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4 집회 성명서]

이주노동자 단속과 이주노조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8월 정부의 이주노동자 집중 단속이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다.
법무부는 ‘적법 절차'를 지켜 단속을 하겠다고 큰 소리를 쳤지만 우리는 지금 온갖 불법 단속을 목격하고 있다.
단속된 이주노동자 중 제대로 된 보호명령서를 제시받는 일은 고사하고 공장이나 주거지에 무단 진입 단속이 여전히 판을 치고 있다.
급기야 이런 단속 과정에서 장염을 앓고 있는 생후 7개월 아이와 그 아이의 엄마가 서울 출입국 보호실에서 방치되는 사건까지 일어났다. 서울출입국관리소는 밤새 고열이 끓는 생후 7개월 아이를 매몰차게 방치했다. 애끓는 엄마의 심정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그녀가 소위 ‘불법체류자’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전 날 7년 간 일한 공장에서 퇴직금 지급을 거부당한 한 이주노동자가 노동부를 찾았다가 경찰에 넘겨지는 경악스런 소식까지 접했다. 사업주의 신고를 받고 노동부 안까지 들어와 권리 구제를 위해 방문한 이주노동자를 단속하려한 경찰도 문제거니와 이 경찰에게 이주노동자를 넘겨 준 노동부 역시 규탄해 마땅하다.

바로 이런 단속에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그리고 한국의 양심 있는 모든 세력이 반대하는 것은 너무 정당하다.
그 반대 운동의 최전선에 우리 이주노동자들의 자주적 조직인 이주노조가 있다. 이주노조는 정부의 야만적 단속에 반대하는 끈질긴 투쟁을 통해 건설됐으며 지금도 물러서지 않고 정부의 악랄한 이주노동자 정책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
정부는 이런 이주노동자들의 조직인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노조를 만든 직후 초대 위원장을 폭력적으로 불법 연행해 노조를 파괴하려 했지만 지금도 이주노조는 건재하다. 노동부의 계속된 이주노조 부정에도 불구하고 현재 이주노조는 고등법원으로부터 이주노동자들의 노조 결성권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이주노조는 여전히 정부의 단속 정책,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권을 부정하는 고용허가제에 맞서 싸워왔다.
이 때문에 고용허가제 3년 주기가 돌아와 미등록 체류자 급증을 막기 위해 단속에 열을 올리는 정부는 이주노조를 눈에 가시로 여기고 있다.
그래서 지금 탄압의 표적으로 이주노조를 삼고 있다. 지난 8월 28일 이주노조가 서울지역에서 연일 일어나는 야만적 단속에 항의하는 집회를 하는 동안 서울출입국은 이주노조 사무실 앞에서 단속을 벌여 15명의 이주노동자를 잡아갔다.
그리고 급기야는 이주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주요 간부들과 활동가들을 반드시 단속하겠다는 협박까지 해대고 있다.
지난 한 달간의 단속으로 이미 4명의 이주노조 활동가들이 단속됐다. 이들은 이주노조의 주요 활동가들이며 그간 정부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저항해 온 동지들이었다.
또한, 이주노조에 대한 탄압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단속 반대 운동에 대한 탄압이기도 하다.
지난 8월 19일 단속 중단을 요구하는 대중 시위 이후 본격화되고 있는 단속 반대 운동의 예봉을 꺾기 위한 것이다.
이주노조는 지난 2월 여수 참사 항의 운동 건설에 적극 뛰어들었고, 이후 8월 합동 단속에 반대하는 운동을 건설하는 데 앞장서 왔다.
게다가 지금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단속 반대 캠페인과 호소에 귀를 기울이고 있고, 지지를 보내고 있다. 출입국은 바로 이 때문에 많은 이주노동자들을 운동으로부터 분리시키기 위해 이주노조를 표적으로 삼아 공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주노조와 단속 반대 운동 세력은 정부의 이런 탄압에 움츠러들거나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이주노조는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된 강제 추방 정책에 맞서 381일 간 농성을 지속한 투쟁의 저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정부가 탄압으로 이주노동자들을 꺾을 수 없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우리는 단속에 반대하는 한국의 노동자들, 그리고 모든 운동 세력과 힘을 합쳐 이주노조에 대한 탄압, 그리고 단속을 중단시키기 위한 투쟁을 끝까지 벌여나갈 것이다.


-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간사냥 단속을 즉각 중단하라!
- 외국인 보호소에 구금돼 있는 모든 이주노동자들을 석방하라!
- 이주노조에 대한 표적 탄압을 중단하라!



2007. 9. 4  
이주노조 활동 탄압, 위원장 단속 협박,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규탄 집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