연대를 호소합니다!

지난 해 11월 27일 이주노조 지도부 3인이 표적 체포된 이후, 우리 이주노조는 항의 농성을 51일 째 지속하고 있다. 기독교 회관에서 시작한 농성을 이제는 민주노총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하고 있다. 12월 13일 까지만 위원장, 라쥬 부위원장, 마숨 사무국장이 모두 추방됐고 우리 모두 커다란 충격과 슬픔을 느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에서 투쟁하는 이주노동자들이 건설한 우리 이주노조는 아직도 정부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있고, 계속해서 탄압을 받고 있다. 그 동안 이주노조를 건설하고 지도부로 활동했던 동지들은 대부분 추방을 당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 조합원 수바수 동지는 중증 당뇨병과 여러 질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지만, 감옥보다 못한 외국인보호소에서 치료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지금 우리는 투쟁을 통해 우리가 정부의 탄압에 굴복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며칠 전 포천 지역에서 한 스리랑카 이주노동자가 작업 중 기계에 팔이 빨려 들어갔는데도 기계를 빨리 멈추지 않아 결국 그는 몸의 상당 부분이 빨려 들어가 사망하는 처참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리고 지난 1월 15일 한 중국 동포 이주노동자는 단속반을 피하다 8층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바로 이런 현실이 이주노조가 투쟁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이다.
우리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민주노총 조합원 동지들의 적극적인 연대와 동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민주노총 조합원 동지들이 우리와 어깨를 걸고 같은 노동자임을 선언하며 함께 투쟁할 때 우리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인권 쟁취를 위한 투쟁은 의미있는 진전을 거둘 것이라 확신한다. 민주노총을 이끌어가는 대의원 동지들에게 호소한다. 우리 이주노동자들, 투쟁하는 이주노조에게 지지와 연대를 호소한다.
우리는 한국 정부로부터 한미FTA 반대 운동, 반전 운동 등에 동참했다는 이유로, 민주노총 소속 노조라는 이유로 또한 탄압받고 있다. 이것은 우리에 대한 탄압이 한국 노동자들의 투쟁과 전체 운동에 대한 탄압이기도 하나는 것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우리는 더욱 연대하고 함께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노총 대의원 동지들이 적극 나서 ‘만국의 노동자는 하나’라는 사실을 한국 정부에게 똑똑히 보여주고 우리 모두를 위한 투쟁에서 함께 승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의 승리를 위해 함께 투쟁합시다!  

이주노조는 지난 2003년 11월 15일부터 381일 동안 정부의 이주노동자 강제 추방 정책에 항의해 명동성당 농성을 벌인 후 2005년 4월 24일 건설됐다.
이주노조를 건설한 뒤 지금까지 이주노조는 강제추방 중단, 이주노동자 노동권 쟁취, 노동조합 사수를 위해 투쟁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악랄한 탄압 때문에 여전히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커다란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50여만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여전히 주 70시간 이상의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으며 단속 추방의 위협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게다가 한국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이 한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존재인양 호도하고, 우리 이주노동자들을 범죄자 집단으로 매도하며 한국인 노동자들과 우리를 분열시키려 애쓰고 있다.
그러나 우리 이주노조는 한국 노동자들과 우리 이주노동자들의 이해관계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 왔다.
우리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서 가장 유연한 노동력으로서 일회용품 취급당하고 장시간,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며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한다면,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이것을 이용해 한국인 노동자들의 조건마저 공격하려 할 것이다.
기업주들은 이주노동자들이 합법 체류자이든 미등록 체류자(정부는 '불법체류자'라고 말한다)이든 매우 불안정한 체류 지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악용해 이주노동자들을 한국인 노동자들의 투쟁과 조직을 공격하는 데 활용하려 한다. 같은 노동자들인 우리 이주노동자들을 파업을 파괴하는 대체 인력으로 사용하는 것 같은 일들이 바로 그것이다.
기업주들은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 조건을 하향평준화하기 위해 국적과 인종, 민족이 서로 다른 노동자들의 분열과 적대를 조장한다.
우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한국인 노동자들과 우리가 함께 단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008.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