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아르 위원장 석방! 이주노조 탄압분쇄! 단속추방 박살!을 위한 이주노동자 릴레이 1인 시위
"6월 10일 릴레이 1인시위 4일차 보고"


이주노동자들이 투쟁하는 날에는 유난히 비가 많이 내립니다. 오늘 릴레이 1인 시위 4일차 투쟁에서도 아침부터 비가 내렸습니다. 다행히 오후 2시 쯤에는 비가 잦아져 탄원서명운동과 모금운동을 함께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1인 시위를 마치고 돌아온 동지들이 건넨 비에 젖은 모금함과 서명용지가 오늘 투쟁의 고생스러움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지만, 그런 것 쯤 이주노동자들이 지금까지 이겨온 질곡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사진] 이주노동자 방송국 전민성기자

서명운동과 모금운동을 통해 시민들에게 이주노동자 투쟁을 알려내고 있지만, 시민들의 한 푼 두 푼이 모이는 것 보다, 투쟁하는 한국의 노동자와의 연대가 이주노동자들을 노예같은 노동에서 해방시킬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던 날이었습니다. 현재 이주노조가 진행하고 있는 1인 시위는 단속추방의 위험에서 이주노동자가 할 수 있는 제한적이지만 최선의 투쟁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1인 시위는 외로움과 고립을 자초하는 투쟁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연대단위의 결합이 확대되고 있지 않는 지금, 이주노동자들은 1인 시위를 통해 그 외로움과 한계를 다시 한번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이 한 순간의 감상과 외로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주노동자들이 투쟁의 주체로 보다 견고히 설 수 있는 성장의 과정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오늘 투쟁을 함께하며 1인 시위에 참여한 이주노동자를 엄호해주신 숲속 홍길동, 다큐인, 바라, 머루, 이주노동자방송국 동지들께 뜨거운 동지애를 전합니다. 또한 어김없이 감시와 사찰을 일삼고 있는 서울출입국 직원들은 오늘도 1인 시위 상황을 체크하였습니다. 특히 1인 시위가 종료되는 7시경에 분주히 움직이는 것으로 보아 이주노동자들의 시위 후 동선을 파악하려는 의도로 판단됩니다. 이주 동지들이 시위 전 후에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차량지원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지원이 가능한 동지들은 이주노조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좋지 않은 소식이 있습니다. 지난 4월 24일 이주노조 창립 총회에서 회계감사로 선출되어 힘찬 투쟁 결의를 밝혀주셨던 까르나 동지가 6월 8일 오후 3시경에 연행되었습니다. 인천 공항 내 출입국직원들이 직접 단속에 나서 의정부 일대를 집중 단속하였고 이 과정에서 갓바위 지역에서 일하던 까르나 동지도 공장에서 함께 일하던 이주노동자 5명과 함께 연행되었습니다. 현재 인천 공항 내 외국인 보호소에 구금되어 있는데, 이 보호소는 외국인 보호소로서의 조건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곳이어서 전화 이용이 자유롭지 않아 어제 밤에야 이주노조에 연행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이주노조는 오늘 인천 공항으로 가서 직접 면회를 하였고, 단속 과정에서 긴급보호명령서와 같은 절차 없이 불법 연행되었으며 무조건 수갑을 채우는 식의 폭력 연행이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이곳은 보호소로서의 조건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전화사용과 면회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며 체불된 임금을 해결할 수 있는 지원도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현재 정부의 단속추방 정책은 인간사냥의 야만적 얼굴을 한 채 무조건 잡아서 무조건 가두는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공장에서는 임금을 체불하는 등 이주노동자를 착취하고 정부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권리를 빼앗고, 그 조건을 방기함으로써 착취를 은폐, 양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진짜 범죄자가 누구인지는 명확해집니다.


[사진]프로메테우스 최미라기자

그리고 많은 동지들도 기억하겠지만 지난 5월 3일 이주노조 창립 기자회견장에 출입국 직원이 무단 잠입해 기자를 사칭하며 사찰을 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조합원들과 연대 동지들의 분노로 기자회견장에서 쫓겨난 이 출입국 직원이 기만적이게도, 당시 기자회견 진행을 맡으셨던 민주노총 김혁 동지를 고소하였고 현재 영등포 경찰서에서 2차 출두를 요구하며 구속을 운운하고 있습니다. 무단 잠입과 기자사칭, 사찰도 모자라 이주노조의 연대대오를 위협하고 있는 출입국의 행태에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투쟁하는 이주노동자는 물론 이주노조와 연대하는 동지들에 대한 공격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주노동자 투쟁을 방해하려는 출입국의 작태에 오직 더 큰 투쟁으로 화답해야 할 것입니다.

이주노조 회계감사 까르나 동지의 연행과 사찰을 한 출입국직원의 고소 문제는 이후 더 자세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현재의 단속추방 정책은 한 국가가 진행하는 정책의 수준을 넘어 이성을 잃은 집단적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체불된 임금을 받기 위해 노동부에 진정을 하러 간 이주노동자를 법무부에 신고하거나 합법 비자를 소지한 이주노동자를 무조건 연행해 고용주에게 사업장 이탈을 종용하는 행태는 이주노동자들의 노동 조건의 후퇴와 더불어 생존권의 위협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얼마전 이주노조의 한 조합원은 혼자 있다가 몇 차례나 쓰러질 정도로 아팠지만 선뜻 119에 전화를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이기 때문입니다. 이주노동자에게 오직 일하다 병들어 죽을 권리만을 보장하고 있는 한국 정부와 자본가에게 노동자의 단결과 투쟁 아닌 무엇으로 답할 수 있겠습니까. 투쟁입니다. 동지들.

*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이주노동자 릴레이 1인 시위가 있습니다. 많은 동지들의 연대와 엄호를 요청드립니다.
* 전국 각 출입국, 법무부, 노동부 앞 1인시위 결합이 가능한 동지들은 이주노조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 매주 수요일 8시에는 명동에서 이주노조 연대단위회의가 진행됩니다. 연대단위들의 많은 참가 부탁드립니다.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Tel)02-2285-6068 / Fax)02-2269-6166 / 010-3930-3136
http://migrant.nodong.net/2005


이주노조 투쟁기금 모금(우리은행 1002-729-506402, 예금주: 이상훈)
이주노조 홈페이지에서 진행하고 있는 온라인 서명운동에도 많은 참여 바랍니다.
http://migrant.nodong.net/2005
이주노조탄압중단