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GS칼텍스 '불매운동' 총력 선포 "중국 건설인력 3천명 수입, 노조 죽이기 음모"  

기자회견에서 노조 파괴 계획 담은 문건 폭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이 민주노총 산하 건설산업연맹과 여수건설노조, GS칼텍스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해복투) 등과 함께 'GS칼텍스의 중질유분해공장 건설현장에 중국인 인력을 투입'하는 계획을 담고 있는 문건을 폭로하고, '김우식 과학기술부총리와 GS그룹간의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재점화에 나섰다.

지난 3월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GS칼텍스 노동자 탄압 실상 발표 및 대응, 총력 불매운동 선포'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은 "지에스 칼텍스가 전남 여수 건설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외국인력 3천여명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이 중앙 단위에서 GS칼텍스 불매를 선포한 건 이번이 두 번째이며, GS칼텍스해고자복직투쟁위와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 단위는 05년 LG칼텍스 여수단지의 환경오염 문제로 불매(서명)운동 등을 이어오고 있다.

GS칼텍스 "황당하다. 문건자체도 이상하고…"

민주노총이 28일 폭로한 문건은 건설노조가 입수했다는 GS칼텍스의 '외국인 근로자 건설현장 운영방안 계획서'로, 이 문건은 "GS CALTEX의 HOU PROJECT 건설공사 현장에 경험이 풍부한 건설인력(중국동포)을 적정임금[한국인 근로자 노임의 80~90% 수준]으로 고용하여, 건설기간동안 파업이 없도록 하고 본 공사가 성공적으로 완공될 수 있도록 일조 하고자 함"이라고 계획서의 목적을 적시하고 있다.

문건에 따르면 인원 공급기간은 2006년 7월 1일부터 공사 완료 시기(2007년 12월 31일 예정. 연장가능)까지로, 인원수는 3천명 전후를 필요한 시기에 맞추어 안배하고, 투입 직종은 용접사, 배관사, 제관사, 조공 및 기타 직종을 포괄한다.

문건은 투입인력의 연령대가 30대 전후의 남성 및 여성으로, 임금수준은 한국인 근로자의 80~90% 수준에 불과한 점을 지적하면서, 이들 3천명에 달하는 인력을 "GS정유 NO.4 CDU 정문 앞 DELTA 지역에 조립식 입주 시설을 지어 상주"시킨다는 체류방법까지 제시했다.

문건에서 투입시기로 적시되어있는 2006년 7월 1일은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실시되는 시점으로, 민주노총은 "중국인 건설인력 3천명을 수입하여 1년 6개월 동안 투입하는 등 여수건설노조의 파괴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여수건설노조 죽이기 계획으로 알려진 'CLUB프로젝트'에 들어있는 내용이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는 점에서 놀랍고 충격적"이라며, "GS칼텍스 외국투기자본의 신종노조파괴 책동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해복투에 대해서는 "회사에 기여를 많이 하신 분들인데 지금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이날 폭로된 문건에 대해서는 '자신들과 상관없이 작성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폭로된 문건을 받아보았는데, 회사 이름 표기도 우리가 하지 않는 방식(공식표기:GS칼텍스, 문건표기:GS CALTEX)으로 되어있어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관련 공장에 문의했더니 '그런 내용은 금시초문'이라고 답변하더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문건에 나온 HOU시설의 경우 시공사는 GS건설로 되어있지만 그 밑에 협력업체들(하도급)이 있고 다시 그 밑에 인력송출관련업체들이 있다. 해당 문건의 경우 인력송출업체에서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문건을 작성한 사람이 한·중비즈클럽 박아무개 대표로, 박씨는 2001년까지 LG정유에서 건설팀장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사람이라며, 문제의 문건 작성에 회사가 깊숙이 연계했을 뿐 아니라 주도한 것이 틀림없다는 의혹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28일자 <한겨레>에 따르면 문건작성자인 박아무개는 "2001년 LG정유 퇴직후 한·중 관련 사업을 하다, 여수 쪽에 올해 1조3천억원 규모의 플랜트 증설 프로젝트가 예정돼 있어 건설인력이 모자랄 것으로 보고 기획 차원에서 (문건을) 만든 것이며 아직 하도급과 인력투입을 맡을 회사조차 세우지 않은 상태"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건 작성자, 회사 건설팀장 출신"

한편 민주노총은 "2004년 LG정유(현GS칼텍스)노조가 비정규직 차별철폐(정규직화)와 지역발전기금 출연, 고용창출 위한 주5일제 실시 등을 요구하며 20일 동안 파업을 하던 당시 사측이 보였던 초강경 폭력대응 태도는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민주노총은 회사(호남정유→LG정유→LG칼텍스→GS칼텍스) 설립 30여년만에 벌어진 대규모 파업 당시, 정부와 일부 언론과 회사가 똘똘뭉쳐 탄압한 결과 노조의 투쟁이 실패로 돌아갔고, 복귀를 선택한 노조에 대해서는 '민주노조 파괴 프로그램'까지 작동됐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파업 당시 사측은 모든 대화를 거부하고, 일부 언론들은 주도면밀한 파업 때리기에 나섰으며, 정권은 노동탄압을 하는 일련의 정경언 유착에 의해 강도 높은 노조탄압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현장 복귀후 사측이 조합원 30여 명을 해고시키고 노조간부 8명을 구속시켰으며, 대의원을 해고예정 등으로 협박하여 민주노총 탈퇴, 민주노동당 집단탈퇴 강요 등의 지배개입과 부당노동 행위를 일삼은 사례가 바로 노조파괴 책동이다"라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사측은 '노조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반성문 제출을 강요했고, 직원들 앞에서 노조활동에 대한 반성의 뜻으로 노조 조끼를 자르게 하는 등 "노동탄압의 수준을 넘은 인권유린 행태"가 있었다 한다.

한편 당시 파업에 이은 구속과 무더기 해고 사태의 여파로 현재까지 GS칼텍스 조합원들 중 13명의 해고자들이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를 결성해 450일이 넘도록 복직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은 "사측은 이들의 원직복직 투쟁활동을 압박할 목적으로 해고노동자 1인당 9천만원씩의 손배가압류 소송을 제기해 부담을 씌우는 등 힘없는 해고노동자 개인에 대해 끝까지 압살하겠다는 저의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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