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외국인 1만명…불법체류 대책등 구멍 '숭숭'
지자체차원 관련시설 운영 한곳도 없어
외국 배우자 30% 폭력 경험…대책시급

                                
                        
                                
                        

                        
                                
                        

                        

        
                

                        
                                
                                        


전북지역에 거주하는 중국, 필리핀, 대만, 일본,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이 1만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 체불이나 국제결혼 부부의 가정폭력 등 복잡한 문제점이 발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외국인 실태=7일 전북도와 전주출입국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현재 등록외국인(불법 체류자 제외)은 모두 1만175명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외국인 수는 10년 전인 1995년 2874명보다 254% 증가한 것으로, 7년 전인 99년 4693명에 비해서는 두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외국인들의 체류자격을 보면 ▲도민의 외국인 배우자가 29%으로 가장 많았고 ▲산업연수생 15.4% ▲연수취업생 12.8% ▲12% 등이다.

체류지별로는 ▲익산 2274명 ▲전주 2063명 ▲군산 1594명으로 3개 시가 58.6%나 됐고, 완주(910명)와 정읍(823명), 김제(734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자격별로는 중국인이 4759명(46.7%)으로 가장 많았고, 필리핀(847명), 대만(656명), 일본(597명), 기타(3008명) 순으로 집계됐다.

도내 외국인은 산업연수생은 감소하는 반면에 한국인 배우자와 유학 등에서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4년과 2005년의 외국인 현황을 비교해 보면 2004년 2067명이었던 산업연수생은 지난해 1599명으로 468명이 줄어든 반면 한국인 배우자와 유학생은 2004년 2352명과 702명에서 지난해는 각각 25%와 70% 늘었다. 이 같은 수치는 농어촌 총각의 국제결혼 증가와 각 대학이 앞다퉈 벌이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 때문이다.

◆불법 체류 외국인 노동자 문제=외국인노동자선교센터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는 7000여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생활하고 있으며 산업연수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불법체류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을 고용한 일부 악덕사업주들이 외국인 노동자의 상당수가 불법체류자라는 신분상 약점을 악용, 임금 체불과 폭력 등을 일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노동자선교센터 관계자는 “임금 체불이나 산업재해, 폭행 등으로 인해 근무가 힘들다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상담이 하루 평균 5∼6건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외국인 노동자문제를 담당하는 기관이 도내에 모두 7개가 운영 중이지만 이들 시설은 종교·사회단체의 ‘봉사’ 차원의 시설에 불과하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시설은 전혀 없다.

◆국제결혼 가정=전북발전연구원이 최근 도내 국제결혼 이주여성 608명을 조사한 결과 남편으로부터 욕설이나 모욕을 당한 여성이 30%, 물건을 던지거나 내리치는 경험을 당한 여성이 24%, 폭력을 당한 경우가 10%, 외부출입 금지나 성행위 강요, 흉기사용 위협 등을 당한 경우가 5∼10% 등으로 나타났다.

또 이혼을 고려해 본 경험이 있는 여성이 35%를 차지했는데, 그 원인은 남편과 성격 차이와 가정폭력이 12%, 경제적 어려움이나 결혼 이전과 다른 생활 때문인 경우가 22%였다.

이 밖에 이주여성 30%는 가족관계를 불만족스럽게 평가했고, 시부모와 관계에서 의사소통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15%, 사고방식이나 가치관 차이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15% 등이었다.

◇전북지역 거주 외국인이 급증함에 따라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진은 한 외국인 노동자가 불법체류 단속에 걸린 뒤 고개를 숙여 흐느끼고 있는 모습. 세계일보 사진자료

하지만 전북도의 경우 국제결혼 이주여성 지원사업이 여성발전기금을 통한 지원 외에는 없고, 농촌지역 이주여성은 지역적 분산성으로 지자체와 여성단체의 각종 프로그램 참여가 어려운 실정이다.

전북발전연구원은 ▲이주여성 지원 사업을 강화 ▲이주여성 자조모임 활성화를 위한 행정 편의 및 서비스 제공 ▲이주여성의 성공적 정착을 위한 연구사업 추진 등을 주문했다.

1982년 한국에 정착한 해외영업컨설팅업체 참스마트 대표이사 이참(52·기아자동차고문)씨는 “국제결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부부가 상대방의 언어와 문화를 배워야 한다”며 “특히 자신의 사고방식과 고정관념이 유일한 정답이 아니라는 열린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주=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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