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3일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이주노동자 공동체와 이주노조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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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외국인 보호소 화재 참사 사건에 대한 
『이주노동자 공동체 및 이주노조』공동 기자회견


≪기자회견 순서≫


사회               …………………………    마숨(이주노조 사무국장)

기자회견 취지      …………………………    사회자
공동체 발언 1      …………………………    범 라우티(네팔 공동체)
공동체 발언 2      …………………………    중국동포 노인회
공동체 발언 3      …………………………    스리랑카 공동체
공동체 발언 4      …………………………    마크(필리핀 공동체)
공동체 발언 5      …………………………    뚜라(버마액션 대표)

기자 회견문 낭독   …………………………    린다(이주노동자의 방송 대표)

질의응답

■ 일시 : 2월 23일 (금) 낮 12시
■ 장소 : 프레스 센터 18층 언론노조 회의실


■ 주최
네팔 공동체(NCC), 방글라데시 공동체(BNS), 버마 행동(Burma Action)
필리핀 공동체(Kasammako), 인도네시아 공동체(ICC), 스리랑카 독립협회
중국 동포 노인회,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노동조합(MTU)

[기자 회견문]

우리는 불안하고 억울하다

지난 2월 11일 새벽 4시에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불이 나 9명이 죽고 18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왜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야 할까요? 한국 사회는 왜 우리 꿈을 죽음으로 내몰았습니까?

여수 사건은 돌아가신 9명 이주노동자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이 땅에 살고 있는, 지금 이 땅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 특히 20만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함께 아파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주노동자의 일하는 기간을 3년으로 정해 놓았습니다. 우리가 3년 후에 필요 없다면 왜 이주노동자는 계속 해서 새로 들어오는 것일까요? 조금이라도 싸게 이용하기 위해서입니다. 조금이라도 다른 돈을 들이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이주노동자의 일하는 기계 부분만 사고 싶겠지만, 하지만 사실은 살아있는 인간이 바다를 건너서 넘어 오는 것입니다.

우리는 필요한 만큼만 쓰고 버리는 건전지가 아닙니다. 한국에 오는 과정에서 많은 브로커 비용이 들기도 합니다. 최저 임금을 가지고 돈을 모으다 보면 3년이라는 시간은 매우 짧습니다. 한국이 필요한 만큼 쓰고 나면 우리는 빚도 다 못 갚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거나 미등록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단속과 강제 추방은 당하는 사람에게는 너무도 무서운 제도입니다. 한국에 오래 살면서 몸과 마음이 상하는 친구들도 많이 있습니다. 특히 그동안 단속 과정에서의 폭력, 외국인 보호소에서의 비인간적인 생활은 너무도 심했습니다. 20년이 넘도록 한국 사회를 위해서 열심히 일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인간이 아닌 동물 대접이었습니다.

우리는 범죄자가 아니고 노동자입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범죄자 취급을 당하고 있습니다. 범죄자처럼 불안해해야 하고 무서운 방법으로 잡혀가고 나쁜 대접을 받고, 여수 외국인 보호소와 같은 감옥에 들어가야 됩니다.

이번 여수 사건은 어느 새 범죄자가 되어버린 억울한 이주노동자에게 생긴 안타까운 일입니다.

한국 정부는 한국 경제의 발전을 위해서 피땀 흘리는 사람들에게 예의를 지켜 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몇 십 년 전 독일에서 한국인 노동자들이 산재나 사망을 당했을 때 독일 정부는 그 분들의 아이들을 대학까지 책임지고 교육시켰습니다. 지금의 한국은 어떻습니까?

한국에서 지금 일하고 있는 많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 사람에 따라 틀리지만 10년이 넘은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이제 한국말도 잘하고 특별한 기술도 배워서 한국의 작은 중소기업들에서 꼭 필요로 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한국에 정도 들었고 어느 새 한국의 많은 사람들도 우리에게 정이 들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잠깐의 이익을 생각한 단속과 강제추방으로는 더 이상 문제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제는 이주노동자도 인간임을 인정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 참사 사건으로 돌아가신 분들은 한국 정부의 잘못된 이주노동자 정책의 피해자입니다.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이번 기자회견에 참여한 각 이주노동자 단체는 여수 화재 참사 사건이 올바르게 해결되고, UN 협약에 명시된 이주노동자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 받을 수 있는 날까지 한국 노동, 시민사회 단체와의 연대, 나아가 국제적인 연대와 여론 형성을 통해 끝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이주노동자 공동체 및 이주노조의 한국 정부에 대한 요구사항>

1. 화재 참사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대낮에 공개하고 진상을 규명하라
2. 관련된 책임자를 책임에 맞게 처벌하라
3. 여수사건으로 많은 고통을 겪은 피해자, 즉 생존자들을 전원 석방하라
4. 비인간적인 단속 추방을 중단하고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전면 합법화 하라
5. 반인권적인 보호소를 폐지하고, 이주노동자를 정말로 보호하라

2007. 2.23

네팔 공동체(NCC), 방글라데시 공동체(BNS), 버마 행동(Burma Action)
필리핀 공동체(Kasammako), 인도네시아 공동체(ICC), 스리랑카 독립협회
중국 동포 노인회,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노동조합(MTU)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