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의 죽음

단속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일단은 도망쳐야 한다. 저항할 수 있는 아무런 무기도 갖고 있지 못한 우리들은 ‘불법’취급을 당하면서 수갑을 채워 들려 나가야만 한다. 일할 때, 먹을 때, 잠잘 때 단속이 들어 올까봐 걱정했던 시간들도 많았다. 그러다가 건물 아래로 떨어져 죽은 누르 푸아드 같은 친구도 있고, 코스쿤 셀림처럼 아예 보호소 창밖으로 몸을 내던지는 친구도 있다. 이들은 우리처럼 먼 나라에서 건너 온 이주노동자들이며, 우리의 소중한 동료이자 친구다.
어떤 힘도 갖고 있지 못할 때 우리들은 언제 끌려갈지 몰라 항상 불안해하거나, 이처럼 죽을 수밖에 없다. 이주노동자도 인간이고, 노동자다. 우리는 더 이상 죽을 수 없다. 우리가 모여서 우리의 권리를 외칠 때만이, 아무런 무기도 없는 우리가 모여서 우리에게 던져지는 차별과 단속에 저항할 때만이, 더 이상의 죽음을 막을 수 있고 더 이상의 추방도 막아낼 수 있다.

억울한 현실에 맞서 투쟁하는 이주노동자

우리 이주노동자들은 단지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한국말을 모른다는 이유로 일하는 공장에서, 사는 지역에서 많은 차별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이런 차별에 주눅 들어 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4월 30일에는 인도네시아의 노동자 누르 푸아드가 단속 과정 중 건물 아래로 떨어져 죽은 사건을 가지고 많은 인도네시아 노동자들과 다른 이주노동자들 그리고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투쟁했다. 우리는 누르 푸아드의 억울한 죽음을 시민들에게 알려내며 우리를 억압하는 단속 추방에 맞서 항의했다. 앞으로도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모여 있는 지역과 공장에서 우리의 권리를 되찾는 행동들을 조직하고 내보일 것이다.

이주노동자노동조합(MTU)은 이주노동자의 희망!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살고 있는 미국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을 범죄자 취급하고, 언제든지 내쫓을 수 있는 이민법에 반대해 수백만명의 이주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와 투쟁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 한국의 법은 그보다 훨씬 더 악랄하다. 이미 많은 이주노동자들을 불법으로 내몰며 추방했고, 올 8월 중국, 소련 동포들을 합법화시켜주는 대신 다른 국적의 이주노동자들은 다시 한번 대대적인 단속 추방을 벌이겠다고 한다. 이주노동자노동조합은 정부의 단속 추방에 맞서, 임금체불, 산업재해 문제 등으로 고통 겪고 있는 많은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에 맞서 조직된 노동조합이다. 또한 앞으로 있을 단속 추방에 맞서 보다 많은 이주노동자들의 저항과 투쟁으로 우리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열심히 싸울 것이다. 일하는 곳에서 받는 고통, 한국 사회에서 받는 억압 이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우리들의 조직, 이주노동자노동조합에 함께 하자!

MTU(이주노동자노동조합)
home page: http://mtu.or.kr
tel : 02)2285-60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